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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이라는 이름의 절실함 … 박언주의 진짜 농구는 이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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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듯이 달려서 꼴찌 신화를 일궈낸 우리은행에 올 시즌 새롭게 주목받는 선수가 있다. ‘새롭게’라는 말이 어색한 이 선수는 2년 만에 다시 코트로 돌아온 박언주다.

‘꼴찌 신화’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통합 2연패에 성공했다. 그러나 3연패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고민이 생겼다. 식스맨으로 활약했던 김은경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고, 큰 부상으로 시즌 막판 코트를 떠난 이선화의 복귀도 시간이 걸린다. 새 시즌에 1군 전력으로 가세하리라 조심스레 기대를 모았던 김소니아와 최은실도 팀을 떠났다. 오히려 선수층이 얇아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언주의 복귀는 우리은행에게 다가오는 새 시즌을 풀어갈 하나의 열쇠와도 같다. 수많은 변수와 싸워야 하는 긴 시즌의 소용돌이에서 박언주의 활약은 우리은행 코칭스태프가 맞춰야 할 퍼즐의 중심 중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래서 박언주에 대한 잔소리와 호통도 끊이지 않는다.

2년 만에 WKBL로 돌아오다

지난 15일, 서울 장위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벌어진 우리은행과 일본 WJBL 샹송화장품과의 연습경기에서 박언주는 25점을 성공시키며 팀의 69-53, 대승을 이끌었다. 특히 자신의 장점인 3점슛을 7개나 성공시키며 조금씩 프로 복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관찰을 위해 자리를 비운 위성우 감독 대신 이날 경기를 지휘했던 전주원 코치의 평가는 박하기만 했다.

“아직 멀었어요. 리바운드가 3개네. 40분을 뛰었는데…”

2012-13시즌을 마치고 프로와 인연을 놓아야 했던 박언주는 실업팀 사천시청에 운동을 하는 동안 WKBL 복귀에 대해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팀에서 나갈 때 미련 없이 그만두겠다는 생각이었고, 대학도 가고 공부도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주변의 권유에 다시 마음이 흔들렸다. 스스로 선택한 은퇴가 아닌 만큼 나중에 정말 후회가 없도록 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는 부모님의 권유와 동생인 박혜진의 설득에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특히, 어려서부터 줄곧 언니와 함께 운동을 함께했던 박혜진은 23살 나이에 WKBL 정규리그 MVP에 오르며 한국 여자농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음에도 프로를 떠난 언니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다고 한다.

휴가 때 직접 경기장을 찾아 박언주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는 박혜진은 “언니 몸이 아줌마가 됐더라”면서 안타까워했고, 박언주가 가끔 힘들다는 말을 하면 “집에서 놀면서 운동하는 게 뭐가 힘드냐”며 면박을 줄만큼 친언니에 대한 아쉬움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왔다고 한다. 결국 기회가 왔을 때 한번 더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은 박언주는 2년의 공백을 넘어 우리은행으로의 복귀를 결정했다.

“겁도 없었고, 자신도 있었어요. 위성우 감독님, 전주원 코치님에 대한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은 정말 많이 들었지만, 저는 고1때부터 알고 있던 분들이었고, 신한은행에 있을 때 겪어봤으니까요. 이분들이 어떤 농구를 하는지 알고 있으니까 빨리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2년의 공백은 철저한 현실

하지만 좌절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악명 높은 우리은행의 체력훈련을 견뎌내기 위해 박언주는 우리은행 복귀를 결정한 후 먼저 개인 훈련을 통해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박혜진이 ‘아줌마 몸’이라고 폄하했던 몸 상태를 완전히 바꾸기 위해 4개월 동안 ‘크로스핏’이라는 운동을 통해 먼저 준비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팀 훈련이 소집됐을 때, 우리은행 선수들 중 가장 몸 상태가 좋은 것은 박언주였다. 모두들 휴가 기간 동안 쉬다가 와서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지만 박언주만은 개인 훈련을 통해 최선의 상태를 만들어 두었던 것. 여수 체력훈련에서도 박언주의 모습은 거의 남자선수와도 같았다. 다른 선수들마저도 ‘등근육선수’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러나 박언주는 그러한 자신의 몸 상태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앞서지 못했다고 말한다.

