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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는 잠실 … 신격호 명예회장의 마지막 숙원 위한 롯데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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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불감증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에 만연된 그릇된 사회 분위기를 지적하는 말이었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연이어 발생한 대형 참사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대한민국의 현 주소를 뼈아프게 조명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안전문제에 있어서 세계적인 수준에 못미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한복판에 지어지고 있는 제2롯데월드에 대한 논란은 그 높이만큼이나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2롯데월드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건설되고 있는 초고층 건물인 높이 555m, 지하 6, 지상 123층 규모의 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해 명품관인 에비뉴엘동과 쇼핑동, 엔터테인먼트 동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2016년 완공 예정인 롯데월드타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지어진다. 롯데 측은 2롯데월드가 국내 최대의 명품 전문 백화점을 갖추고 최대 규모의 면세점도 갖추면서 아시아 관광객들을 집중 시키는 등 한류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제2롯데월드의 생산유발 효과와 경제 부가가치 유발효과 역시 무려 7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반응은 배타적이다. 단순히 세월호 참사때문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회장 소원성취 위한 정경유착 논란

2롯데월드는 그야말로 없는 것이 없는 시설이다. 롯데그룹이 갖고 있는 모든 능력을 동원하여 최고급 호텔과 오피스텔, 백화점과 면세점, 대형마트, 극장은 물론 아트 갤러리까지 들어서며 어마어마한 높이를 이용한 전망대까지 들어서면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가치를 갖게 되고 서울시는 물론 대한민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건물이다

2롯데월드의 시작이 대한민국 최고층 빌딩과 대한민국의 디즈니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롯데그룹 신격호 명예회장의 숙원으로 시작됐다는 것인 이미 세간에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이 방안이 현실이 되지 못했던 이유는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서울공항의 공군 항로에 방해가 됐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1998년 부지를 매입한 후 꾸준히 미국연방항공청의 기술자문과 행정소송 및 헌법소원 등을 통해 고층건물을 짓고자 했지만 공군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11, 서울공항 활주로 방향 변경 비용을 기부 채납하는 조건으로 건축허가를 받았고, 신 명예회장의 꿈은 현실이 됐다. 하지만 기업과 기업가의 욕심을 위해 국가 안보를 담보로 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2007년까지 군 조종사의 75.2%와 군 관제사의 83.3%가 제2롯데월드가 건설되면 안 된다는 적극적인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다. 김영삼 정부 이후 모든 정부들 역시 안보가 우선이라는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비리 백화점, MB정부의 그늘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2008,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당시 이상희 국방장관에게 제2롯데월드 문제를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2롯데월드를 반대하던 김은기 공군참모총장을 해임하고 이계훈 참모총장을 새로 임명했다. 호텔롯데의 사장이었던 장경작 전 사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텁던 50년 지기로 고려대학교 61학번 동기사이라는 점과 롯데그룹이 이명박 정권 시절 492000억 원이던 자산 총액이 9580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고 46개의 계열사가 79개로 증가하는 등 급성장하여 최대 수혜를 입었음을 통해 이명박 정권과 롯데그룹사이의 정경유착을 지적하는 비판도 거셌다.

2롯데월드에 대한 비판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각종 사고에서 더욱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에서는 기상 악화로 인해 헬기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롯데월드의 안정성에 대해 공군 측이 반박한 자료에 의하면 전쟁의 돌발성은 물론 기상 악화로 인한 기류 불안정도 포함되어 있다. 당시 헬기 사고 역시 기상 악화로 인한 안개와 기류 불안정 등의 문제가 있었다.

2롯데월드를 강력히 반대했던 김은기 전 공군참모총장은 허용할 수 있는 최대치가 200미터라고 주장했다. 200미터 높이의 건물로는 한류의 중심이 되는 명품 백화점과 면세점 단지를 조성할 수 없을 것일까? 결과적으로 최고층 건물을 갖고 싶다는 신 명예회장의 의지를 강행하기 위한 초강수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결론을 추측하게 되는 것이다.

 

조기 개장 위한 속도전으로 안전사고 속출논란

2롯데월드는 공사에 들어간 후에도 안전사고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지난해 2월 상층부 핵심 기둥에서 균열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했고, 6월에는 타워동 43층 공사장에서 자동 상승 거푸집 장비가 무너져 인부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10월에는 저층부 11층 공사 현장에서 쇠파이프가 지상에 떨어져 행인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고, 올해 2월에는 타워동 47층 컨테이너 박스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4월에는 엔터동 12층 옥상 배관 설비공사 중 이음 부분 폭발로 인부가 목숨을 잃는 인명 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

안전에 대한 문제로 시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제2롯데월드에 대한 여론이 좋지 못한 상황임에도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캐주얼·엔터테인먼트동 등 저층부에 대한 임시사용승인을 서울시에 신청했다. 일부에서는 롯데그룹이 90세가 넘은 신격호 명예 회장이 생전에 제2롯데월드가 운영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는 마지막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도에 지나친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롯데는 무조건 개장만을 생각한다

서울시는 우선 지난 7월 롯데 측이 신청한 임시사용승인을 불허했다. ‘안전·방재·교통대책의 미비점을 보완하라는 것이 이유다. 저층부 개장 후에도 공사가 진행될 초고층 타워동에 대한 안전대책을 보완하라고 지시했지만 가장 집중적으로 거론한 것은 조기재강에 따른 교통혼잡 문제였다. 교통체계개선사업과 미설치된 택시정류소 및 관광버스 승하차 공간 확보 등을 임시사용 승인 전까지 완료하라는 것이다.

