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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에세이-필터리스] WKBL 세대교체의 잠재적 기수 : 이승아 ‧ 김규희 ‧ 홍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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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世代交替). 아쉬움과 당위성이 함께 녹아있는 단어다. 큰 틀의 흐름에서 볼 때, 언젠가는 반드시 거처야 하는 당연한 과정이겠지만, 결국 한 세대가 끝났음을 의미하고 시대를 주름잡았던 스타들이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세대교체’는 절박한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애증의 대상일지도 모른다. 

 

아울러, 오랫동안 한 팀, 혹은 한 리그를 평정했던 시대의 주역을 대신할 새로운 선수들을 담대하게 꺼내들어야 하는 감독의 결단과 함께, 다음세대의 주인공이 성장하는 것을 묵묵히 지켜보고 응원하는 팬들의 믿음과 인내심도 함께 요구된다. 

 

이러한 모든 것이 시너지 효과로 이어져 ‘성공적인 세대교체’라는 평가가 나오면, 그때부터는 새로운 왕조를 꿈꿀 수 있는 거대한 시나리오의 밑그림이 완성된다.

 

오랜만에 망중한을 즐기며 침대에서 게으름과 동침을 하던 7월 말의 어느 날, 눈치 없는 문자가 날아들었다. 되돌아 보건데 나는 이 문자를 보지 말았어야 했다. 어차피 휴가기간에는 문자를 통으로 날려먹는 것이 다반사가 아니었던가!

 

지난 7월 ‘잘 나가는 남자’답게 가족을 내팽개치고 혈혈단신으로 미국을 두 번이나 나간 손대범 편집장이 “필터리스는?”이라고 모바일 메시지를 보냈다. 아! 이제야 뒤늦게 철이 든 이 아저씨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선물을 사오려나 보구나! ‘필터리스는 역시 시가!’라고 답장을 보내려다가 주춤했다. 아무리 철이 들어도 그는 해외에 갔다고 남자 선물을 챙기는 살뜰한 인물이 아니다. 심지어 그걸 위해 질문까지 할 리가 없다. 

 

“이번 달 필터리스는 누구에요?”

 

재차 날아든 메시지에 정신이 확 들었다. 내가 지은 타이틀에 나 역시 담배를 떠올렸으니 평균 이하의 손 편집장과 동급이 됐다. 그리고 또 하나. 그걸 또 써야 한단 말인가? “‘필터리스’는 ‘바캉스 특집’이었다”고 주장해봤지만 서울과 라스베이거스의 거리는 너무나 멀었다. 어차피 장문의 외고가 들어온다면 부수입이 생기는 입장에서는 “올레”를 외쳐야 하지만, 3개월을 준비했던 변연하의 지난 인터뷰에 비해 갑작스런 이번 일정은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게다가 “연재에요”라는 그의 통보에 “앞으로 누구를 어떻게 써야하는지에 넋을 놓고 말았다. 뭔가 잔머리를 굴려보려고 협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여기에도 갑의 횡포는 존재한다. 역시 내가 손 편집장으로부터 존중받고 있다는 걸 느낄 때는 집이 근처라 차로 태워 줄 때와 손 편집장이 편애하는 여자선수들의 사진을 찍었을 때 뿐 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꼈다.

 

“지난번에 베테랑으로 갔으니 이번에는 상큼한 선수들로 가죠!”

 

라고 손 편집장이 ‘조언’을 빙자하여 방향을 잡아줬다.

 

잔잔한 호수에 던지는 유혹의 소나타 - 세대교체

 

세대교체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터줏대감 역할을 했던 기존의 선수 자리를 대신한다는 것이 선수 본인은 물론 선수를 발탁하는 지도자에게도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 결과가 좋지 못했을 때는 베테랑의 경험과 실력을 간과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세대교체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보다 한 팀의 절망을 딛고 진행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이전 세대의 베테랑들이 더 이상 시대를 지배하는 아이콘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결과로 나타난 후에야 어쩔 수 없이 진행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준비 없이 다음 세대의 주자로 낙점된 선수들은 물론 지도자 또한 성급하게 선수의 성장을 재촉하다가 오히려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세대교체에 실패한 팀의 후유증은 상당히 오래 지속된다. 반면, 짧은 시간에 성공적으로 세대교체에 성공한 팀은 한동안의 탄탄대로를 보장받는다. 팀 성적으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프로팀 지도자들에게 세대교체는 그래서 ‘양날의 검’이다. 