“2년 공백은 무시 못 하겠더라고요. 몸이 뚝뚝 떨어지는 거에요. 다른 애들은 몸이 막 올라오는데… 한 번도 말은 안했지만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체력훈련을 했던 여수에서도 한 번 무너지고, 다시 서울 와서도 무너지고… 생각도 많아지더라고요.”

코치들이 슛을 던지라고 지시해도 그것이 슛을 던지라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뜻을 갖고 하는 말인지를 고민하는 등, 생각이 많아지고 머리가 복잡해지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는 것. 하지만 결국은 자신이 짊어지고 갈 부분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받아들인 상태다.

“후회할 짓을 하기 싫어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싫다는 게 아니에요. 2년 만에 어렵게 돌아왔는데, 흐지부지하게 벤치에 앉아서 다른 선수 뒷바라지 하다가 사라질 거라면, 굳이 올 필요도 없었다고 생각해요. 정말 잘 복귀했다고 누구나 환영하는 케이스가 됐으면 좋겠어요.”

아직까지 위성우 감독은 박언주에게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서로 얼굴을 마주한 시간도 길지 않았다. 위 감독은 대표팀에 가 있다가 팀에 복귀한 후 바로 미국으로 날아가 버렸다. 위 감독이 박언주에게 주문한 것은 그저 “다른 선수들보다 떨어지더라도 일단은 따라가 보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아직까지 특별한 부담은 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악명 높은’ 우리은행의 코칭스태프 중 박언주에게 가장 큰 압박감을 선사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박언주의 대답은 단호했다. “없다”였다.

“같이 오래 운동하지는 않았지만, 왜 감독님이랑 코치님들이 그렇게 악명이 높은지는 겪어보니까 너무 잘 알겠어요. 그런데, 저는 기존 선수들이랑은 달라요. 저는 지난 2년간 ‘무관심’이라는 걸 받아봤잖아요. 후배들 앞에서 혼나는 건 당연히 속상하죠. 하지만 전 지금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제 이름 한 번 불러 주시 게 고마워요. 그래서 이름을 부르시면 대답도 제일 크게 하려고 하고, 눈 마주보고 얘기 들으려고 해요.”

 

소중함과 절실함을 깨달은 2년

박언주는 자신이 팀의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은 물론, 다른 후배들과도 같은 입장이 아니라고 말했다. 혼나고 스트레스 받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지난 2년의 공백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체력과 실력 등 그 모든 면에서 박언주의 발목을 잡아 챈 2년의 악몽이다. 그러나 농구 기량이 정체된 2년의 시간에 박언주의 인생 자체가 멈춰 있지는 않았다.

“2년 공백동안 그 이전의 저를 많이 돌아봤어요. 저는 프로에 있었지만 아무것도 아니었던, 그냥 겉멋만 들었던 선수였던 것 같아요. 복귀했는데도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비쳐서도 안되고요. 프로에서 나온 뒤, 뛰기만 해도 스타가 된다는 무대에서, 관중이 없는 곳에서도 뛰어봤어요. 다시 프로로 돌아온다고 결정했을 때는 정말 초심을 다짐했어요.”

삼천포여고를 졸업한 후 2007년 드래프트를 통해 1라운드 2순위로 금호생명에 지명된 박언주는 통합 6연패를 달성한 신한은행과 전통의 농구 명가 삼성생명에서 활약했고 정규리그 라운드 MIP도 수상하며 발전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선수다. 그러나 박언주는 자신이 당시 자신이 했던 농구는 농구가 아니었다고 말한다. “언니들이 만들어 주는 것을 받아먹기만 했고, 수비도 멋모르고 따라다녔을 뿐”이라는 것.

“농구를 알고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들이 박언주를 인정해준다고 착각해서 자기 혼자 어깨가 올라간 거지, 누구에게 정말 인정받았던 건 아니었어요.”

단순히 ‘좋은 경험’이라고 말하기에는 가혹했고, 농구 기량은 정체되거나 퇴보하게 만든 2년이었지만 정신적으로는 박언주를 성숙하게 만든 2년이었다. 스스로도 인정했다.

