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WKBL에서 이번 시즌, 정규리그 시상 관련 기자단 투표용지가 발급됐다. 정규리그가 끝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WKBL은 시즌을 마친 후 투표에 의한 시상과 통계에 의한 시상으로 크게 두 카테고리를 나누어 시상을 진행한다.
투표에 의한 시상에서 기자단 투표로 선정하는 것은 MVP, 신인상, 식스우먼상, 지도상(감독상), 베스트5 등 5개 부문이다. MIP, 모범상, 우수 수비 선수상, 심판상은 기자들이 뽑지 않는다. 우수 수비 선수상은 6개 구단 감독들이 선정한다.
반면 통계에 의한 시상은 총 10개 부문이다. 시즌 기록으로 최고 선수에게 상을 주는 부문인데, 이번 시즌에는 어떤 선수들의 수상이 유력할까.
1-1. 득점상
득점은 박지수(KB)의 이 부문 2년 연속 수상이 확정적이다.
이번 시즌 유일하게 평균 20점 이상을 득점 중인 박지수(21.29점)은 2위권과 충분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박지수가 마지막 경기에서 지금과 같은 평균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2위 김단비(신한은행)가 순위를 뒤집기 위해서는 남은 두 경기에서 총 92점을 득점해야 한다. 그냥 상패에 박지수 이름을 새기면 될 거 같다.
1-2. 3득점상
가장 많은 3점슛을 성공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3득점상 역시 강이슬(KB)의 5년 연속 수상이 확정적이다. 현재 87개를 성공한 강이슬의 수상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2위 이소희(BNK)가 남은 2경기에서 17개를 성공해야 한다. 그나마도 강이슬이 마지막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가능한 계산이다.
이번 시즌 3점슛 100개에 도전했던 강이슬은 마지막 라운드에 코로나 19 확진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사실상 도전에 실패하게 됐다. 하지만 경기당 3개 이상(3.22개)의 3점슛을 성공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단일리그 이후 경기당 3점슛 3개 이상을 성공한 것은 강이슬이 최초다. 역대 한 시즌 최다 3점슛 기록을 세웠던 2009-10시즌의 박정은 BNK 감독(107개, 당시 삼성생명)도 경기당 평균은 2.97개였음.
1-3. 3점 야투상
가장 3점슛 성공률이 좋은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3년 연속 이 부문 정상에 올랐다가 작년에 한채진(신한은행)에게 밀렸던 강이슬이 이번에 다시 타이틀을 찾아왔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현재 강이슬은 리그에서 유일하게 40%가 넘는 성공률(43.07%)을 기록 중이다. 강이슬이 지금의 평균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2위 이소희가 강이슬을 따라잡기 위해서는남은 2경기에서 3점슛 15개를 실패 없이 성공해야 한다.
이소희는 3점슛 2개 부문에서 모두 2위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아쉽지만, 지난 시즌 대비 괄목할 성장을 보인만큼,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을 것 같다.
1-4. 2점 야투상
2점슛 성공률이 가장 좋은 선수에게 주는 이상 역시 박지수가 2년 연속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박지수의 2점슛 성공률은 59.83%로 2위권보다 7% 이상 앞서 있다. 오히려 관심인 것은 박지수의 2점슛 성공률 60% 돌파다. 박지수가 2점슛 야투율에서 60% 이상을 기록한다면, 이 또한 2012-13시즌의 하은주(신한은행) 이후 9년 만에 나오는 대기록이다.
WKBL 출범 후, 2점슛 야투율에서 60%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많지 않다. 하은주가 2009-10 시즌부터 2012-13시즌까지 4년 연속으로 60% 이상을 기록했고, 이미선 삼성생명 코치가 현역 시절 2회 기록한 바 있다. 단일리그 이후로는 외국인 선수 중에서도 케이티 핀스트라(신세계)를 제외하면 2점슛 야투율이 60%를 넘었던 선수가 없다.
