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Antasize/iNside sports

2022년 여자농구 FA

728x90
반응형

1년 전 오늘이었나, 어제였나... 삼성생명이 업셋 우승에 성공했었다. 원래 여자농구는 3월 중에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까지 일정을 모두 마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리고 4월에 FA 시장이 열렸다. 하지만 올해는 국가대표 일정으로 인한 휴식기가 길었고, 4월 초중순까지 리그가 이어진다. 

 

따라서 FA 시장도 예년보다 늦게 열린다. 언제부터 시작해서 일정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발표가 안 된 것 같은데... 게으른 나머지 정확한 일정을 알아보지는 않았다. 그래도 어떤 선수들이 자격을 획득할지, 그리고 어떤 구단들이 이번 시장에 야심 차게 나설지 예상해보자.

 

사실 여자농구는 남자농구보다 FA 대상자를 확인하기가 더 어렵다. 대상자를 깔끔하게 말해주는 팀이 있고, 다 아는 이야기임에도 굳이 숨기는 팀도 있다. 1차 FA의 경우에는 출전 시간을 따져야 하고, 모든 조건이 맞아도 FA 대신 장기 계약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누가 FA 자격을 획득했는가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여러 가지 상황과 조건들을 바탕으로 유추해볼 수밖에...

 

1. FA 자격 취득자는 누가 있을까?

 

셀러리캡 소진율 1차 FA 2차 FA
BNK 103.14% 김선희 김시온 이민지 노현지
KB 100% 박지수 박지은
삼성생명 87.57% 박찬양 이주연 김한비 박하나
신한은행 100% 김연희 이혜미 한엄지 강계리 곽주영 김단비 김아름
이경은 정유진 한채진
우리은행 100% 나윤정 박다정 최이샘
하나원큐 80.39% 김미연 김예진 이하은 고아라 구슬 김이슬 신지현

대략 따져보면 표에 언급된 선수들이 이번에 FA 자격을 획득하는 것으로 보인다. 1차 FA와 2차 FA로 나눠져 있는데, 1차 FA는 그냥 원소속 구단과 우선 협상을 해야 하고 구단이 선수 1인당 최고액(3억 원)을 제시하면 팀을 옮기지 못하는 FA이고,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FA는 2차 FA라고 단순하게 구분하면 된다.

 

일단 대상 선수들 중 하늘색 굵은 글씨로 처리된 선수들은 이번 시즌에 FA자격을 획득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하지만 회색 글씨로 적힌 선수들은 상황을 봐야 한다.

 

1차 FA 중 김선희, 이민지(이상 BNK), 박찬양(삼성생명), 이혜미(신한은행), 나윤정(우리은행), 김미연, 김예진(이상 하나원큐) 등 7명은 연차에 맞게 채워야 할 출전 시간을 달성하지 못할 것 같다. 따라서 FA 획득 연차는 되었지만 자격을 획득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수(KB)는 문제없이 1차 FA 자격 요건에 해당하지만, 이미 장기계약을 했다는 말이 있다. 구단이나 연맹 측에서 확인해주지 않는 부분이라 공식적으로 발표하거나 기사화할 수는 없지만, 여러 채널에서 그런 이야기가 꾸준히 들리는 걸로 봐서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2차 FA 자격에 해당하는 김아름(신한은행)은 신한은행과 장기계약을 한 것으로 안다. 

 

 

2. 이번 FA 시장의 대어는?

FA 제도가 바뀐 2020년 이후 박혜진(우리은행)과 강이슬(KB)이 관심의 첨단에 섰다. 최대어였던 이들은 FA 시장을 뜨겁게 달궜고, 박혜진은 잔류를, 강이슬은 이적을 택했다. 그렇다면 올해의 최대어는 누구일까?

 

가장 먼저 눈이 가는 선수는 당연히 김단비(신한은행)다.

 

박지수가 설령 장기 계약을 하지 않아, FA 자격을 획득한다 해도, 1차 FA이기 때문에 KB에서 개인 최고액인 3억 원을 제시하면 잔류가 확정된다. 이미 그 연봉을 수령하고 있는 박지수인 만큼 FA 자격 획득 여부와 관계없이, 이동수는 없다고 봐야 한다.

 

김단비는 박지수를 제외했을 때, 가장 독보적인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FA 대상자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선수다. 1990년생으로 이제는 적은 나이가 아니라는 점, 예전보다 고질적인 부상 이슈가 늘고 있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개인 능력으로 팀 성적에 가장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라는 점, 그리고 이번 FA 시장 최대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이밖에는 신지현(하나원큐)과 최이샘(우리은행)이 김단비와 함께 이번 FA 시장의 '빅3'로 구분된다. 오히려 타구단 입장에서는 신지현과 최이샘이 김단비보다 접근의 부담이 적다는 분석도 있다.

 

 

3. 이번 시장의 거상은 누가 될 것인가?

가장 적극성을 보일 팀은 하나원큐다. 지난 몇 년간 이적 시장에서 계속 손실 보고서를 써야 했던 하나원큐는 이번 시즌, 프런트 실무자가 바뀌었다. 팀 성적과 여러 가지 여건, 그리고 현재 샐러리캡 소진율이 가장 적다는 사실 등은 하나원큐가 이번 시장에 적극성을 보일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하나원큐에게는 참 바쁜 FA 시장이 될 것 같다. 일단 집토끼부터 사수해야 한다. 신지현은 물론 구슬과 이하은도 하나원큐 입장에서는 반드시 잡아야 할 선수다. 또한 외부 FA 영입도 신경 써야 한다. 현재 하나원큐의 객관적인 전력은 플레이오프를 기대하기에 부담이 있다. 장기적으로 기존 선수들의 성장도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외부에서 수준급 선수를 데려오는 것도 필요하다.

