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흥미 있는 이야기들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인 구단주가 퇴출되는 상황에 이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강호 첼시 인수전에 우리나라 금융 기업인 하나금융그룹이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C&P 스포츠그룹'이라는 에이전시 회사와 함께 하나금융그룹이 인수전에 나선다고 한다. 'C&P 스포츠그룹' 대표도 한국인이라고 한다.
사실, 인수 가능성이 그렇게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하나금융그룹의 자산이 결코 적은 것은 아니지만, 경쟁자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다. 그리고 여전히 서양 문화권에서는 타 인종의 그룹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차별이 존재한다. 태국 킹 파워 그룹의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전 회장이 레스터시티를 인수하고 전폭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이런 예가 흔치는 않다. 특히 빅 클럽일수록 더 그렇다.
실제로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첼시를 인수할 때와 만수르가 맨체스터 시티를 인수했을 때의 온도차는 상당했다. 둘 다 '오일 머니'라고 비판했지만 적어도 당시에는 러시아 오일이 아랍 오일보다 그들에게 거부감이 적었나 보다. 영국 매체들은 공개적으로 만수르에게 "오일 머니로 클럽을 살 수는 있겠지만, 역사와 클래스를 살 수는 없다"고 반감을 표시하기도 했고, 만수르의 맨체스터 시티 인수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타구단, 타구단 팬들, 그리고 타 리그 팬들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싸잡아 조롱하기도 했다.
물론 "부자가 돈을 쓰는 게 어떤 건지 보여주겠다"고 선포하며, 인수와 동시에 'Real Rich'의 레벨을 보여준 만수르 덕분에 비판은 환호가 됐고, 맨체스터 시티의 성과를 오일 머니로 폄훼하는 타 구단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팀에 경영난이 닥치면 가장 먼저 아랍 왕자들을 '장화 신은 고양이의 눈빛'으로 쳐다본다. 그리고 뉴캐슬이 성공했다.
아무튼 이런 정서는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 그리고 은행이 갖는 태생적인 보수성은 다른 재벌들과는 '투자'의 부분에서 상당한 괴리를 만들수도 있어,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프로구단이야 운영비가 높지 않기 때문에(해외 빅리그와 비교해서는 물론이고, 금융그룹 입장에서 단독적으로 보기에도 크게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에) 부담이 없지만, 유럽 축구는 ①기본적인 사이즈가 다르다. 그리고 이미 ②로만의 투자를 즐겼던 더 블루스를 만족시킬 수 있는 투자가 가능할지, ③지원한다고 했을 때 그 정도 출혈을 감수하면서 구단 운영은 철저하게 무개입을 유지할 수 있을지, ④그렇다고 하나금융그룹이 직접 개입한다고 해서 상업적-기업적 운영과 머천다이징에 강점을 보일 수 있을지... 그리고 무엇보다 ⑤금융의 머니게임이 아니라 프로 스포츠의 머니게임을 제대로 승부할 수 있을지... 의문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일부에서는 하나금융그룹이 원래부터 축구에 진심이었다고 한다. 1998년부터 축구대표팀 공식 후원 은행이었고, 15년간 국가대표 A매치 타이틀 스폰서를 하고 있고, 공식 후원과 각종 타이틀 스폰서, 대회 개최는 물론 대전 시티즌을 2020년에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음을 예로 든다.
이 글에서는 하나금융그룹의 첼시 인수 가능성과 역량, 그리고 청사진을 이야기 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그 부분을 이해하고 분석하기에는 내 정보와 지식이 한없이 부족하다.
다만 하나금융그룹의 '축구에 대한 관심'이라는 부분은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 확실히 할 것은 '원래부터 진심'이라는 부분에 대한 이해다.
하나금융그룹의 축구 사랑? 하나금융과 김승유 전 회장
일단, 대한민국 금융그룹의 구조상 이런 것 자체가 정착될 수가 없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금융그룹 회장이 바뀌고 주요 인사가 달라지는 게 대한민국이다. 심지어 여당이 정권을 유지해도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금융그룹 총수가 달라진다. 그리고 그에 따라 고위 인사의 구성, 심지어는 학맥까지도 여전히 공공연하게 유지되는 것이 금융그룹이다.