현재 2점슛 성공률이 60%에 근접하고 있는 박지수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자기 평균보다 조금만 더 높은 기록을 보이면 하은주 이후 최초의 60%대 2점슛 야투율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1-5. 자유투상
경쟁이 끝났다. 박혜진(우리은행)은 현재 리그 유일의 90%대 자유투 성공률(90.20%)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 발목이 좋지 않아 잔여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예정이다. 2위권과 5%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뒤집힐 가능성이 없다.
박혜진의 자유투상 수상은 이번이 6번째이며, 통산 자유투 성공률은 86.80%(888/1023)다. 박혜진이 김은혜 해설위원의 87.26%(500/573)와 정선민 국가대표 감독의 87.14%(1952/2240)를 넘어설 수 있을지 기대된다.
1-6. 리바운드상
박지수로 결정됐다. 리그 유일의 두 자릿수 리바운드 기록자인 박지수(14.38개)는 2위 진안(BNK)보다 평균 4.95개 많은 리바운드를 잡았다.
진안이 박지수의 평균인 14.38개를 넘기 위해서는 남은 2경기에서 168개의 리바운드를 잡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진안의 이번 시즌 28경기에서 기록한 총 리바운드 수는 264개다.
1-7. 어시스트상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명암이 엇갈리며 3년 연속 어시스트 1위를 놓쳤던 안혜지(BNK)의 선두 탈환이 확정적이다. 6.18개의 평균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며 2위권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안혜지가 수상할 경우, 안혜지는 개인 통산 3번째 어시스트 1위를 기록하게 된다.
오히려 어시스트 부문은 안혜지의 1위보다 센터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현재 안혜지가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허예은(KB)이 5.41개로 2위, 신지현(하나원큐)이 5.00개로 4위다. 5위 이내에 가드는 3명이다.
그런데 배혜윤(삼성생명)이 5.13개로 3위, 박지수가 4.81개로 5위에 올라있다. 센터가 어시스트 TOP 5에 2명이나 올라온 시즌이다.
1-8. 스틸상
스틸 부문은 경합이다.
현재 가장 앞서있는 선수는 한채진. 2019-20시즌에 2점 야투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3점 야투상을 수상하며 만 37세의 나이로 타이틀 홀더가 됐던 한채진이 올해는 스틸 부문의 수상으로 이 기록을 만 38세까지 늘리는 데 도전 중이다.
현재 한채진은 28경기에서 45개의 스틸로 평균 1.61개를 기록, 이 부문 선두에 올라있다. 남은 경기가 많지 않아 한채진의 1위 확정이 유력하다.
가장 근접해있는 2위 이주연(삼성생명)은 코로나로 인해 잔여경기 출전이 불가능하다. 한채진이 남은 두 경기에서 스틸을 기록하지 못해 기록이 떨어진다 해도 경기당 1.5개가 되기 때문에, 1.46개인 이주연이 역전할 수 있는 기회는 없다.
오히려 3위인 박지현이 추월 가능성은 있지만, 한채진이 잔여 경기에서 스틸을 추가하지 못한다고 해도, 박지현이 남은 2경기에서 7개 이상의 스틸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역전이 쉽지는 않다.
1-9. 블록상
블록슛 부문은 초박빙 경합이다. 박지수의 5년 연속 수상과 이번 시즌, 줄곧 1위를 지켜왔던 김단비(신한은행)의 수성 여부가 관건이다.
사실, 5라운드를 마친 시점에서는 김단비가 박지수의 독주를 막을 것으로 보였다. 김단비는 당시 1.95개를 기록, 1.71개의 박지수와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재개된 6라운드에서 김단비가 3경기에 2개를 추가한 반면, 박지수는 2경기에 5개를 추가하며 초박빙의 경합 구도가 형성됐다.
현재 WKBL 홈페이지에는 두 선수 모두 평균 1.77개로 공동 1위로 나온다.
그러나 정확히 따지면 22경기에서 39개를 기록한 김단비가 1.7727개로 26경기에서 46개를 기록한 박지수(1.7692)보다 근소하게 앞서있다.
