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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츠는 좋다. 그러나 롯데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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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도시'를 자처하는 부산팬들의 발걸음이 무겁다.

홈팀 롯데가 지난 18일, 넥센에 패하며 7연패에 빠졌고, 2006년 이후 7년만에 개막전 만원에 실패한 부산의 관중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롯데의 관중동원부진은 750만 관중을 목표로 잡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부산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는 이유를 단지 성적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 실제로 올 시즌 한화가 13연패를 당하고 있다고 해서 한화의 대전 팬들이 격렬한 반감을 보인것도 아니었고, 롯데 역시 팀 컬러라고 할 수는 없지만 연패가 적지 않은 팀이기 때문이다.

롯데의 홈 팬들은 '자이언츠는 좋지만, 롯데는 싫다'며, 롯데 선수들이 아닌 구단과 모기업에 대한 반감을 강하게 나타낸다. 롯데는 두 차례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역사를 갖고 있는 팀이지만, 그렇다고 성적이 꾸준히 좋았던 팀은 아니다.

로이스터 전 감독이 부임한 이후 2008년부터 꾸준히 가을야구에 참여하고 있지만, 2001년부터는 4년 연속 최하위를 차지하는 등 그다지 화려한 성적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31년 통산 승률도 채 5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팬들은 이러한 롯데 암흑기의 문제를 '투자없는 구단'이라고 질책해왔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성적으로 보답한 선수들의 분전 속에 이러한 팬들의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는 듯 했다. 그러나 2010년 시즌을 마치고, 타격 7관왕이었던 이대호가 연봉 조정까지 가는 상황이 되자 팬들의 반응은 다시 싸늘해지기 시작했다.

금액의 많고 적고를 떠나 팀의 상징이며, 한국 야구 최고의 기량과 성적을 함께 과시한 이대호에게 자존심도 세워주지 않는 구단에 대해 이대호 만큼이나 팬들도 실망을 나타낸 것이다. 팬들은 과거 최동원 이적과 관련된 사항들을 거론하며, 롯데 구단 자체가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대우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분노하기도 했다.

여기에 롯데는 NC의 창단은 물론 제 10구단 창단과 관련해서도 가장 앞선에 나서 반대논리를 펼쳐, 롯데는 물론 야구팬들에게도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롯데는 장병수 사장이 직접 나서 NC가 프로 구단을 운영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강조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신들의 텃밭인 마산-창원 지역을 내주기 싫어서 보이는 행태라는 비아냥을 받아야 했다.

게다가 지난해 이대호에 이어 올해 홍성흔을 떠나보내며 2년 연속으로 팀의 4번타자를 놓친데다가 김주찬 마저 FA시장에서 잡지 못해, 팬들의 울화를 돋우고 말았다.

전체적인 프로야구 수준의 질적 저하라는 명분과 FA 몸값 거품이라는 문제가 분명 존재하기는 했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롯데가 팬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고, 아쉬운 부분을 제대로 봉합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미 100만 관중이 보증수표처럼 여겨지는 롯데의 인기에 대해서도, 부산 팬들은 롯데가 아닌 그 어느 기업이 맡았어도 지금 만큼의 호응은 얻을 수 있었다고 장담한다.

올 시즌 롯데는 지난 해보다 16% 낮은 수치인 115만명의 관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의 흐름대로라면 롯데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평균 관중 1만명에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팬들의 냉담한 반응은 그저 야구 성적 자체에만 머물고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이미 각종 야구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썰렁한 부산 분위기에 대해 '성적 때문이 아니라 롯데 때문'이라는 팬들의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자이언츠는 좋지만, 롯데는 싫다" 는 팬들의 원성이 부산 야구팬의 민심으로 자리잡기 전에 롯데는 야구단은 물론 그룹 차원에서의 대대적인 이미지 쇄신과 노력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문화저널21 / 2013년 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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