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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칭의 플레이오프. 부분 연기로 인한 4팀의 이해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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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칭의 플레이오프가 시작된다. WKBL은 당초 331일부터 KBBNK, 41일부터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하루씩 번갈아가며 플레이오프를 치를 예정이었다. 플레이오프 일정을 늦어도 45일에 마치고 48일부터, 플레이오프의 승리 팀끼리 챔피언 결정전을 갖는 일정이다.

 

하지만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WKBL 유일의 '코로나 청정 구단'이었던 신한은행에 코로나 확진이 발생하며 플레이오프 일정을 미루게 됐다.

 

그런데 전체 일정이 다 밀린 게 아니다. KBBNK는 예정대로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두 팀의 플레이오프는 3차전까지 가더라도 44일에 끝난다. 그런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플레이오프는 이후 45일부터 시작해 7일에 2차전, 그리고 3차전까지 갈 경우 휴식일 없이 8일에 3차전을 갖는다. 그리고 챔피언 결정전은 10일부터 시작이다. 아마도 4월 10일 일요일에 지상파 중계가 잡혀 있어서, WKBL로서는 10일에 반드시 챔프전을 해야 하는 게 아니었을까 싶다.

 

아무튼 이렇게 변경된 일정과 관련해 각 팀의 손익계산은 어떻게 될까?

 

구분 날짜 시간 장소
PO A 1차전 3월 31일 19:00 KB스타즈 vs BNK썸 청주
PO A 2차전 4월 2일 18:00 BNK썸 vs KB스타즈 부산
PO A 3차전 4월 4일 19:00 KB스타즈 vs BNK썸 청주
PO B 1차전 4월 5일 19:00 우리은행 vs 신한은행 아산
PO B 2차전 4월 7일 19:00 신한은행 vs 우리은행 인천
PO B 3차전 4월 8일 19:00 우리은행 vs 신한은행 아산

 

1-1. BNK

현재 일정에 가장 불만이 없는 팀은 BNK. BNK는 이미 3월 초에 코로나 이슈로부터 탈출했다. 물론 선수 중 김진영이 유일하게 확진 판정을 받지 않고 지금까지 버티고 있지만, 구단에서는 김진영이 추가 양성이 나올 가능성을 거의 배제하는 분위기다.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선수들까지 전원이 확진 판정 나온 상황에서 유일하게 혼자 음성이었기에, 정말 슈퍼 항체를 갖고 있거나, 아무도 모르게 코로나가 거치고 지나간 게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다.

 

일찌감치 코로나 이슈에서 탈출했고, 마지막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던 4위 싸움도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삼성생명이 하나원큐에게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326일부터 여유 있게 선수단을 운영했다. 분위기도 상승세이며, 김한별에게 휴식을 줬다. 정규리그에서 KB에게 6전 전패를 했지만 대부분의 경기에서 접전이었다는 것에 기대를 건다. 특히 KB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점, 다른 팀 빅맨들보다 진안이 박지수와의 맞대결에서 선전을 펼친다는 점은 장점이다.

 

BNK는 특별히 서두르지 않고 오늘 낮에 청주로 이동했다. 정규리그 때와 똑같은 루틴으로 청주 원정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선수들 컨디션과 건강상태 모두 양호하고 사기도 높다. 오히려 일정이 밀렸으면 상승세의 리듬이 달라질 수 있었을 텐데, 적어도 지금의 일정은 BNK에게 매우 우호적이다. BNK 내부적으로도 올 시즌 개막 후, 가장 좋은 일정과 흐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1-2. KB

나쁘지는 않지만 좋을 것도 없다. KB로서는 플레이오프 일정이 함께 연기되는 것이 그래도 더 나은 상황이었다. 마지막 라운드에 주축 선수들이 모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필 가장 마지막에 걸린 것이 박지수였다. 28일에 자가 격리가 끝난 박지수는 어제부터 팀 훈련에 합류했다. 컨디션을 끌어올리고는 있지만 정상은 아니라고 한다. 특히 6라운드에 허리 통증으로 결장이 있었고, 출전 시간이 적어 게임 체력에 분명한 약점이 존재한다.