“어떤 면에서 제가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깨달았고, 또 절실함을 알게 된 거 같아요. 프로에 있을 때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됐어요. 물품 지원 하나도 그렇고, 기자님들이랑 하는 이런 인터뷰 하나, 다른 분들이 제 이름 불러주시는 관심 하나에 제가 목말라 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2년 동안의 철저한 무관심을 통해 깨닫게 된 거 같아요.”

기존의 선수들과 자신이 다르다는 것도, 그로 인해 코치진의 지시와 압박도 수용하겠다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전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수용하지 못하고 부정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코치님이 지적하고 뭐라고 하는 거 받아들이고, 또 잘 못하더라도 제가 하려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코치님들이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시지, 나이 먹어서 들어온 주제에 잘 하지도 못하면서 부정하기 시작하면 전 여기가 끝이에요.”

박언주는 박성배 코치를 예로 들었다.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가 대표팀에 있을 당시 박성배 코치가 야간에 30분씩 땀을 뻘뻘 흘려가며 자신의 개인 훈련까지 직접 함께 해줬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런 훈련의 결과가 연습경기에서 나오지 않으니까 다그치는 것이라며, “경기에서 그런 연습이 성과로 나왔을 때는 누구보다 좋아해주셨다”고 말했다.

3점 7개, 25점을 넣고도 리바운드가 3개밖에 없다고 지적을 당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인터뷰 내내 “받아들여야한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던 박언주는 이번에는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임영희가 몸이 좋지 않아 쉬면서 최근 5번의 연습 경기를 거의 풀타임으로 뛰고 있다는 박언주는 임영희가 뛸 자리에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해야하고, 또 임영희였으면 당연히 했을 플레이에 대한 요구인 만큼 자신이 수용하고, “(임)영희 언니와의 차이를 줄여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무리긴 해요. 지금 수비도 정신없고, 가끔은 혼날 때 안하고 싶어서 안한 것도 아니라서 억울할 때도 있으니까요.(웃음) 하지만 코치님들이 요구하는 게 많다고 해도 틀린 지시가 아니라면 다 인정하고 그걸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주원 코치는 박언주에게 직접 “나한테 많이 혼나야 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박언주는 조금도 섭섭하지 않다고 한다. 그만큼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기에 그 역시도 고마운 일이라고 말한다. 15일 경기에 대해서도 40분을 뛰었으면 “리바운드 7개 이상을 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는 게 박언주의 생각이다.

“3점을 7개 넣었지만 그것은 결국 동료들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말한 박언주는 “슛은 언제나 할 수 있지만, 수비와 리바운드는 내가 직접 해야만 인정받는 것”이라며, 다음에는 자신이 수행하지 못한 지시 사항을 채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MVP 박혜진’의 언니

2년의 시간이 바꿔놓은 또 하나는 ‘선수 박언주’를 ‘박혜진의 언니’로 만들었다는 부분이다. 박언주가 프로를 떠나있던 시간 동안 동생 박혜진은 눈에 띄게 성장했으며,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박언주 역시 동생은 너무 컸고 자신은 또다시 바닥에서 시작해야 하는 엄청난 격차를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하지만 박언주가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동생과의 실력차가 아니었다.

“(박)혜진이한테 민폐가 되기 싫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하고 한 발 더 뛰려고요. 안 되도 무조건 그런 모습 보여야죠. 동생은 잘해왔는데, 내가 못해서 동생이 나까지 신경 쓰는 부분이 생기면 안되잖아요.”

실력에서 떨어지면서 ‘동생보다도 못한 언니’소리를 듣게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담담히 말했다. 2년의 공백을 부정할 수 없는 것처럼 자신이 안고가야 할 문제라는 것. 박언주는 자신이 재능보다는 무조건 열심히 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스타일이었던 것과는 달리 박혜진은 어려서부터 타고난 재능까지 있었고 여우같은 감각까지 있었던 ‘진짜 선수’라며 인터뷰 내내 동생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코트 안에서 혜진이는 그냥 다른 우리 팀 선수들 중 한명이지 언니 동생 사이는 아니에요. 그런 생각하면서 뛸 상황도 아니고, 뛰어서도 안 되고요. 남들이 동생보다 못하는 언니라고 해도 그거는 제가 안고 해야 하는 거죠. 그거 못 견딜 거면 돌아오지 말았어야죠.”