 

자연스럽게 세대교체의 주역이 된 주인공에게도 부담은 고스란히 전가된다. 그들이 대신해야 할 대상은 한 세대를 이끌었던 리그의 절대적 존재감을 자랑하는 이들이다. 그러한 역할의 대체자로 지목을 받는 것은 선수로서 영광이고 소위 ‘잘 나가는 선수’의 특권이겠지만, 어린 나이에 겪어야 할 혹독한 부담과의 엄청난 전쟁을 의미하기도 한다. 

 

리그를 지배했던 선배를 막아섰던 강력한 수비벽이 이제는 자신을 막아서는 현재의 장애물이 된다. 이름만으로 인정을 받은 베테랑은 몇 경기의 부진 정도는 다음 경기의 활약을 위한 복선이라고 이해를 구할 수 있지만, 새롭게 떠오르는 선수에게 부진은 ‘능력의 한계’, 혹은 ‘너무 이른 등장’이라는 꼬리표를 붙인다. 이전 세대만큼 팬들과 믿음의 교감을 주고받을 시간이 부족했던 탓에 일희일비하는 비난과 찬사를 맞이하며 냉탕과 온탕을 수없이 오간다. 때로는 나이에 비해 감당하기 힘든 비판도 감수해야한다. 스타 플레이어로 우뚝 선 선수들이라면 누구나 걸었던 길이지만, 막상 그 길의 초입에 들어선 선수들에게는 가혹하고 혹독한 시험의 관문이다. 

 

세대교체의 대상이 되는 선수에게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그대로 누적된다. 스스로 명예롭게 물러나는 길을 택한 것이 아니라면, 한 세대를 주름잡았던 자존심이 시간의 흐름에 밀려난다는 것을 순순히 받아들이도록 놔두지 않는 것이다. 또한, 그렇게 무딘 자존심이었다면 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될 수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저했다가는 큰 흐름 전체를 그르치게 되는 것이 세대교체다. 지난 2005년, 제23회 FIBA 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은 물론 레바논과 카타르에 밀려 4위를 차지한 후 당시 우리 대표팀의 맏형이었던 문경은 SK나이츠 감독은 “언제 적 문경은, 이상민이냐?”고 반문한 바 있다. 중국과 일본, 중동의 여러 나라들이 세대교체를 통해 변화를 꽤하고 전력을 상승시킨 반면 우리 대표팀은 여전히 70년대 생 선수들에게 매달리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안타까운 지적은 현재 우리나라 여자농구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위성우 감독이 이끌고 있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12명의 선수들 중 대다수인 8명이 30대 선수들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프로에 들어오는 여자농구 특성을 감안할 때 대부분이 프로 10년차의 베테랑이라는 것이다. 평균연령이 30세를 넘어서고 있다. 물론 선수들의 현역 생활이 길어지면서 30세도 노장이라고 정의할 수는 없는 시대가 됐지만, 세대교체에 대한 절실함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현장의 지도자들은 현재 대표팀의 맏언니인 이미선(삼성생명), 변연하(KB스타즈) 세대가 은퇴하게 되면 한 동안 대표팀의 전력에 공백이 생길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한 면에서 박혜진(우리은행)의 등장은 여자농구에서 천군만마와도 같은 구원이었다. 위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20년만의 금메달 획득과 함께 박혜진과 김단비(신한은행)의 활약이 두드러지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미 지난 대회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증명했던 선배들 보다 대표팀의 막내인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제 몫을 펼쳐줘야 우리 대표팀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더 큰 희망을 바라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편, 대표팀에서 김단비와 박혜진 세대가 조금씩 세대교체의 희망으로 주목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난 시즌 WKBL에서는 92년생들의 활약이 가시권에 들어오며 이들이 여자농구의 새로운 인기몰이 주역으로 떠올랐다. 특히 이들 중 이승아(우리은행), 김규희(신한은행), 홍아란(KB스타즈)은 모두 1번 포지션을 소화하는 동기생으로 선의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오는 9월말부터 터키에서 열리는 ‘2014 FIBA 세계 여자 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대표팀에 선발됐다.