 

사실, 박지수가 정상 컨디션이면 대부분의 변수가 지워지는 시리즈다. 박지수는 개인 기량도 뛰어나지만 집중력이 좋고 큰 경기에 강하다. 체력적인 부침이 없는 상황에서의 박지수를 큰 경기에서 상대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다. 게다가 KB의 전체적인 전력은 작년보다 더 좋아졌다. 특히 KB는 정규리그와 달리 단기전에서는 홈에서 무척 강하다. 2016-17시즌 이후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72패를 기록했다. 마지막 패배는 2017-18시즌 우리은행과의 챔피언 결정전이었고, 이후로는 5연승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선수들의 컨디션이 대체적으로 정상은 아니지만, 만약 BNK를 잡을 경우에는 매우 유리한 상황에 서게 된다. 선수들의 컨디션도 올라오고, 2-3위 팀 간의 플레이오프가 이후에 열리면서 체력적으로 무척 우세한 상황에서 챔프전을 치를 수 있다. 현재 WKBL에서 정상 스쿼드를 활용하는 KB에게 체력적으로 열세인 팀이 승리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1-3. 변수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핸드 채킹과 몸싸움에 대해 판정 기준이 정말 엄격했다. 그런데 챔프전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기준이 지난 시즌으로 돌아갔다. 어느 한쪽에게 편파적이지는 않았지만, 판정 기준이 바뀐 것이 KB에게 확실히 불리했다. 정규리그 때의 기준이었으면 김한별은 5경기 모두 5반칙 퇴장이었다.”

 

지난해 챔프전이 삼성생명의 기적과도 같았던 업셋 우승으로 끝난 후, 다른 팀 감독이 내놨던 평가다. 이에 대해 해설위원들은 물론 지금은 BNK의 감독인 당시 박정은 WKBL 경기운영본부장도 심판들의 판정 기준이 정규리그 때와 달랐음을 인정했다.

 

KBBNK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심판들의 판정 기준은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경기당 BNK20, KB19.33개의 파울을 범했다. 큰 차이가 없다. 상대방 파울을 얻어낸 빈도도 비슷했다. 평균 0.5개 이내의 차이다. 하지만 그 파울을 누가 하느냐의 차이가 있다.

 

이번 시즌 WKBL에서 경기당 평균 파울 3개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총 12. BNK는 베스트5 전원이 여기에 속한다. BNK의 파울은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범했다. 특히 진안은 경기당 평균 3.5개의 파울로 리그 최다 파울 선수다. KB는 허예은(3.07) 1명만이 평균 3개 이상의 파울을 범했고, 최다 파울 20위 이내에 허예은 외에는 단 한 명도 올라있지 않다.

 

퇴장도 마찬가지. 진안이 공동 1(6)이고, 김한별과 이소희가 각각 4번씩 퇴장을 당했다. KB도 엄서이와 허예은이 각각 4번과 3번 퇴장을 당했지만 BNK에 비해 훨씬 주력 선수들의 파울 관리가 잘됐다.

 

1차전은 청주에서 열린다. 플레이오프라는 큰 경기, 그리고 여자농구특별시를 자부하는 청주에 많은 관중이 몰린다면, 경기장은 노란색 물결이 가득 찰 것이다. 김한별, 강아정을 제외하고는 플레이오프에 긴 시간을 뛴 선수가 없는 BNK. 진안, 이소희 등이 첫 플레이오프에서 긴장하거나 흥분할 경우 파울 관리에 더욱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특히, BNK는 박지수를 막는 과정에서 파울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몸싸움과 핸드 채킹에 대해 심판이 얼마나 민감하냐에 따라 경기 균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BNK는 적극성과 파울 사이에서 노련한 운영이 반드시 필요하다.

