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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ize/dReam hunting

2010년 남자 셋이 떠나는 전국일주 #4 청송 주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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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틀째에 영덕을 떠나 도착한 곳은 경북 청송이었고,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 여명의 물안개 사진으로 각인되어 있는 주산지였다.



포인트는 출입금지!

청송 주산지



주산지에 대해서는 나도 말만 많이 들었을 뿐이고, 가본 것은 처음이었다. 앞에서도 주지했다시피 여명의 물안개 사진이 유명한 이곳을 이미 일출을 영덕에서 본 후에 여유만만하게 이동하여 오전 8시가 넘어서 느즈막히 도착했다. 철이 추운 계절이라면 이 시간도 물안개를 볼 수 있을지 모르나, 한 여름에 선택한 이 시간에 물안개를 바라는 것은 사하라에서 폭우를 기대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주의를 해야 하는 것은 여름에 수량이 적으면 물바닥이 가뭄 들은 논처럼 말라버린다는 것이다. 물론 완전히 물이 말라 버리는 게 아니라 수량이 확 줄어든다는 얘기다. 실제로 내 친구중에는 주산지에 가서 말라붙은 땅바닥을 관찰하고 온 박복한 김동민이라는 아이도 있다.




주산지는 인공저수지라고 한다. 조선 숙종때인 1721년에 완공된 길이 100m, 너비 50m, 수심 7.8m 의 저수지란다.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면 "한번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어서 저수지 아래의 이전리 마을에서는 해마다 호수 주변을 정리하고, 동제를 지낸다. 물에 잠겨 자생하고 있는 왕버들이 유명하다.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라고 되어 있다. 아무튼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유명한 곳이다. 전국을 돈다는 생각으로 경상북도를 지나면서 청송의 주산지를 그냥 넘어가기는 뭔가 허전했다.





주산지를 돌면서 과연 어디를 어떻게 찍어야 하는 건지 조금 당황도 했었다. 하지만 내가 결국 깨달은 것은 주산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출입금지' 라는 간판이 결국은 '이 곳이 포인트입니다.' 라는 사실이었다. ㅡ.ㅡ 사실 뭔가 위험하고 문제가 있어서 출입금지 간판을 두른 것일 테지만 사진을 찍을 때 마다 항상 그 간판이 함께였다. 주말처럼 사람이 많을때는 관리하시는 분이 적극적으로 안전지도를 하고 통제를 하신다지만, 평일처럼 한산할 때는 별로 그러지 않는 듯 했다.







단순히 출입금지라고 써놓았을 뿐 아니라 넓은 말뚝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한 곳까지 들어가서 사진을 찍었다. 모기와 각종 벌레들을 뚫고서 전진이 가능했다. 사실 하지 말라는 거는 안 하는 게 맞다. 그러나 주산지에서 내가 굳이 이렇게까지 한 것은 남들이 뭔가를 건져온다는 주산지에서 난 제대로 된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이유를 찾자면, 아마도 이틀째에 나타난 '여자사람'에 대한 궁핍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늘상 주 피사체를 인물에 두던 녀석이 전국투어라고 돌면 모델은 필요없이 풍경만 찍을거냐는 말에 각 지역마다 현지 일반인 모델을 섭외할거라고 당당하게 큰소리를 쳤었다. 그러나 첫날 장전계곡과 솔섬을 다녀보고 뭔가 느낌이왔고, 새벽에 영덕 풍력 발전소에서 확신을 하게 됐다. 현지에서 일반인 모델 섭외는 꿈이라는 것을 말이다.


일단 섭외 능력 여부를 떠나 사람 자체가 드물었다. 사람 자체가 드문 탓에 풍경 피사체를 방해하는 요소가 적고, 안정적으로 마음껏 찍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모델로 섭외할 사람도 아예 찾기가 힘들었다. 그로 인해 여행 이틀만에 들어난 한계가 나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고, 철마다 사람들이 포인트라고 모여드는 주산지의 반영 사진도 생략해버렸다.




(사진설명) 모델 따위에 관심없다고 했던 동행인 조르바 (본명 : 최우석 / 나이 : 31세)가 주산지에서 만나 그저 사진 한장 찍어달라고 부탁하신 아주머니들한테 필요 이상의 완벽친절신공을 내뿜으며 열강중이다. 이 녀석은 자기가 원래 예의가 바르고 아주머니들이 물어보셔서 대답한 거라고 했지만 내가 볼땐 그저 '여자사람' 결핍으로 모델조달이 어려워지자 발생한 금단증세였을 뿐이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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