이미 롯데 측은 제2롯데월드의 조기개장 시기를 5월로 잡고 일정을 진행해왔다. 서울시의 지속적인 안전문제 제기와 시민단체들의 꾸준한 이의제기에도 불구하고 해외 명품브랜드 등 입점 예정업체를 모집하고 취업 예정자를 선발해왔다. 따라서 개장이 지연됨에 따라 이들 입점업체에게 이미 그에 따른 피해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등장하고 있다.

롯데 측은 서울시의 미비사항 보완 통보에도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전에 없는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도 무조건 제2롯데월드의 문을 열어야 하는 것이 롯데 측의 당면과제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걸림돌은 또 있다. 서울시가 본격적으로 지적하지 않은 씽크홀문제다.

 


뜨거운 감자 씽크홀

씽크홀’(sinkhole)은 지층이 어긋나 균열이 생긴 균열대 지역을 채우고 있던 지하수가 빠져나가면서 빈 공간이 생기면서, 그 공간이 지반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땅이 주저앉는 현상을 말한다. 주로 지반이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며 화강암층과 편마암층이 많은 국내에서는 많이 발생하지 않는 현상이지만 제2롯데월드와 관련해 잠실 지역의 씽크홀 우려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2롯데월드와 씽크홀의 문제로 가장 먼저 등장한 근거는 석촌호수의 수위 변화였다. 공사 시작후 인근 석촌호수의 수위가 1m가 낮아졌고, 무려 15만톤의 물이 사라졌다. 그러나 롯데 측은 이에 대해 자연증발이라고 주장하며 공사와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결론을 낼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롯데 측의 잘못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왔다. 하지만 실제 싱크홀 현상이 이 주변에 발생하면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지난 5일 낮 1210분께,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지하차도 종점부에서는 폭 2.5m, 길이 8m, 깊이 약 5m 규모의 씽크홀 현상이 발생했다. 이 곳은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 2km 거리이며 석촌호수와는 약 500m거리에 있다. 최근 두 달 사이 이 일대에서는 모두 7번의 싱크홀 현상이 나타났다.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들은 제2롯데월드 공사로 인해 석촌호수의 물이 빠져나가면서 잠실 일대의 지반이 약해지면서 싱크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롯데의 일관성, “씽크홀과 무관

서울시는 이번 싱크홀 사태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최소 1주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 그룹은 하루만에 자신들의 공사와는 무관하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석희철 롯데건설 본부장은 석촌호수의 수위가 지하수위보다 2m 높기 때문에 지하수에 영향을 줄 수 없다며 석촌호수 수위 문제와 제2롯데월드 공사와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으며, 최근 발생한 싱크홀 사건도 지하수위에 의한 지반 문제에 따른 부분침하가 아니라 하수관거에 따른 부분침하가 아닌가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일련의 모든 사태와 관련해 제2롯데월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명박 정부가 제2롯데월드를 허용한 표면적 이유가 고용창출과 경제 활성화였던 만큼 박근혜 정부 역시 그런 관점에서 제2롯데월드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제2롯데월드의 경제적 효과가 롯데 측의 주장만큼 나타날지가 미지수인 가운데 안전성에서 문제가 나타난다면 그 결과 역시 치명타일 수 밖에 없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문제도 여전히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은 불안하다

2롯데월드가 지어지고 있는 송파구 잠실동과 석촌동 일대의 주민들은 안전 문제에 대해 전혀 신뢰의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지역에서 10년 이상을 살아온 이 모씨(37직장인)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출퇴근 할 때마다 보는 제2롯데월드가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영업을 하든 말든 절대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촌호수 인근에서 거주하고 있는 김 모씨(31직장인) 역시 “4대강도 대운하가 아니라더니 거짓말이었고, 수질도 다 엉망이지 않았나? 호수 수위가 낮아지고 땅이 눈 앞에서 꺼지는 데, 정부나 롯데 말을 믿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서 모씨(29직장인)솔직히 이사 가는 것도 심각히 고민 중이다. 이 동네에 오랫동안 살았지만 이렇게 불안했던 적이 없었다, “믿을 수 있는 상황에서 믿어달라고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의 임시사용신청을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추석 전에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 민심은 그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우선은 개장을 해야 한다는 롯데 측의 입장과 문을 열고 보면 민심도 달라질 것이라는 일부의 기대와는 달리 날로 격해지는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꾸준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도 당장의 임시승인 허가보다는 정확하고 확실한 싱크홀 문제와 석촌호수 수위 문제에 대한 분석과 원인규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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