 

1Q. 이승아, 슛 성공률을 높여라

 

‘2011 WKBL 신입선수선발회’를 통해 WKBL에 등장한 선수들 중에서 항상 가장 앞선 걸음을 내딛었던 것은 이승아였다. 인성여고를 졸업하고 전체 1순위로 당시 최하위 팀이었던 우리은행에 입단한 이승아는 루키시즌에도 16경기에 모습을 나타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사실상 첫 시즌이라 할 수 있는 2011-12시즌에는 39경기에 출장하며 평균 21분 이상을 소화했다. 경기당 5.4득점과 3.6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한 이승아는 2011-12시즌 신인상을 수상했고, 팀의 확실한 주전 가드로 자리를 잡으며 2012-13시즌, 우리은행이 연출한 ‘꼴찌 반란’의 한 축을 담당했다. 지난해에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25회 FIBA 아시아 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 대표선수로 선발됐고, 2013-14시즌에는 팀이 통합 2연패를 확정짓던 순간 마지막으로 공을 쥐고 있던 주인공이기도 했다.

 

프로 입문 당시의 드래프트는 물론 주전으로 자기 자리를 잡는 것, 그리고 신인상 수상과 대표 1진의 발탁까지 이승아는 92년생 동기들 중 가장 앞선 자리를 단 한 번도 놓치지 않고 달려왔다. 

 

176cm로 1번으로서는 좋은 신장을 갖고 있는 이승아는 스피드는 물론 힘에서도 선배들에게 밀리지 않으며 적극적인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등, 공수를 가리지 않는 활약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외국인 선수와 장신 선수들이 즐비한 골밑을 헤집고 들어가 잡아내는 리바운드에는 찬사가 끊이지 않는다. 반대로 야투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 

 

지난 시즌 35경기에 출장하며 경기당 28분 48초를 소화한 이승아는 5.8득점 4.7리바운드 2.9어시스트 1.4스틸을 기록했고, 야투 성공률은 39.6%(80/202)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의 장기인 드라이브 인을 비롯해 완벽한 찬스에서의 슈팅을 제외한 기본적인 점프슛의 확률이 떨어졌다는 것이 우리은행과 이승아 본인의 평가다. 3점 성공룔은 26.0%(19/73), 자유투 성공률은 61.5%(24/39)를 기록했다.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이승아는 지난 3월 29일, 신한은행과의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팀이 67-66으로 앞서고 있던 마지막 순간 자유투 2개를 얻었다. 맹추격에 나섰던 신한은행은 마지막 회심의 3점이 불발되자, 우리은행의 공격을 파울로 끊었다. 3초를 남긴 상황에서 자유투라인에 선 이승아는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다. 당시 4차전은 신한은행의 홈이었던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경기가 벌어진 만큼 이승아의 마지막 자유투 때 관중들의 야유와 방해동작도 만만치 않았다. 신한은행 홈 관중들의 열성적인 응원이 영향을 미쳤을까?

 

“그 때 관중들이 방해하는 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그냥 제가 못 넣은 거예요. 슛 폼이 확실히 잡혀있지 않았기 때문에 자유투를 던질 때 자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1구가 안 들어가고 2구를 던지기 전에 언니들이 안 들어가도 괜찮으니까 편하게 던지라고 했는데, 전 이미 저한테 졌던 거죠.”