일반 대기업은 오너의 성격에 따라 '원래부터 진심'이라는 기조가 이어질수 있지만, 대한민국 금융그룹은 그런 것이 정착되고 유지되기가 힘들다. 그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제왕적 리더십으로 금융그룹을 통치하다시피 하는 회장이 등장해야 하는데, 사실상 정부의 월급 회장 범위를 벗어나기 힘든 대한민국 거대 금융의 상황을 보면 그런 구조가 만들어지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은행에는 그런 인물이 있었다. 바로 김승유 전 회장이다.
김승유 전 회장은 한일은행에 입행한 후, 한국투자금융의 원년 멤버로 뛰어들어 주요직을 모두 휩쓴다. 이후 한국투자금융이 1991년에 하나은행이 되는데, 이를 이끌었던 주역 중 한 명이 김승유 회장이며, 1997년에 하나은행 2대 은행장이 된다. 뭐, 거의 하나은행의 전설적인 시마과장... 이라고 보면 될 거 같다.
하나은행은 김승유 체제에서 서울은행, 보람은행, 충청은행을 인수하며 거대 은행이 됐고, 2010년에 외환은행을 인수하며 대한민국 4대 금융그룹으로 자리를 굳혔다.
김승유 회장은 하나은행이 태동하기 전부터 적자이자 성골이었다. 창사 이후 하나금융그룹을 경영(이라 쓰고 통치라 읽는다)하며, 대한민국 대형금융그룹 회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장수했고, 막강한 권력을 오랫동안 유지하며 제왕적 권력을 행사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는 사실상, 대한민국 금융권의 수장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김 전 회장이 축구에 정말 진심이었을까?
스포츠를 정말 좋아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 기업에 스포츠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이건희 전 삼성 회장, 수익성을 위해 운영 구단을 해체하자는 주변의 진언에도 "마이너스가 나더라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유지하라"고 일갈했던 문선명 전 통일교 총재. 뭐... 비슷한 라인 축에는 들지 못하지만, 다른 구단들 사이에서 뭔가 거지꼴이 됐음에도 워낙 야구가 좋아서 야구단을 매각하지 않는 두산 그룹 오너가.
사실 이런 기준 어디에도 김승유 회장은 부합하지 않는다.
일단 축구대표팀 공식 후원은 하나은행이 갑자기 한 게 아니다. 하나은행이 인수한 서울은행이 하고 있던 거다. 인수하면서 그것까지 갖고 오게 된 예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김승유 회장의 확실한 경영 철학 중 하나가 바로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비용의 문제를 떠나, 스포츠 구단 운영의 현실성을 고려할 때, 은행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성적을 내도, 그 칭찬이 은행 상품과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좋지 못한 성적을 낼 경우 발생하는 이미지의 손실, 그리고 스포츠단의 운영 실수가 그룹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더 컸다.
90년대 후반부터 추락하기 시작했던 K리그 명문 부천 SK가 오랜만에 FA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을때, 이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당시 그룹 임원이 단상에 올라 "축구단은 운영하면 손해다. 성적을 내면, 부천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싫어하고, 성적을 못 내면 모두가 싫어한다. 그래서 골프 같은 걸 해야 한다"고 망언을 했던 것과 판단의 기준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아! 부천 SK는 저 망언 사건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제주 야반도주 사건을 일으켰다.
그런데 금산분리가 중요한 우리나라에서 대형 은행들은 특이하게도 스포츠단을 운영하고 있었다. 국내 대형은행들은 모두 여자프로농구단을 운영 중이었고, 사격팀을 운영하는 곳도 있었다. 국민은행은 축구단도 운영하다가 1부 리그 승격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해 여론의 질타를 받자 시민 구단으로 돌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대형 은행으로 성장한 하나은행만 꾸준히 스포츠단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것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빌미가 됐다. 그래서 김승유 전 회장은 대회를 개최하고, 후원하는 방법으로 스포츠단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비판과 지적을 피해왔다. 가장 눈에 보이는 것이 축구 국가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제대회였고, 그 외에 골프 대회에도 매우 적극적이었다.