오늘 리그가 끝날 경우, 동률 1.77개로 두 선수가 공동 수상할지, 아니면 0.0035개 정도 앞선 김단비가 단독 수상 할지에 대해서는 WKBL도 정확한 유권해석을 내리지 못했다.
지금까지 WKBL은 수상 부문의 기록을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으로 결정해왔는데, 이 두 선수의 경우처럼 경합이 이루어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박지수는 데뷔와 동시에 블록 부문에서 독보적인 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루키 시즌에는 부상으로 시즌 합류가 늦어져, 규정경기 수에 1경기가 모자라 블록과 리바운드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음에도 수상을 하지 못했다. 그 당시 블록과 리바운드에서 1위를 차지한 선수는 김단비였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의 박혜진 역시 규정경기 수에 1경기가 모자라 3점슛 성공률에서 1위 수상을 못했다. 지난 시즌 박혜진은 19경기에서 110개의 3점슛을 시도해 53개를 성공, 무려 48.18%의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1경기가 모자라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베스트5 후보에서도 제외됐다.)
현재 김단비는 2경기, 박지수는 1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마지막 경기는 이들 소속팀 간의 맞대결이다. 블록슛 1위의 주인공은 오는 26일 열리는 두 팀의 맞대결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이 부분도 확신할 수는 없다.
1-10. 윤덕주상(최고공헌도)
총점 1139.45점을 기록 중인 박지수의 수상이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 2위 진안은 현재 831.90점. 1000점은커녕 900점을 넘긴 선수도 박지수밖에 없을 시즌이다. 지난 시즌에는 김단비도 1000점을 넘겼고, 김소니아(우리은행), 진안, 박지현 등이 900점 이상을 기록했다.
이제부터는 번외다. WKBL이 시상하는 통계에 의한 시상은 이렇게 10개 부문이다. 시상을 하지 않는 주요 부문의 1위에 대해 살펴보자. 살짝 불명예스러운 부분도 포함했다.
2-1 출전 시간
평균 출전 시간은 여전히 박혜진(36분 34초)이 1위다. 이번 시즌 유일하게 평균 출전 시간에 36분을 넘는다. 그 뒤를 김단비, 안혜지, 진안, 신지현, 한채진 등이 잇고 있다.
그럼 평균 출전 시간 말고, 총 출전 시간이 가장 많은 선수는 누굴까?
안혜지다. 안혜지는 이번 시즌 총 968분 24초를 뛰어, 팀 동료 진안(966분 12초)을 근소하게 앞서 있다. 이어 신지현 한채진 순이다. 이 4명의 선수는 이번 시즌 총 1000분 이상을 뛴 선수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2-2 최다 2점슛
WKBL이 3점슛상은 시상하지만 2점슛상은 시상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장 2점슛을 많이 넣은 선수는 그렇게 기억되지 않는다.
이 부문은 당연히(?) 박지수(207개)가 1위다. 유일하게 200개 이상을 성공했다. 2점슛인 만큼 센터들이 강세를 보인다. 하지만 센터의 틈바구니에서 신지현이 145개의 2점슛을 성공해 이 부문3위에 올라있다.
1위 박지수, 2위 진안, 3위 신지현, 4위 양인영, 5위 배혜윤 순이다.
2-3 최다 자유투
자유투 역시 2점슛처럼 성공률만 시상하고 최다 기록은 시상하지 않는다. 최다 자유투 역시 박지수가 독보적으로 1위다. 무려 131개를 성공했다. 다른 선수들은 130개 성공은커녕 130개를 던지지도 못했다. 박지수는 자유투 시도도 1위다. 166개를 시도해 131개를 성공했다.
자유투 성공 순위는 박지수에 이어 박혜진과 배혜윤이 92개로 공동 2위 김단비가 87개로 4위 김소니아가 84개로 5위다.
한편 자유투 시도 순위는 1위 박지수, 2위 배혜윤, 3위 진안, 4위 김단비, 5위 김소니아 순이다.