 

그러나 이승아는 공격 리바운드를 자신이 잡아내며 팀의 승리를 지켰고, 우리은행은 2003년 겨울리그와 여름리그 우승 이후 11년 만에 통합 2연패를 달성하게 됐다. 자유투 실패와 공격리바운드 쟁취는 이승아의 장단점이 한 번에 나타난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자신이 놓친 자유투를 직접 리바운드 하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다. 

 

“자유투를 못 던져서 리바운드를 할 수 있었어요. (웃음) 2구를 던질 때 공이 손에서 또 빠졌거든요. ‘아! 안 들어갔다! 라고 바로 알았어요. 실패한 슛이 어디로 튈지는 슛을 쏜 사람이 제일 잘 알잖아요. 공 날아가는 게 바로 보이니까요. 그래서 바로 뛰어 들어가서 잡을 수 있었던 거죠.”

 

올 시즌을 앞두고 이승아는 자신의 약점 지우기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승아의 슛 폼을 조금씩 교정하며 야투 정확도를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위성우 감독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지도하기 위해 떠난 뒤 이승아의 훈련을 독려했던 박성배 코치는 이승아의 슛이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하고 있다. 이승아 스스로도 자신의 슛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칠 무렵 이승아에게 농구 일대일로 도전장을 던진 바 있다. 비시즌이나 휴일에도 가끔 집 근처 대학교를 찾아 야외코트에서 남자 대학생들과 농구를 할 때가 있다고 한 이승아에게 생각 없이 일대일 시합을 제안했지만 사상 초유의 망신을 당할 것이 두려워 우리은행 선수들에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물어봤다. 이승아를 가장 잘 아는 동료들은 “절대로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저주와도 같은 덕담을 건네며, “슛을 주고 돌파를 파울로 끊던지 막던지 하라”는 조언을 했다. 드라이브 인을 시도하는 이승아의 스피드와 힘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차라리 미들 슛을 던지게 하면 기회가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었다. (물론 이 시합은 이승아가 20점을 넣을 동안 나는 단 2점만 넣으면 되는 매우 공평한 내용의 시합이다.)

 

“슛을 주고 돌파는 모조리 파울로 끊겠다”는 ‘일대일 이승아 파쇄법’을 이승아에게 당당히 전하자 “괜찮은 작전인 것 같다”며 “내부에 적이 있다”고 투덜거렸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자 “저 슛 잘 들어가는데요?”라며 짐짓 여유를 보이기 시작한다. 

 

이승아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개인적인 목표로 ‘수비를 열심히 잘하고 싶다’는 말을 한 바 있다. 개인적인 기록의 성과나 상을 타는 것이 아니라 팀에서 꼭 필요한 역할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게 이승아의 목표였다. 그리고 올 시즌은 ‘매 경기 2개의 점프슛 야투’라고 말한다. 공격적인 측면에서도 팀에 도움을 주고 싶고, 자신의 공격 옵션을 더욱 다양화 할 수 있는 점프슛을 실전에서 반드시 결과로 증명하겠다는 의지다.

 

2Q. 김규희, 기복 없는 공격력 장착이 숙제

 

1라운드 5순위로 신한은행에 입단해 임달식 전 감독은 물론 정인교 감독에게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김규희는 근성 있는 수비로 능력을 인정받았고 지난 시즌 34경기에 경기당 24분 18초를 뛰며 4.7득점 2.1리바운드 2.0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했다. 항상 동기들 중 선두의 자리를 놓치지 않는 이승아에 이어 2인자의 그늘이 드리워지기도 하지만 특별히 조바심을 내지는 않는다.

 

“저 스스로는 정말 열심히 하면서 프로에도 오고 경기에 뛰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승아는 저보다 더 열심히 했으니까 더 좋은 결과를 얻은 거겠죠. 저도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 데, 승아는 얼마나 열심히 했겠어요? 저도 지지 말아야죠.”

