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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2014년 … 현대차, 노조 파업에 '설상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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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상여금 통상임금 포함 등 요구, 전면 파업 태세 돌입
27년간 23회 파업, 매년 1~2조 규모 손실에 하청업체는 흔들
실적 악화에 개선 없는 하반기, 노조 파업으로 ‘산 넘어 산’
수출 채산성 악화·수입차 공세 강화, 수출도 내수도 고전

꾸준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현대자동차에게 2014년은 시련의 한 해가 되고 있다. 지난 14,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전체 조합원 47262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32931명의 찬성으로 전체 조합원 대비 69.68%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부터 임금단체협상을 시작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결국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오는 22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며, 26일 진행되는 금속노조의 정기회의 이후 결정될 27일과 29일 총파업 참여도 검토 중이다. 

현대차 노조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것을 포함해, 기본급 8.16%(평균 159614) 인상, 조건 없는 60세 정년 보장과 주간 연속 2교대제도의 문제점 보완, 전년도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 노조 측은 삼성전자는 물론 동종업계인 한국지엠과 쌍용차도 통상임금확대에 합의했음을 강조하며, 사측이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잘 팔고도 손해 본 현대차
현대차는 올 상반기, 지난해 동기보다 4.4% 증가한 차량 판매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영업 이익이 5.8%나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0.5% 포인트 하락했고, 경상이익 및 순이익도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5.4%5.1% 줄어들었다. 가장 큰 이유는 원화 강세에 의한 환율 하락으로 수출 채산성 악화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하반기에도 크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24, 서울 본사에서 실시한 상반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 당시,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며, 미국 양적 완화 축소 여파로 신흥시장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며 하반기 경영여건이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 시장의 원화 강세 기조 역시 특별한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기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 수요 증대에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해왔던 중국의 수요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문제를 비롯해, 미국의 이라크 공습,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 등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정학적 위기 역시 수출 예측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요소다.
 
현대차 텃밭에 수입차가 몰려온다
현대차가 절대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국내 시장의 아성은 여전히 변함이 없지만, 꾸준하게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수입차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총 94263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26.5%가 증가했다. 여전히 국산차의 비중이 수입차보다 절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만큼 뺏길 시장도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과거 상류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수입차는 디젤 차량을 필두로 고효율을 앞세운 모델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1500cc 초과 가솔린자동차가 71.2% 증가했으며, 2500cc 이하 디젤자동차가 40.8%의 증가하며, 프리미엄 차량과 고효율 차량 모두 동반 수요 증가 추세에 있고, 독일 브랜드를 비롯한 유럽차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상반기에 등록된 수입차 중 유럽차의 비중은 무려 80%가 넘는다.  

·EU FTA, 자동차업계는 참패
특히 한·EU FTA로 인해 지난 7월부터는 유럽차에 적용되던 수입관세가 대폭 할인됐다. 유럽에서 수입되는 배기량 1500이상의 자동차들은 관세가 완전히 철폐됐으며, 1500미만 소형차도 가존 4.0%에서 2.6%로 줄어들었다.
 
이에 힘입어 7월 수입차의 신규 등록대수는 18112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21.1% 증가했다. 수입차들은 국내에서 성능과 고효율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추며 더욱 시장 영향력을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5, 부산 국제모터쇼를 찾은 수입차 브랜드들은 한국시장을 아시아 시장의 거점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FTA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 활로를 찾을 것이라고 봤던 국내 자동차 업계의 성적은 FTA 이전보다 오히려 좋지 못하다. 자동차산업협회에 의하면 국내 완성차 업계는 한·EU FTA 원년이었던 지난 2011, 럽에 총 427000여대의 차를 수출했지만 이듬해에는 399000여대를 수출하는 것에 그쳤으며 지난해 약 407000대를 판매했다. 올 상반기 유럽 수출량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 10% 정도 감소 추세에 있다.
 

농산물 시장을 완전히 내주는 것이라는 것을 자인하면서도  자동차 산업 등에서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던 이명박 정부의 한·EU FTA 전망은 완벽하게 빗나간 것이다.

위기 극복 선언까지 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는 품질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함으로써 고객 신뢰도를 높이고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성장 기반을 보다 공고히 해 위기에 정면대응 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시장에서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가 높은 안전등급을 획득 한 것을 예로 들며, 품질 관리에 주력하고 품질 교육을 확대 운영하는 등, 품질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또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5, 미국 현지를 방문하여 미국 자동차 시장의 상황과 마케팅 전략 등을 직접 점검하고, 고부가가치 차량인 중대형 신차 판매를 늘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환율 하락에 의한 수출 채산성 문제를 극복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지난 달 말 자동변속장치 결함으로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된 YF쏘나타 차량 883000대를 미국과 푸에르토리코에서 리콜조치 한 바 있다. 신형 LF쏘나타 역시 출시 두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와이어링 하니스 조립 불량과 브레이크 캘리퍼 균열이 발생해 7000대 이상을 리콜조치 한 바 있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파업 강행 시, 치명적 손실 불가피

이렇게 국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가 다시 파업카드를 꺼내들고 나오자 현대차의 여건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11, 현대차 노조의 쟁의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대상이 아니며 임금과 성과급 등 임금교섭의 본질적 안건에 대한 논의가 미진하다는 이유로 행정지도 결정과 함께 성실한 교섭과 조기타결을 권고했지만 노조 측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하며, “정당하게 획득한 단체행동권에 의해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현대차 노조가 중앙노동위의 행정지도 결정을 정면으로 무시하고 파업을 결의했다며, 지난 27년간 23차례 파업을 반복하고 있는 현대차 노조에 대해 귀족 노조가 국가경제를 볼모로 불법 파업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경총은 일본의 도요타 노사가 과거 5년 연속 임금을 동결해오다가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4% 증가했음에도 기본급 0.5% 인상에 합의한 것 등을 예로 들며 해외 완성차 업계와 비교하더라도 현대차 노조의 요구는 부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이번에도 현대차는 약 1~2조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경제계의 판단이다. 여러 악재 속에 하반기 반전을 꽤해야 하는 입장의 현대차로서는 노조의 강경한 입장까지 더해지며 힘겨운 2014년을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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