 

하나원큐는 작년에도 FA 자격을 획득한 선수들이 질문한 "전력 향상을 위한 방안"에 명확한 답을 주지 못했다. 팀을 떠난 선수는 물론 남은 선수 중에도 이 부분에 아쉬움을 말한 이가 있다. 이번 FA 시장에서는 공격과 수비,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빈손으로 시장을 마쳐서는 안 된다.

 

작년 FA 시장과 이적 시장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던 BNK는 이번에도 적극적으로 영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선수 이적 영입으로 인해 샐러리캡 소진이 100%를 넘어갔지만, 이는 충분히 조절이 가능한 상황이다. BNK는 올해에도 빅3에 해당하는 선수들의 영입전에 참전할 것이다.

 

지난 2년간 FA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이었던 KB는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2020년 박혜진 영입전에 나서 우리은행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작년에는 강이슬 영입에 성공한 KB는 이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좋은 전력을 구축했고, 누구를 데려오든 반대급부로 내줘야 하는 보상 선수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내부적으로도 지켜야 하는 선수들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좋은 편이다.

 

게다가 통합 우승까지 달성할 경우, 외부 영입보다는 현재 상황에서의 샐러리캡을 맞추는 데에 더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KB는 이번 시즌, 고액 연봉자들은 자신의 이름값을 했고, 작년보다 성장한 선수들도 적지 않다. 계약 기간 중 연봉이 픽스되어 있는 선수도 있다.

 

챔프전 우승을 놓치지 않는 한, KB가 이번 FA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우리은행은 이번에도 수성이 우선이다. 2020년 박혜진과 김정은을 지켜냈던 우리은행은 작년, 김소니아가 1차 FA였음에도 계약을 이끌어내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샐러리캡이 가득 차 있어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고액 연봉자가 많은 팀이다. 등록 선수가 가장 적기에, 선수 평균 연봉은 가장 높은 팀이다. 이번에도 우선은 최이샘 잡기가 먼저다. 우선 협상이 없는 2차 FA이기에 상당히 피 말리는 싸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전력 이탈의 손실이 있을 경우, FA 시장에서 우리은행에 관심을 가질 준척급 선수가 등장할지도 미지수다. 때문에, 최이샘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가장 복잡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보인다. FA 자격을 획득한 선수가 너무 많다. 대외적으로는 "FA 선수를 모두 잡겠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매우 힘든 부분이다. 일단 '반드시 잡아야 하는' 김단비의 몸값이 변수다. 김단비 스스로 "내 선수 생활의 마지막 FA일 것"이라고 한 만큼, 김단비를 잡을 팀은 거기에 맞는 금액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최대어였던 강이슬, 배혜윤(삼성생명) 등이 옵션 포함 4억 원 선에서 계약을 맺었지만, 김단비는 이보다 높은 조건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김단비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신한은행으로서는 그러한 출혈을 감안했을 때, 너무 많은 다른 FA들을 전부 잡을 수 있을지가 확실치 않다. 어쩌면 중심을 잡아 줄 핵심 선수를 중심으로 리빌딩을 선택할 수도 있어 보인다. FA 시장에서 행보가 가장 기대된다.

 

삼성생명은 아직까지 정확한 움직임은 알 수 없다. 샐러리캡 소진율이 높지는 않지만, 삼성 그룹 자체에서 스포츠단의 샐러리캡을 85% 선에서 유지하려 하기에, 적극적인 선수 수급에 나설지는 알 수 없다. 또한 자신들의 유망주에 대한 평가와 만족도가 자체적으로 높은 상황이기에, 외부 영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상선수 유출도 신경 쓰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FA 시장을 남의 일처럼 흘려보내지는 않을 것 같지만, 특별한 액션을 취할지 여부는 유보적이라고 생각된다.

 

4. 선수 외적인 변수

이번 FA 시장에서 선수 자체의 변수 외에 존재하는 중요한 부분은 사령탑의 변화다. WKBL에는 올해 계약이 만료되는 감독들이 존재한다. 성적과 별개로 감독 이동과 관련한 루머가 나오고 있는 팀들이 꽤 있다. 복수의 구단에 새로운 감독이 올 수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심지어 불명예 교체가 아닌 케이스에 관한 이야기들이 종종 나온다.

 

만약 그런 이야기들이 사실이라면, 어떤 감독이 새롭게 팀을 맞느냐, 그리고 그 감독이 여자농구를 경험한 인물이냐 아니냐에 따라 FA 시장에서의 행보는 충분히 변화가 생길 수 있다.

 

WKBL이 FA 제도를 변경하면서, 무미건조하고 무의미해 보였던 이적 시장이 조금 더 활기를 띠게 됐다. 이해관계에 얽힌 구단 프런트(주로 사무국장)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앓아누울 만큼 고난의 한 달을 보내지만, 팬들에게 볼거리가 많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의 분위기가 시장까지 이어진다면, 어쩌면 올해의 FA 시장이 작년, 재작년보다 더 복합적이고 치열하게 진행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진 = 이현수 기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