 

프로 입단 당시 소속팀이 최하위였던 이승아와 달리 ‘레알 신한은행’이라는 별명의 최강팀에 입단한 김규희는 같은 포지션에 최윤아라는 강력한 선배가 버티고 있어서 출전시간에서 이승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받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크지 않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집중력 있는 수비와 더불어 “필요한 순간에 힘을 쓸 줄 안다”는 평가를 받으며 능력을 인정받았고, 최윤아가 부상으로 결장하는 시간이 길었던 지난해에는 더 많은 시간을 코트에서 활약할 수 있었다. 야투 성공률도 41.1%(60/146), 3점 성공률 38.3%(23/60), 자유투 성공률 70.8%(17/24)로 준수하다.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김규희에 대해 신한은행이 걸고 있는 기대도 상당하다. 팀 선배인 최윤아 역시 김규희에 대해 높은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비록 지금은 김규희의 출장 시간이 동기인 다른 선수들보다 적을 지라도 나중에는 김규희가 이들 중 가장 앞서가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최윤아는 그 이유로 바로 자기 자신을 꼽았다.

 

“제가 있기 때문에 (김)규희가 결국 가장 앞설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잘났다’, ‘못났다’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팀에서 같은 포지션을 뛰고 있는 선배가 있다는 건 분명히 큰 도움이 되거든요. 저는 전주원 코치님이 선수로 뛰는 걸 보면서, 또 같이 코트에서 뛰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어요. 그건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지도해주는 것과는 또 다른 거라고 생각해요. 규희가 다른 동기들보다 지금 당장 실전에서 설 수 있는 시간에서는 불리하더라도, 이런 면에서는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제 플레이를 보면서, 그리고 같이 뛰면서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스스로 구분하고 습득하면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거예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김규희 역시 지금 당장 경기에 뛰는 것, 그리고 지금 당장 훈련양이 많고 적은 것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침착하게 미래를 보고 준비할 줄 아는 선수다. 김규희가 프로에 지명될 당시 신한은행은 WKBL에서 가장 훈련이 혹독하기로 악명이 높았다. 여기에 통합 4연패를 달성하며 팀 스쿼드도 강력하게 구성되어 있어 신인들이 경기에 나설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때문에 1라운드 지명권을 5순위에서 행사하며 김규희를 선발하고 “우리한테까지 기회가 올 선수가 아니었는데 규희를 뽑은 것은 운이 좋았다”며 만면에 미소를 머금었던 임달식 전 감독과는 달리 김규희로서는 신한은행에 지명된 것이 불운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김규희는 “기회가 있었던 4팀이 저를 선택하지 않았는데, 제가 갖고 있는 가능성을 보고 선발해 준 감독님과 팀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도 자신이 무척 운이 좋은 선수였다고 한다.

 

“(최윤아) 언니가 말한 것처럼 같은 팀에서 현역 국가대표 가드인 선배랑 같이 뛸 수 있다는 거, 그리고 그걸 보면서 배울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인 거 같아요. (최)윤아 언니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보고 배우고, 또 할 수 있는게 정말 많았거든요. 프로에 처음 왔을 때는 전주원 코치님이 선수로 뛰는 것도 봤고 배우기도 했고, 지금은 김지윤 코치님에게도 배우고 있고... 우리나라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선배 가드 분들을 바로 옆에서 보고 배울 수 있다는 거는 정말 제가 운이 좋은 거죠. ‘친구들은 자리를 잡았는데 나는 왜 아직까지 이럴까’라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본 거 같아요.”

 

김규희는 여전히 팀 선배인 최윤아를 ‘교과서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 당장보다 자기 스스로 최윤아보다 나은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때 팀의 주전 1번 자리를 맡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한 최윤아에게 김규희가 가장 닮고 싶은 것은 ‘패스 센스’. 최윤아보다 본인이 더 나은 것이라고는 ‘힘과 무릎’밖에 없다고 말하는 김규희는 경기에 나서는 최윤아의 마인드는 누구나 다 아는 것이기 때문에 두 말해야 잔소리일 뿐이라며 기술적으로는 ‘패스 센스’를 가장 닮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스스로 가장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공격력이었다. 