내가 (재)홍명보장학재단에 있을 무렵, 매년 크리스마스 때 열리는 자선축구의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는데, 이를 하나은행이 맡으며 큰 시름을 덜었던 바 있다. 그런데 이 또한 하나은행이 나서서 자선축구를 맡은 것이 아니다. 매치 대행사 계약 조건으로 연간 '국가대표 A매치 O경기 + 홍명보 자선경기'를 묶은 것이다.
농구단 창단은 어떻게 된 일일까?
하나은행은 결국 여자농구단을 창단했다. 갑작스럽게 구단 운영을 포기한 신세계를 인수해, 2012-13시즌부터 재창단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WKBL의 6개 구단 체재가 '금융권 5팀과 신세계' 라는 구조는 신세계에게 '금융권 그룹 위주의 운영으로 한계를 느꼈다'는 신박한 탈퇴 근거(?)를 마련했고, 신세계는 여자농구에서 발을 뺐다. 지금 프로야구 SK를 인수해 즐거워하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보며, 종목 차별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 여자농구 운영 포기는 정 부회장과 관계없이, 당시 회장이었던 구학서 고문이 주도한 것이다.
신세계의 운영 포기 움직임을 알고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회의원을 역임했던 김원길 WKBL 당시 총재가 하나은행을 만나 인수를 요청했지만 하나은행은 응하지 않았다. 그런데 변화가 생겼다. 김승유 회장이 물러난 것이다.
김승유 회장이 물러난 것도 사실은 그가 얼마나 정략적으로 뛰어난 인물이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임기를 1년 앞두고 김정태 은행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며 명예롭게 물러나, 거의 상왕과도 같은 지위를 더 누렸다. 물론, 이후 힘을 키운 김정태 회장과의 싸움에서 밀렸다고 하지만, 회장 자리를 내주고도 한참 지난 후의 이야기다.
김승유 회장은 고려대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매우 깊은 유대관계를 갖고 있었는데, 당시 '금융권 4대 천왕'으로 불렸고, 외환은행 인수 때도 도저히 외환은행을 감당하기 힘든 하나은행이 인수가 가능했던 것은 대통령 때문이라는 말이 있었다. 심지어 당시 여당에서도 금융위원장보다 김승유 회장의 서열이 위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그런데 그는 정점에 올라있던 시점, 이 전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남은 상황에 알아서 자리를 내려온 것이다.
4대 천왕 중 자리를 지켰던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단칼에 날아갔다. (물론 자진사퇴 그림이었다) 사실 어윤대 회장은 "KB는 민간 기업"이라고 강조하면서 연임까지 노리고 있었지만, 어림없었다. 정권이 유지된 탓에 칼바람은 순화됐지만, 어쨌든 비참하게 자리를 마치지 않은 것은 김승유 회장이 유일했다.
아무튼 1년 먼저 2012년 아름답게 김승유 회장이 내려온 후, 하나금융그룹에는 김정태 신임 회장이 취임했고, WKBL은 김원길 전 총재보다 훨씬 더 강력한 권력을 쥐고 있던 최경환 신임 총재가 취임했다.
최 총재는 김정태 회장에게 농구단 인수를 요청했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정태 회장이 김승유 전 회장의 입장에 반하는 선택을 하면서 전임의 입김을 줄이려고 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김승유 회장은 퇴임 후에도 꾸준히 김정태 회장보다 큰 힘을 누렸다. 앞서 언급했듯이 '상왕'이라는 말이 많았고, 하나금융그룹의 사업적 행보에 대해서도 "회장이 아니라 그 윗선의 뜻"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것도 꽤 있었다. 이런 시기에 굳이 김정태 회장이 김 전 회장과 고의적으로 대립각을 세울리는 없다. 사실 농구단 창단이 금융그룹 첨단에 있는 전현 인사에게 그렇게 큰 이슈도 아니겠지만...
