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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사람은 충동적이다.

블로그를 아주 예전부터 시작했다. 발단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하고 싶었나보다. 어떤 블로그가 괜찮은지... 뭐 그런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네이버에 처음 블로그를 개설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사진 때문에 싫증이 났다. 큰 사이즈의 사진이 작게 압축되며 뭔가 맛이 떨어지자 더 넓은 곳으로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밀려왔다.

 

그 무렵이었을 거다. 싸이월드에 홈2 라는게 생겼다. 이름은 뭔가 특별해 보이지면 그냥 싸이월드에 있던 블로그다. 싸이월드가 문을 닫으며 운명을 같이한 곳인데, 이번에 싸이월드가 부활한다는 말은 있지만 안타깝게도 홈2에 관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미니홈피만 살리고 홈2는 그냥 사라지나보다.

 

아무튼, 나름 그 홈2 라는 걸 조금은 열심해 했던 것 같다. 솔직히 거기에 뭘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무언가 하나에 집중하는 진중함이 떨어지는 자라서... 거기에 뭘 올려댔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열심히는 했나보다.

 

2009년에 '싸이월드 블로그 TOP 100'이라는 것도 받았다. 뭘 올렸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저런 걸 받은 거 보면 분명 뭔가 열심히 하긴 했다는 거다.

 

하지만 그러다가 다시 네이버로 나왔고, 그리고 티스토리에도 블로그를 만들었다. 사진 전문 블로거가 아니었지만, 여전히 '큰 사진을 올리기 위함'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시들해졌다. 찾아보니 2015년 5월이 마지막 피드였다. 그렇게 내 블로그는 좋게 말하면 잊혀진 유물, 현실은 뒷산 어딘가에 매장된 쓰레기장이 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다시 하고 싶어졌다.

 

티스토리에 돌아왔는데 스킨이나 여러가지에 변화가 많다. 스킨 바꾸는 데만 이틀이 걸렸다. 리모델링, 집들이에 재주가 없는 자가 참 많이 머리를 굴렸다.

 

평생 게을렀던 내가 갑자기 새로운 걸 해보고자 하는 의욕덩어리가 될 리가 없다. 전에 없던 무언가를 끄집어 낼 만큼 새로운 재주를 학습했을리도 없다. 덕분에 예전에 적은 것들을 갈아 엎을 필요도 없었다.

 

늘 하던대로 사진을 찍을 것이고,

늘 하던대로 여행을 다닐 것이다.

 

늘 하던대로 스포츠에 관한 글을 쓰고,

늘 하던대로 공연이나 드라마, 책을 리뷰하고,

늘 하던대로 투덜거림을 끄적일 것이다.

 

판에 박힌 듯, 천편일률적이고, 별로 새롭지도 않은 곳이겠지만 일단 열심히 나름의 단장을 해 볼 생각이다. 물론, 이러다가 훌쩍... 또 어느 순간에 예고 없이 기약 없이 잠수를 탈 수도 있다.

 

하지만, 죽지 않고 살아 있다면... 또 언젠가는 돌아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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