 

“궂은일이랑 수비를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치렀는데, 출장시간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격력이 갖춰지지 않으니까 너무 어려웠던 것 같아요. 지난 시즌을 앞두고도 이 부분에 노력을 많이 했는데 좋았던 경기랑 나빴던 경기의 차이가 너무 심했던 것 같아요.”

 

김규희는 올 시즌 슈팅 정확도를 더욱 높여서 득점을 늘리고, 자신의 평균 득점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개인적인 목표를 밝혔다. 또한 기복을 줄여서 매 경기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싶다는 뜻도 나타냈다.

 

3Q. 홍아란, 절반을 지웠던 체력을 키운다

 

‘청주 아이유’ 혹은 ‘청주 손나은’. WKBL 인기 중흥의 중심에 있는 홍아란은 지난 두 시즌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한 선수다. 2라운드 전체 9순위로 KB스타즈에 지명된 홍아란은 이승아와 김규희가 조금씩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처음 두 시즌 동안 단 1분도 코트를 밟지 못했다. 그러나 2012-13시즌, 불안했던 KB스타즈의 1번 자리의 백업 요원을 맡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주전 가드 자리를 꿰찼다. 35경기 전 경기를 뛰며 평균 30분 47초를 활약한 홍아란은 경기당 7.3득점 2.7리바운드 1.5어시스트와 1.2스틸을 기록했고, 동기들 중 가장 많은 플레이타임을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슈팅 정확도. 홍아란은 지난 시즌 45.6%(88/193)의 야투 성공률과 38.9%(37/95)의 3점 성공률, 82.6%(43/52)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전 시즌과 비교해 각각 15.4%, 18.9%, 14.3%가 높아진 수치다. 모든 면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홍아란은 2012-2013시즌 MIP에 이어 공식적인 시즌 MIP 시상이 없어졌던 지난 시즌에는 점프볼이 선수들과 현장 스태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MIP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성장은 그만큼의 아픔을 담보로 한다. 홍아란은 지난 시즌 중반 이후 경기 리딩과 관련하여 많은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특히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연이은 맨투맨 프레스에 압박을 당하며 어려움을 노출하자 일부의 비판은 비난 수준까지 이르기도 했다. 또한 A패스가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하며 1번으로 부족하다는 의견도 대두됐다. 사실 KB스타즈의 서동철 감독도 홍아란에 대해 “정통 1번보다는 2번에 가까운 선수”라고 말한다. 그리고 홍아란 역시 이승아나 김규희와 달리 1번 역할을 꾸준히 하면서 성장한 선수는 아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농구를 시작했지만, 홍아란이 학창시절 1번 역할을 했던 것은 삼천포여고 1학년이었던 1년 뿐 이었다. 프로에 온 이후에도 2012-13시즌부터 1번 역할을 수행해, 전체 농구선수 생활 중 포인트가드로 플레이 한 것은 단 3년 뿐 인 것이다. 이 때문에 홍아란의 포인트가드 능력을 평가할 때 일부 전문가들이 “1번으로 타고나야 하는 감각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1번으로서의 경험이 일천했던 홍아란이 지난 2012-13시즌, 갑작스럽게 KB스타즈의 가드 요원으로 코르를 밟을 수 있었던 것은 감독의 지시사항을 코트에서 펼쳐내고자 하는 태도와 근성 때문이었다. KB스타즈의 코칭스태프 중 홍아란을 가장 오랫동안 보아왔던 구병두 코치는 “되든 안 되든 코칭스태프가 지시하고 약속한 플레이를 경기에서 펼치려고 노력하려는 선수”라고 평가한다. 홍아란이 정덕화 KB스타즈 전 감독에게 인정을 받았던 부분도 바로 그 부분이었다.