2-4 속공
속공을 가장 많이 성공한 선수는 이소희(1.04개)다. 리그에서 평균 속공이 1개가 넘는 유일한 선수다.
이소희에 이어 이주연, 김단비, 신지현이 경기당 0.9개 이상을 성공했다. 그리고 센터 배혜윤이 0.75개로 위다.
2-5 파울 유도
상대방으로부터 가장 많은 파울을 유도해낸 선수들은 대부분 인사이드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다.
1위는 역시 박지수. 26경기에서 204개의 파울을 얻었다. 경기당 7.85개의 파울을 당한 것. 2위는 7.04개의 배혜윤이다. 김단비(5.95), 진안(5.04), 양인영(5.0)도 5개 이상의 파울을 얻어냈다.
2-6 최다 파울
파울 유도를 봤으니 이제 최다 파울을 찾아봐야 할 차례다.
가장 파울을 많이 한 선수는 진안(102개)이다. 경기당 3.64개로 1위. 총 파울수도 100개를 넘겼다. 이번 시즌, 총 파울 수 100개를 넘긴 유일한 선수가 될 것 같다. 총 파울 수 2위인 김진영(BNK)이 현재 90개로,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5반칙 퇴장을 당하지 않는 한, 100파울을 넘어설 선수는 없다.
평균 파울로 볼 때 2위는 박지현(3.38개), 3위는 윤예빈(3.23개, 삼성생명) 4위는 김진영(3.21개), 5위는 김소니아(3.16개)다.
다만, 자유투를 내준 파울은 진안(1.79개), 박지현(1.73개)에 이어 신지현(1.71개)이 3위에 올라있다.
2-7 퇴장
최다 퇴장은 파울이 가장 많았던 진안이 6회로 1위다. 그리고 하나원큐의 정예림도 6번 퇴장을 당해 진안과 공동 1위다. 신지현도 5번 퇴장을 당했고, 김한별(BNK), 김지영(하나원큐), 엄서이(KB), 이소희, 양인영도 4번 퇴장을 당했다.
출전시간 대비로 보면 진안이 966분을 뛰고 6번 퇴장을 당한 반면, 엄서이는 332분을 뛰고 4번 퇴장을 당해 순도(?)가 더 높았다고 볼 수 있다. 박혜미(삼성생명)도 306분을 뛰었는데 3번 퇴장을 당했다.
2-8 턴오버
상당히 신경 쓰이는 기록이지만 턴오버는 결국 팀의 에이스급, 그리고 볼 핸들러가 가져가야 하는 숙명이다.
현재 턴오버 1위는 신지현. 경기당 3.18개를 범했고, 이번 시즌 턴오버가 3개 이상인 유일한 선수다. 최근 몇 년간 박지수가 3개 이상의 턴오버를 기록했었는데, 이번 시즌 2.92개(2위)로 줄였다. 3위는 2.7개의 강이슬. 김소니아가 2.32개로 4위, 양인영이 2.29개로 5위다.
2-9 최다 교체 선수
최다 교체 부문은 신한은행의 독주를 BNK가 견제하고 있는 형태다.
신한은행의 유승희, 김아름, 강계리가 최다 교체 TOP3다. 유승희가 5.61회(157회), 김아름과 강계리가 5.54회(155회)다. 진안이 5.46회(153회)로 4위인데, 이 4명이 최다 교체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5.32회(117회)의 곽주영(신한은행)이 5위이고, BNK의 김한별(5.31회/138회), 김진영(5.14회/144회), 이소희(5.11회/143회)가 6-8위를 형성했다.
공동 9위는 3명인데 신한은행의 이경은(5.04회/116회), 그리고 안혜지와 신지현이 똑같이 5.04회(141회)를 기록 중이다.
그러니까, 최다교체는 1위부터 공동 9위까지 총 11명 중에 하나원큐 1명을 제외하고, 신한은행과 BNK가 각각 5명씩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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