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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ize/dReam hunting

2010년 남자 셋이 떠나는 전국일주 #9 세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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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을 떠나 도착한 곳은 광주였다. 다음 목적지는 전남 화순의 세량지였다. "우리나라 어디까지 가봤니?" 라는 책에 보면 정말 우리나라의 풍경인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라고 설명이 되어 있는 곳이 세량지였다. 광주와 붙어있는 화순에 있었기에 광주대학교 근처의 모텔에 하루를 숙박하고 다음날 새벽에 세량지를 찾아 나섰다.



때가 아니었던가...?

화순 세량지



처음에는 다소 헤맬 수 밖에 없었다. 네비게이터가 큰 길 한 가운데에서 안내를 멈춘 것이다. 뭔가 잘못됐나 싶어 여러번 확인했지만 분명 목적지는 길 한 가운데였다. 세량지는 넓은 자동차 전용도로에 차를 두고 갈 수 밖에 없는 곳이었다. 갓길에 조심스레 차를 세워놓고 목적지를 향해 갔다.


가는 길에 한우 농가에서 이른 새벽을 깨운 불청객을 원망하는 소들의 울음소리가 울렸다. 세량지는 도로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약간 화장실 냄새도 나는 곳을 지나서 언덕에 올라서면 세량지가 그다지 크지 않게 펼쳐져 있었다.



사실은 실망이었다. 세량지를 추천한 책에서 왜 봄에 가보라고 추천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방문전에 사진에서 봤던 형형색색의 봄꽃이 있던 자리는 모조리 녹음이 들어섰다. 짙푸른 녹색의 자연이 원망스러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안타깝게 깨달아야 했다. 게다가 물안개 역시도 기대만큼 차오르지 않았던 날씨였다.



이 곳에서 무엇을 건질 수 있을까? 너무 평범했다. 모든 걸 단조로운 녹색세상의 탓이라고 돌린다해도 무언가를 바꿔 낼 재주가 없는 나에게는 너무나 막막한 세량지였다. 봄은 너무 흔하니 여름에는 뭔가 다른 매력이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나는 그걸 찾아내지 못했다.


차라리 가을이면 나았을까? 가을처럼 보정을 해보았다. 하지만 역시 뭔가 마음에 와닿는 건 적다. 임팩트가 부족하다. 정적인 이 곳에서는 결국 오래 머물지도 못했다. 못내 발걸음을 돌리기는 아쉬웠지만 더 머문다고 해서 더 나은 무엇을 찾을 자신도 없었다.



봄이 찾아온 지금 방문한다면 내가 꿈꾸던 그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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