 

또한 승부 근성과 투지 역시 인정을 받았다. ‘실력보다 외모로 먼저 주목을 받았다’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지만 홍아란은 얼굴과 팔에 상처와 멍이 없는 날이 없을 만큼 거칠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마다하지 않는다. 연습 때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독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KB스타즈의 코칭스태프는 “운동선수에게 꼭 필요한 독한 근성이 있기 때문에 홍아란에게 더욱 기대를 걸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홍아란에 대한 평가는 학교 선배들도 똑같이 하고 있다.

 

삼천포여고 2년 선배인 박혜진은 홍아란에 대해 “입 열면 안 되는 선수”라고 말한다. 가만히 있으면 예쁘지만 말만 하면 고향 사투리를 쓰면서 시골 아줌마가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운동할 때는 독하게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평가한다. 

 

독한 근성과 승부욕이 지나치면 때로는 팀워크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홍아란의 이러한 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KB스타즈의 주장인 정미란은 “(홍)아란이가 팀의 1번인데, 1번이 그런 맛도 없으면 어떡해요?”라고 반문한다. 오히려 그런 부분이 지나칠 때 잡아주는 것이 선배들의 몫이라는 것. 

 

홍아란은 지난 시즌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절반인 50점을 줬다. 적어도 시즌 초반에는 자기로 인해 팀이 패하는 경기는 없었던 것 같은데, 후반에는 자기 때문에 잃은 경기가 많다며 그 이상은 줄 수 없다고 했다. 이는 홍아란의 플레이에 대해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던 서동철 감독이나 팀 선배들의 의견에 비해서는 매우 박한 평가다. 시즌 중반 이후 자신의 플레이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로 홍아란은 체력적인 문제를 꼽았다.

 

“제가 지난 시즌만큼 많은 시간을 뛴 것도 처음이었는데, 시즌 전에 체력 훈련도 충분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존스컵 대표팀에 다녀오면서 태백에서 했던 체력 훈련도 마지막에만 참여했고, 그렇게 조금씩 부족했던 것들이 4라운드 중반 이후부터 나타났던 것 같아요.”

 

한 시즌을 풀타임 주전으로 소화한 홍아란의 성장은 이번 시즌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서동철 감독의 생각이다. 서동철 감독은 홍아란에 대해 “대표팀에 보내기 싫을 만큼 플레이가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자기 농구에 눈을 뜨는 느낌”이라고 말한 서 감독은 홍아란이 대표팀 합류 후, 플레이타임이 줄어들며 오히려 지금의 좋은 흐름을 잃게 될까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냉정히 현재의 기량만 놓고 보면 모르긴 몰라도 이승아나 김규희와 비교해서 (홍)아란이의 출전시간이 대표팀 안에서 적을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홍아란은 진천선수촌에 소집되어 있던 기간에도 새벽에 꾸준히 개인운동을 실시했다. 

 

“지난 시즌처럼 망하면 안 되니까요. 체력 때문에 문제 생겼다는 소리를 또 듣고 싶지는 않아요.”

 

4Q. 이승아, 김규희, 그리고 홍아란

 

프로 5년차라는 것은 여자농구 선수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신한은행의 김지윤 코치는 자신의 선수시절을 기준으로 하자면 “전성기에 이르러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었을 때”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의 기준으로 보자면 해석이 다소는 달라진다. 현재 WKBL의 최고령 선수이면서도 국내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군림하고 있는 이미선은 5년차에 접어드는 92년생 가드들에 대해 “꾸준하게 정말 잘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이라고 말한다. 신입 선수들의 기량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일반적인 평가 때문만은 아니다. 여자농구선수들의 선수 기간이 꾸준히 길어지면서 구력의 차이가 많이 나는 선배들이 버티고 있는 상황인 만큼 어린 선수들이 아무리 좋은 기량을 갖고 있어도 빠른 시간에 자기 자리를 잡고 영역을 구축하는 것이 예전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다.

 

조금씩 자신의 자리를 잡아가며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성장하고 이승아와 김규희, 그리고 홍아란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소속팀이 모두 오르면서 시즌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한 ‘강력한 라이벌 의식’을 표면적으로 나타내고 있지는 않다. 이승아는 경기 전 반대편 코트에서 몸을 풀고 있는 이들을 보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내 친구”라고 대답했다. 물론 서로의 발전을 위한 라이벌 관계를 말하자, “그런 생각을 일부러라도 하려고 노력하고는 있다”고 전했다.

