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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3년 … 결과는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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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가 안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추세와 함께 우리 경제도 수출탄력을 받으며 무역수지 개선이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 상반기 수출과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을 상대로 한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1.7%나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20117월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정부가 기대했던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예상적중 탈탈 털린농산물 시장
유럽과의 FTA를 체결할 당시 우리 정부는 농산물 부문에서의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하면서도 상대적인 강점을 갖는 자동차에서 이 부분을 상쇄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내부적인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산물 열세에 의한 피해는 예상이 적중했다.
 
산업부가 발표한 ·EU FTA 발효 3년차 교역·투자 동향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EU로부터 337800만 달러에 해당하는 농산물을 수입했다. 2년 차 당시 284300만 달러였던 것이 1년 사이 18.8%가 늘었다.
 
관세가 대폭 줄거나 사라진 돼지고기와 밀, 포도주, 맥주 등의 수입이 급증했다. 반면 수출은 29900만 달러에서 제자리걸음이었다. FTA 3년 만에 농산물의 무역적자는 30억 달러를 돌파했다.
 
유럽차에 반한 대한민국
반면 선전을 기대했던 자동차는 참패를 맛봤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5사는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며 꾸준한 성장을 보였지만 유럽 공략에서 크게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자동차산업협회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EU FTA 원년이었던 지난 2011, 국내 완성차 업계는 유럽에 총 427000여대의 차를 수출했지만 이듬해 399000여대를 수출하는 것에 그쳤다. 지난해 약 407000대를 판매한 국내 완성차 업계의 올해 상반기 유럽 수출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10% 정도 감소 추세에 있다.
 

물론 유럽 자동차의 수입량은 우리 수출량의 25%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20118만대에 미치지 못했던 수입량은 201297000여대에 이어 지난 해 123000여대로 증가하며 연평균 25%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국내 판매량도 전년 대비 30% 가량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부산국제모터쇼에서도 유럽의 유명 브랜드들이 본격적인 경쟁을 펼친 이유도 이 때문이다


EU 무역수지, 악화일로
결국 정부의 예측이 크게 빗나갔다는 것이다. 가장 주력 비교 산업군이 어긋나다보니 전체적인 균형에서 손해를 보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우리나라는 유럽과의 FTA의 발효 1년차였던 첫해에만 18억 달러의 흑자를 냈다. 그러나 2년차에 바로 46억 달러로 적자 전환했으며 3년차였던 지난해 7월 이후 무역수지는 74억 달러의 적자로 더욱 악화됐다.
 
산업부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EU의 수입 수요가 줄고 원·유로 환율이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이 더욱 불투명 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더 나쁠 것이다
FTA 발효 4년차가 된 이달부터 관세에 탄력이 붙는 EU제품들이 대폭 증가한다. 우선 농산물에서는 EU산 레몬·자두·아보카도·오렌지주스·밀가루는 무관세로 수입이 되고 있으며, 기본 관세가 25%였던 냉동삼겹살의 관세는 15.8%로 떨어졌다.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배기량 1500이상의 자동차들의 유럽차들은 이달부터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1500미만 소형차도 현행 4.0%에서 2.6%로 줄어든다. 모든 유럽 브랜드가 관세 인하를 판매가에 그대로 적용할지는 미지수지만, 유럽차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선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최대 230만원까지 차량 가격을 낮췄으며, 폭스바겐 역시 유럽산 모델에 대해 최대 110만원의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BMW는 이미 지난달부터 선제적으로 가격 조정에 들어갔다.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는 1500cc 초과 가솔린자동차가 71.2% 증가했으며, 2500cc 이하 디젤자동차가 40.8%의 증가했다. 프리미엄 차량과 고효율 차량의 수요가 모두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여전히 선진국 경기가 회복 추세인만큼 수입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 나타낼 뿐, 확실한 수출 전략과 정확한 목표는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농산물과 자동차로 대표되는 FTA의 명암에서 모두 참패한 것으로 성적표가 나타난 우리 정부로서는 향후 전망까지 어두운 상황이어서 유럽을 상대로 한 무역에서의 활로를 찾기 위한 자구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사진 : 뉴시스 

토요경제 / 2014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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