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Antasize/iNside sports

PSV의 박지성, 네덜란드의 전설을 겨냥하다

728x90
반응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한 유럽 무대에서 꾸준히 챔피언의 일원이라는 사실만으로 박지성은 대한민국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영웅이었다.

맨유에서의 쓰임이 예전같지 않다고 느껴진 즈음 박지성은 챔피언을 노리는 팀이 아닌 하위권이 유력한 퀸즈파크레인저스로 팀을 옮겼다. 더 많은 시간을 뛰고 싶다는 박지성의 의지는 명분보다 실리를 택했고, 말레이시아 출신의 재벌 토니 페르난데스는 QPR의 새로운 주인이 되며 박지성을 영입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페르난데스는 프리시즌 투어에서 박지성을 적극적으로 미디어에 노출시켰고, 박지성은 아시아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의 주장을 맡으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QPR는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스완지시티에게 대패를 당했고, 이후 첫승조차 요원한 상태의 시즌을 보냈다. 주장완장을 차고 있던 박지성은 맨유 시절만큼 출장 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강등 위기에 빠진 QPR이 구세주로 영입한 새 감독 해리 레드냅의 부임 이후 그 그회는 더욱 줄어들었다.

결국 공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프리미어리그의 파란을 기대했던 QPR은 강등을 면하지 못했고, QPR를 찾았던 빅네임의 선수들은 팀 부진의 원흉으로 지적을 당했다. 박지성 역시 레드냅의 판단에서는 그 범위에 있었다. 새 시즌에는 소속팀을 옮겨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됐고, 박지성은 완전 이적은 아니었지만 잉글랜드 무대를 떠나게됐다.

 

유럽의 친정에서 화려하게 딛은 첫 걸음


박지성이 올 시즌 활약하게 된 무대는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였고, 유럽무대에서의 친정팀이었던 PSV 아인트호벤이 새 소속팀이었다.

여러가지 문제로 이적 후 모습을 나타내지 않던 박지성은 우리시간으로 21일 새벽, 33번의 백넘버를 달고 2013-20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플레이오프 1차전에 출장했다. 2011년 12월, 맨유의 유니폼을 입고 바젤과의 경기에 나선 후 20개월만에 밟은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박지성은 훌륭한 플레이로 녹슬지 않은 자신의 기량을 증명했다.

안방에서 우세한 경기를 이끌어가던 아인트호벤은 역습에 의해 밀란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15분에 터진 마타우쉬의 동점골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선 박지성은 전성기 못지 않은 움직임과 한층 노련해진 경기 운영으로 어린 팀 동료들을 독려했고, 후반 23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떠나기 전까지 무려 8.8km의 '미친 활동량'을 보여줬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밀란만 만나면 펄펄 날던 기량을 유감없이 보여준 박지성이 교체되는 순간, 필립스 스타디움을 가득채운 아인트호벤의 팬들은 경기장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박지성의 응원가를 외쳤다.

박지성이 맨유로 떠나기 전,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던 필립코쿠 감독은 박지성이 경기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강조하며, 올 시즌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임을 시사했다.

소속팀의 부진으로 인해 아시아의 영웅에서 계륵신세로 전락했던 박지성이 QPR의 판단이 틀렸음을 증명하는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웠다. 같은날 아인트호벤은 구단의 공식 TV를 통해 박지성을 '구단 100년 역사의 위대한 선수'중 한 명으로 선정하여 연상을 헌정했다.

'미스터리한 박지성'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 영상으로 인해 박지성은 마르크 판 봄멜, 필립 코쿠, 뤼트 판 니스텔로이 등 세계적인 스타들과 동급의 반열로 구단에서 인정했음이 증명됐다. 박지성이 아인트호벤에서 단 3시즌만 뛰었음을 감안하면 이러한 구단의 대우와 기대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끼게 해준다.

2004-2005 챔피언스리그에서 팀을 4강까지 이끌었던 당시 어린 선수로서 팀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던 박지성이 이제는 베테랑이 되어 선수들을 이끌며 또 하나의 거대한 이정표를 세우기를 기대한다.

사진 : 뉴시스

문화저널21 / 2013년 8월 21일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