 

사실 ‘2011 WKBL 신입선수선발회’를 통해 WKBL에 등장한 92년생 선수들 중 지난 시즌까지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들은 이승아와 김규희, 홍아란 뿐이 아니다. KB스타즈의 심성영 역시 지난 시즌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로 이들과 포지션 또한 같다. 92년생 중 고교시절 정상급 활약을 펼쳤던 센터 자원인 이정현을 보유하게 된 KDB생명은 92년생 트리오의 연쇄 폭발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 MVP를 차지한 김소담을 비롯해, 3번 포지션에서 부지런히 움직여주고 있는 노현지도 기대주다. 때문에 92년생들은 이후의 꾸준한 성장 여부에 따라 WKBL 세대교체의 주축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원숭이띠라서 그런가? 원숭이는 재주가 많잖아요.”

 

‘92년생들이 비교적 빠른 시기에 여러 선수들이 주목을 받고 인정을 받게 된 이유가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김규희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적어도 이승아-김규희-홍아란이 투지가 넘치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친다는 점과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이고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기량 면에서는 공격보다 수비가 먼저 눈에 띈 선수들이라는 것도 특징이다. 김규희와 이승아의 수비는 이미 많은 전문가들을 통해 검증을 받은 바 있으며, 특히 김규희는 지난 시즌 수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홍아란 역시 지난 시즌 굿수비 부문 4위에 올랐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이미선에 이어 전체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삼성생명의 박정은 코치는 어린 선수들이 프로에서 출전 기회를 잡기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수비를 꼽은 바 있다. 수비가 좋은 선수는 감독이 계속해서 찾게 되고, 꾸준히 경기에 나설 기회를 얻게 된다고 말하며, 본인 스스로도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수비를 열심히 하려 했던 것이 마지막 시즌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참 좋은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부터 봤던 친구들이 어려운 프로세계에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게 든든하기도 하고, 친구들이 프로에 많이 남아있으니까 의지도 되는 것 같아요. 반대로 제가 좀 나태해질 수 있을 때는 ‘다른 친구들은 열심히 하고 있을텐데’라고 생각하면서 저를 다잡을 수 있는 역할도 되는 것 같아요.”

 

김규희는 프로에서 꿋꿋하게 버티면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기 시작한 동기들의 활약이 스스로를 더욱 강하게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서로에 대한 평가도 똑같이 일치했다. 이승아와 김규희는 홍아란에게 슈팅능력을 뺏어오고 싶다고 대답했고, 김규희와 홍아란은 이승아의 리바운드 능력을 탐냈다. 또한 홍아란과 이승아가 마지막으로 김규희에게서 가져오고 싶은 능력으로 지적한 것은 수비력이었다.

 

새 시즌을 앞둔 각오를 서로에게 전하라고 하자 서로 다른 날 각자 다른 곳에서 인터뷰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오글거려서 못한다”고 난리를 부렸다. 결국 김규희는 “부상 없이 이번 시즌도 잘 치르자”며 가장 재미없고 무난한 메시지를 남겼다. 임팩트 있는 한 마디를 꾸준히 주문하자 이승아는 “미안하지만 이번에도 우리가 우승 한 번 더 해볼게. 미안해 얘들아”라며 이승아 인터뷰 역사상 가장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한 마디를 던지는 데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두 친구에게 줄 ‘좋은 말’을 고민하던 홍아란은 이승아가 전한 말을 듣고는 “좀 재수 없네요”라고 짧게 소감을 밝히더니, 때려주고 싶지만 싸우면 질 것 같기 때문에 참겠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이승아에게 “뭐, 내가 하는 건 아니지만... 그 정도 했으면 됐어. 내려와”고 싸늘하게 응대했다. 

 

2014년 9월 <점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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