하지만 신임 최경환 WKBL 총재에게는 리그가 파행으로 운영되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고, 신임 총재의 힘을 보여주는데 있어서 해체된 신세계에 대한 빠른 해결은 시급한 당면과제였다. 그러한 최경환 총재의 인수(혹은 창단) 권유는 이전 김원길 총재의 부탁과는 분명 다른 무게였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하나은행의 농구단 창단은 여자농구 입장에서 볼 때, 최경환 총재의 엄청난 공헌이다. 이후 최 총재는 경제부총리까지 역임했고, WKBL 총재를 내려놓은 뒤에도 명예 총재로서 상당한 역량을 과시했다. 그가 농구장에 나타나는 날에는 단장급이 아니라 구단주들이 발벗고 따라 나섰다.
결국 김정태 회장 취임 6개월, 최경환 총재 취임 4개월만에 하나은행이 농구단을 창단했다.
'진심'이라는 단어에 대한 평가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하나은행이 원래부터 축구에, 정확히는 스포츠에 진심이고 적극적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그저 그룹의 성장과 CSR의 방향을 그렇게 잡았을 뿐이다. 그리고 김승유 전 회장의 우려처럼 구단을 운영하면서 삐걱거리는 일이 발생했던 것도 사실이다.
여자농구 창단 초기, '원 지주 투 뱅크 체제'하에 하나은행 출신보다 콧대가 높았던 외환은행 출신(뭐랄까.. 그야말로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딱 그 느낌)들은 노조를 통해 농구단을 계속 비판했고, 이후 첼시 리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하아.. 정말 이 첼시 리 사건은... 첼시 리 등록 때부터, 문제가 있을 거라고 WKBL에 그렇게 적극적으로 의사를 개진하고 의혹을 확인할 방법을 제시했는데, 그중에 한 번만 돌아봐줬어도 그런 스캔들은 터지지 않았을 텐데. 아무튼 그 얘기는 나중에 기회 되면 쓰는 걸로...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대전 하나은행 시티즌도 인수 초기에 운영과 관련해 문제점들이 불거져 나왔던 걸로 안다. 기사도 꽤 나왔던 거 같은데... 그땐 내가 산업, 축구 모두 담당하지 않을 때라... -_-;;;
결과적으로 '하나금융그룹의 축구 사랑'이라는 문장은 그다지 호응한다고 보기 힘들다. 첼시 인수 도전은 그야말로 이익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SK가 과거 경영난을 핑계로 여자농구단을 해체하면서 당황스럽게도 남자 농구단을 창단하고, 이어 야구단까지 창단했던 사례. 그러면서 축구는 야반도주. 그리고 대한민국 프로스포츠의 노른자라고 할 수 있는 프로야구단을 매각하는 상황도 모두 기업의 이익(유형이든 무형이든)이 우선인 것이고, 이번 하나은행의 결정 역시도 그런 기준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축구에 진심? 음... 그건 정말 아니라고 본다. 집행하려고 계획한 체육 관련 예산 중 비교적 그 부분에 가치를 높게 둘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우호적인 평가를 하고, 그 정도의 찬사를 하고자 한다면, 해당 기업 혹은 그룹이나 그 주체가 어느 정도의 손실이나 손해, 혹은 확실한 레드 오션임에도 대가의 상환이나 투자의 회수를 기대하지 않고도 투신할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결론>
국내 기업의 세계적 축구 클럽 인수 도전. 쉽지는 않겠지만 응원한다.
하지만, 하나금융그룹이 태생적으로 친 축구 성향을 가졌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 하나금융그룹은 대한민국 금융그룹 중 스포츠에 가장 소극적인 곳이었다.
덧. 국내에서는 하나금융의 첼시 인수를 어떻게 보나 싶어서 뉴스 검색을 해봤더니... 하아... '하나은행' '첼시'로 치니까 여전히 첼시 리 얘기가 대부분이다... 안타깝다. 10년 후에도 그럴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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