그러면서도 그렇게 칭찬하고 감싸는 동생에 대해서도 선수 박혜진과 박언주로 볼 때는 그저 ‘박혜진의 언니’로 끝내 묻히지는 않을 것이라며 프로선수다운 자존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화려한 복귀를 꿈꾸다

오히려 박언주는 2년 전 자신이 우리은행에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고, 가장 많은 시간을 뛰었던 삼성생명에서도 ‘슛을 난사하는 선수’였다는 이미지가 더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것들을 벗어던지고 올 시즌 ‘박언주의 화려한 복귀’라는 말을 꼭 듣고 싶다는 소망을 말했다.

그러나 제목만 ‘화려한 복귀’였지 내용은 소박했다. 자신의 기록으로 빛나는 것이 아니라 ‘박언주가 우리은행에 정말 필요한 선수 였다’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그녀가 생각하는 ‘화려한 복귀’의 조건이었다.

“사실 전 발만 맞으면 슛을 던져요. 찬스라고 생각하면 수비가 있어도 던지거든요. 대충 던지는 건 아니에요. 저는 이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문제는 이게 확률이 나쁘면 난사가 된다는 거죠. 그래서 자신있게 던지고 확률을 높이는 연습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외곽에서 던지는 3점을 자신의 장점이라고 꼽은 박언주는 평균 기록이 높은 것이 아니라 팀이 필요한 순간에 자신의 장점인 3점을 성공시켜서 자신이 또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저는 관심에 목말라 있어서, 다른 분들이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게 너무 좋고, 더 열심히 하게 되요, 연습경기에 기자분들이 오시면 더 열심히 하게 되고요. 준비 열심히 했구나, 잘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고, 또 그런 평가 하나하나가 무서우니까요.”

2년의 기간 동안 잠시 멈춰진 농구의 아쉬움을 보이지 않는 부분의 어마어마한 성장으로 대신하고 돌아온 박언주는 이제 ‘절실함’이 이끌어 주는 길을 따라 자신과의 치열한 전쟁을 치르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 중이다. 선수에 대해 장담을 꺼리는 위성우 감독과 우리은행 코칭스태프는 박언주에 대해 많은 시간을 관찰하지 않았음에도 “어쨌든 올 시즌 해줘야 할 선수”라고 평가를 하고 있다.

프로의 유니폼을 다시 입으며 오히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박언주의 진짜 농구는 올 시즌 부터다.

 

 

 

솔직히 인터뷰를 단타로 끝내고, 박스로 때울 생각이었다.

얼른 끝내고 고기 먹으러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인터뷰를 하면서... '어, 이게 아닌데...' 싶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길어졌다.

연습 경기를 마친 직후라, 씻고 저녁식사를 해야 했던 선수 역시 성실하게 긴 시간 동안 성의있게 대답을 계속 해줬다.

박스로 끊기에는 너무 아까운 말들이 많았다.

 

기사에는 당연히 감정이 들어가서는 안된다.

하지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한 '박언주라는 선수'가 갖고 있는 절실함과 간절함을 최대한 진지하고 진솔하게 표현해주고 싶었다.

이토록 불쌍하고 이렇게 안타까운 선수가 있으니 눈길을 달라고 구걸하기 위함이 아니다.

 

적어도 시즌을 준비하는 선수들이...

그리고 코트를 떠났다가 다시 복귀한 선수가... 

어떠한 마음 가짐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단 한 명에게라도 정확히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내가 운동 선수에 대해 항상 맹신하고 있는 것 중 하나인

'프로에 선택받았다는 것 자체로 충분히 존경할 가치가 있는 대상' 이라는 이유에 너무나 합당한 의견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며

그녀의 자세에 대해 한치의 흔들림 없이 전달하고 싶었다.

 

물론 내 몫은 여기까지다.

 

이제 전쟁같은 치열함을 겪고 나온 박언주가 코트에서 직접 증명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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