 

 

2-1. 신한은행

정규리그 내내 코로나19로부터 잘 피해있었던 신한은행은 하필 가장 중요한 시점에 직격탄을 맞았다. 최소 5명의 선수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중 4명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선수들이다. 문제는 다른 구단들의 순차적 확진 사례를 볼 때, 음성 판정을 받은 선수들도 차후 양성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다행히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다 해도 신한은행의 부담은 크다. 확진인 선수들의 자가 격리가 끝나는 날은 43. 하루 훈련 후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러야 한다. 음성 판정을 받은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지만, 에이스 김단비 없이, 플레이오프 이틀 전까지 훈련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훈련의 효율성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은행을 맞는 신한은행의 가장 큰 강점은 다양성이었다. 선발 스쿼드부터 백업의 구성, 심지어 상황별 교체 순서까지 사실상 다 드러나 있는 우리은행과 달리, 신한은행은 변수가 많다. 전술 여부를 떠나 누가 언제 나올지에 대한 계산도 쉽지 않은 게 신한은행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없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2-2 우리은행

적어도 플레이오프만 놓고 봤을 때 우리은행도 손해는 아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코로나19 자가 격리 이후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 속도가 더뎌, “며칠이라도 일정이 밀리는 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었다. 우리은행으로서는 기존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은 물론, 우리은행의 가장 큰 무기인 조직력 극대화를 위한 손발 맞출 시간을 벌었기에, 나쁠 것이 없다. 게다가 정규리그 막판, 박지현이 궤도에 오르는 모습을 보였기에 위성우 감독으로서는 큰 시름을 덜었다.

 

하지만 멀리 봤을 때는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우리은행이 두 경기 만에 신한은행을 이긴다고 해도, 이틀 쉬고 챔프전을 치러야 한다. 상대는 5일에서 7일 정도 충분한 휴식과 준비를 거친 후 챔프전에 나선다.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과거 계단식 플레이오프 시절의 도전자 입장과 다를 바가 없다. 만약 3차전까지 간다면 더욱 부담은 크다.

 

지금의 우리은행은 이전처럼 체력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주축 선수들의 나이도 많고, 가용 인원도 적다. 대부분 잔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들이다. 위성우 감독은 이번 플레이오프와 관련해 어차피 열심히 싸워서 KB가 우승하는 시리즈라고 말했다. 엄살이겠지만, 일정이 변경되기 전에도 KB를 이기는 것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단기전에서 높이의 우위를 갖고 있는 팀과의 대결은 상당한 체력 소모를 동반한다. KB가 아닌 BNK가 올라와도 우리은행의 체력 부담은 마찬가지다. 많이 뛰고 저돌적인 팀이기에 체력전에서는 쉽지 않다. 신한은행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은행은 무조건 두 경기 만에 끝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2-3 변수

원래 그런 스타일인지, 아니면 코치 시절 전임 정상일 감독에게 배운 건지 모르겠지만, 구나단 감독도 상당히 연막작전에 능하다. 시즌 내내 한엄지의 복귀를 부정적이라고 못 박았지만, 사실 플레이오프에 활용하기 위해 준비를 했다. 마지막 라운드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도 결국은 플레이오프를 겨냥하고 있었다. 구나단 감독이 준비하고 있던 다양한 라인업 카드들과 상황별 전술에 대해 에이스인 김단비조차 아직 다 모르겠다”고 할 만큼 보여주지 않은 카드가 많았다.

 

지금 신한은행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는 최소 5명이다. 지난 달 BNK의 경우, 확진자가 10, 12명씩 집단으로 발생하자, 상태가 조금 호전된 선수들은 확진자끼리 손발을 맞추며 운동을 했었다. 신한은행도 컨디션이 나아진 양성자들끼리 운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냥 43일까지 손 놓고 있는 것은 플레이오프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추측이다.

 

구나단 감독은 어제는 이런 상황에 화가 많이 났고, 오늘은 좀 내려놨다. 매일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며 웃었다. 신한은행의 집단 확진 인원의 1주일 회복 플랜이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 같다.

 

 

사진은 오늘도 이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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