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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3차 협상의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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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9명의 선수가 3차 협상까지 간 것은 역대 WKBL FA 사상 처음이 아닌가 싶다. 자료를 다 뒤져본 건 아니라서, 아닐 수도 있다. 관계자 및 구단 담당자 몇 명과 이야기 해봤는데, 이들 또한 내 기억 속에서는 이번이 최다인 것 같다는 말이 많다. 사실, 나도 그런 것 같다. 여러모로 이번 FA는 역대급은 맞는 것 같다.

 

3차 협상은 사실상 원소속 구단의 시간이다. FA의 자격 조건(1, 2)을 떠나 3차 협상은 오롯이 원소속구단과만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타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1FA 자격을 획득했던 선수(이번에는 김연희 1)의 경우는 원소속구단의 당초 제시액에서 30% 삭감된 금액 범위에서 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종종 구단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 범위와 관계없이 처음 제시액을 보전해주겠다고 나서는 경우도 과거에는 있었지만, 이번에 그런 상황이 벌어질 지는 미지수다.

 

이번 3차 협상 대상자는 곽주영, 김연희, 이경은, 정유진(이상 신한은행), 고아라, 김이슬(이상 하나원큐), 박다정(우리은행), 박하나(삼성생명), 노현지(BNK) 9명이다.

 

전원이 원소속구단에 잔류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일부는 잔류, 일부는 이적, 임의탈퇴와 은퇴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스토리들이 각자에게 있었겠지만 냉정히 결론만으로 말하자면, 일단 2차 협상까지 FA자격으로는 타 구단에게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해야 한다. 이들과 교섭에 나선 타구단들의 기본적인 스탠스는 ‘FA로 영입하겠다가 아니라 원소속구단이 원치 않는다면 웨이버 자격으로 데려가겠다였다.

 

3차 계약의 변수는 신한은행, ②'사인 앤 트레이드'가 아닐까 싶다.

 

일단 곽주영의 경우는 본인도 은퇴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안다. 나머지 선수 중에는 원소속구단에서 조건 없이 풀어주겠다는 선수들도 있다. 사실상 웨이버 약속을 받은 것이다. 웨이버가 되는 선수들은 오는 13일부터 31일까지 타구단과 조건 없이 협상을 할 수 있다.

 

문제는 3차 협상인 오는 12일까지 원소속구단과 계약에 실패한 선수들이 모두 웨이버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구단이 끝내 이들을 풀어주지 않는다면, 임의탈퇴, 나아가 은퇴로 이어질 수 있다.

 

FA가 가장 많았던 신한은행은 미계약자도 가장 많다. 전원 잔류는 쉽지 않다. 그래서 신한은행의 선택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다음 사항은 '사인 앤 트레이드'다. FA 기간에는 선수들의 트레이드가 전면 금지된다. 따라서 '사인 앤 트레이드'가 필요 자원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3차까지 이른 선수들 중 일부는 원소속구단이 방출을 미리 천명한 선수도 있다. 그런데 지난 5일까지 진행된 FA 협상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구단들 중에서는 이 입장이 바뀐 경우도 있다.

 

FA 테이블에서 당혹스러운 결과를 받은 구단, 혹은 기존 선수들이 뜻밖의 거취를 표명한 구단도 있다. 이런 구단들은 당초의 FA 기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조건 없이 풀어주겠다던 선수에 대한 구단의 입장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선수 입장에서는 조건 없이 보내준다고 했다가 말을 바꾼 구단이 원망스러울 것이다.

 

이런 구단들 가운데에서도 다소 입장 차이가 나타난다. ‘상황이 바뀌었으니 잔류시키겠다는 구단도 있고, ‘여전히 잔류시킬 마음은 없으므로, 타 구단과 트레이드를 하겠다는 구단도 있다

 

사실 베테랑 선수들의 경우는 3차까지 이르렀으면 전자보다는 후자의 경우가 낫다고 본다. 어떠한 상황이든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프로라지만, 선수 역시 사람인지라, 모든 흐름을 다 알고 있는데, 이제 와서 잔류하라고 주저앉힌다고 제대로 동기부여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3차 협상은 주도권 자체에서 구단들의 시간이다보니, 합리적으로 보이는 '사인 앤 트레이드'조차 내 선수가 더 아깝다는 마인드를 보이며, 말도 안 되는 트레이드 카드를 제시하는 구단도 나온다는 후문이다. 일부 농구계 관계자들(직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있는 구단 관계자는 아님)은 양아치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원색적인 비난을 하기도 했다. 사실, 이 부분은 서로의 입장차가 있는 거라, 해당 구단이나 담당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는 부분이기는 하다.

 

결과는 더 두고 봐야겠지만, 정말 다양한 결론이 나올 3차인 것 같다.

 

그리고 재작년부터 꾸준히 주장해왔지만, WKBLKBL처럼 35세 이상인 선수에게는 보상선수 없이 FA 이적이 가능하도록 변화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이번 FA시장을 계기로 이런 안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구단들이 나올 것 같지만, 연맹이 강한 입장 표명을 전달해서라도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FA제도가 노예제도와 다를 바 없으므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거의 6년간 짖다시피 연간 행사처럼 기사로 썼었는데, 물론 내가 주장했다고 바뀐 것은 아니겠지만, 그 변화조차 정말 힘들게 이루어졌다. 그나마도 막연히 박지수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지금의 변화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35세 이상 선수에게 조건 없이 소속팀 선택이 가능한 FA 제도의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참 막연하고 안타깝다.

 

오히려 2경기 뛰고 이적한 구슬의 예를 통해, 상황은 다르지만, FA 취득자가 다음 FA 취득 전까지는 몇 경기, 혹은 몇 % 이상의 경기를 뛰어야만 자격 취득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추가되는 게 빠를 것 같다...

 

(추가) 웨이버로 풀린 선수들도 마냥 자유계약은 아닙니다. 웨이버인 선수에 대해 복수의 구단이 영입의사를 나타내게 되면, 성적의 역순으로 우선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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