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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박소영, ‘이미선 백업’ 고민해결사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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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막판 뒤집기를 노렸던 삼성생명은 뒷심을 발휘하며 파죽지세의 7연승 행진을 구가했다. 그러나 결국 연승행진을 이어가지 못하고 마지막 라운드에 기세가 꺾이며 WKBL 출범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연승을 달릴 때에도 우려로 제기됐던 것은 이미선의 체력문제였다. 외국인 선수 샤데 휴스턴과 함께 팀을 이끌고 있던 것은 팀의 최연장자였던 이미선이었다. 이미선은 지난 시즌 35경기 전 경기에 나서서 경기당 34분 35초를 소화했다. 1979년생으로 체력적인 어려움이 없을 수 없지만 삼성생명은 이미선을 대체할 선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아니, 없었다. 승부처에서 이미선은 벤치에 단 30초를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올 시즌 삼성생명의 이호근 감독은 이러한 이미선의 부담을 덜어줄 선수로 박소영을 지목했다. 지난 2010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삼성생명에 지명된 박소영은 지난 6시즌 동안 단 26경기에 평균 3분 44초를 나섰을 뿐이다. 지난 시즌에도 3경기에만 모습을 보였고, 출장시간은 3경기를 모두 합쳐 5분 40초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많은 기회를 할애하겠다는 것이 이호근 감독의 생각이다.

박소영은 이미 삼성생명의 연습 경기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 받으며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팀의 중심인 이미선 역시 “(박)소영이가 지난 시즌에 비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평가하며 “올 시즌에는 마음 편하게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이 조금 길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벤치와 동료들의 믿음 속에 박소영 역시 이번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당찬 자신감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 (이)미선 언니 백업으로 경기에 투입됐을 때, 언니의 빈자리가 보이지 않도록 하려고 지금 많이 노력하고 있다.

▲ 지난 시즌, ‘이미선의 백업이 없는 게 가장 큰 약점이라는 팀에 대한 평가’에 대해 자존심도 많이 상했을 것 같은데?

- 내가 감독님에게 믿음을 드리지 못해서 기회를 잡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미선 언니를 돕지 못했던 것 같다. 올 시즌에는 뭔가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

▲ 고교시절, 삼성생명과 연습경기 때 워낙 좋은 경기를 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들었다. 사실, 그때의 활약에 삼성생명에서 “박소영을 선발하자”고 결정을 한 걸로 알고 있는데?

- (웃음) 그 경기 때 잘하긴 했었다. 삼성생명에 오게 될 줄도 몰랐고, 그냥 마음을 비우고 니까 오히려 경기가 잘 됐던 것 같다. 그런데 팀에 오고 나서는 계속 부담을 갖고 있었던 것 같고, 그때처럼 마음 비우고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 이미선이라는 특급 가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배 선수들이 빨리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 미선언니가 많이 가르쳐주고 도와줬는데 우리가 잘 못 따라갔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 대한민국 최고 포인트가드인 이미선의 역할을 장기적으로는 대체해야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본인은 어떤 1번이라고 생각하나?

- 일반적으로 평가하는 것처럼 빠르고, 리딩해주고, 패스를 짤라서 만들어주는 게 1번의 역할인데, 내가 1번 치고는 느린 편이다. 하지만 선생님들도 다 도와주시고 있고 몸도 만들어지는 게 느껴지고 있어서 올 시즌에는 더 빠르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 스피드의 약점은 지난 시즌에도 코칭스태프가 지적했던 부분이다. 그러나 이호근 감독과 코치진은 “박소영은 분명 1번이 타고나야하는 감각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데 본인도 그런 것을 느끼나?

- 일단 예전부터 패스는 자신있었다. 그리고 슛도 자신이 점점 생기고 있다. 원래는 슛이 약점이었는데, 박정은 코치님이 많이 잡아주셔서 자신감이 붙고 있고, 찬스가 나면 넣을 자신있다.

▲ 지난 시즌 이승아를 필두로 본인보다 어린 후배 가드들의 성장도 눈에 띄었다. 어느 정도 자극이 됐을 것 같다.

- 자존심도 상하고, 자극도 됐다. 나보다 어린 선수들이지만 감독님이 기회를 줬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보면서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했다. 나도 이번 시즌에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아야하고, 동생들과의 경쟁에서도 지지 않도록 열심히 할 것이다.

▲ 경기에 나서면 어떤 모습을 보이고 싶나?

- 우선은 아까도 말했듯이 미선 언니가 없다는 게 티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자신있는게 패스니까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겠지만 득점보다는 어시스트에 더 신경을 쓸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지난 시즌 아무 생각 없이 보면서 '젖살이 안 빠진 것 같은 느낌'이었던 선수가 박소영 이었다. 지난해까지 삼성생명에 있었던 정상일 코치님이 우스갯소리로 "박소영이가 우리랑 연습게임할때 너무 잘해서, 내가 그걸 보고 눈이 뒤집혀서 뽑아야 된다고 그렇게 우겼는데... 속았어!"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목소리도 말투도 박소영은 정말 천생 여자였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자신이 갖고 있는 무엇인가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자 하는 모습이 계속 느껴졌다.

지난 시즌 삼성생명은 이미선이 벤치로 나가는 것 자체가 약점이 되는 팀이었다. 과연 박소영이 그런 부분을 어떻게 바꿔줄 수 있을지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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