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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朴對戰 解說集] WKBL 2023-24 시즌 정리..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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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학생때는 '해설집'이라고 해서 교재나 문제집의 풀이를 설명해놓은 책이 따로 있었습니다. 아... 옛날 사람 인증하는 거 같네요... ㅠㅠ 농구팬들과 독자분들이 2023-24시즌 리뷰를 요청해주셨는데 일정 등의 사정으로 인해 시즌 종료 한 달이 넘은 5월 7일에 녹화를 하고 8일부터 10일 사이에 업로드를 했습니다. 정말 밀린 방학숙제를 벼락치기 하는 느낌이었는데, 혹시라도 설명이 부족했거나, 미흡한 부분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시간이 없어 영상을 끝까지 시청 못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정리해봅니다. 뭐... 말이 해설집이지... 그냥 특별히 붙일 제목이 없어서 <손박대전 해설집>이라고 했습니다.

 


 

 

 

 

대한민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팀 중 하나인 삼성생명은 실업시절부터 WKBL 출범 후에도 꾸준히 정상에 도전한 팀이다. 하지만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전성기를 거치며 전통의 명문팀은 리그의 강팀이라는 평가와는 조금씩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특히 삼성 스포츠단의 기조는 더 이상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아니었고, 외부 FA 영입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래서 '삼성'이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최하위의 성적(2019-20)을 받기도 했고, WKBL 출범 이후 최초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디펜딩 챔피언의 오명을 쓰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고요한 흐름을 이어가면서도 꾸준히 젊은 유망주들을 성장시켰고,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강팀 재건을 꿈꿨다. 구단 프론트 실무진의 변화가 있었지만, 남자 농구팀(서울 삼성 썬더스)과의 보직 이동이었기에 농구단 인력으로서의 연속성은 꾸준히 이어졌고, 기복이 심한 성적 편차에도 불구하고 감독을 자주 바꾸지 않으며 장기적인 계획을 가져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천운이 함께한 2020-21시즌의 챔프전 우승 후에는 MVP였던 김한별을 포기하면서 강유림에 이해란도 확정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동포 선수 키아나 스미스도 품에 안았다. 우승은 했지만 객관적 전력이 성적을 꾸준히 지킬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냉정한 판단과 더불어 결국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중심 이동이 되어야 한다는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당장의 성과에만 집착하지 않고 비교적 멀리 내다볼 수 있었던 것은, 프론트와 코칭스태프가 오랫동안 함께하며 구단의 방향 설정을 공유하고 여유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장세를 이어간 선수들도 있었던 반면, 부상으로 인해 부침을 겪는 선수가 너무 많았다. 특히 운동 선수에게 매우 치명적인 부상 중 하나인 무릎 부상자가 숱하게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은행의 위세는 여전했고, 박지수(KB)가 등장하며 리그가 양강의 시대로 자리잡았다. 많은 유망주가 있었지만, 박지수 한 명을 당해내기 힘들었다. 이해란과 키아나 스미스라는 새로운 축이 등장했지만 이해란은 성장이 더 필요했고, 키아나는 리그 적응 과정에서 무릎 부상의 암초를 만났다.

 

이런 가운데 삼성생명의 역동성은 매우 떨어졌다. 상당한 포텐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대거 포진하며 안정적인 선수층을 구축했지만, 베스트라인업의 위용은 양강과 큰 차이를 보였다. 확실한 주전 라인업에서 충분한 경험을 갖춘 선수는 배혜윤 뿐이다보니 하위권보다는 꾸준히 우위를 보여도 경기력의 기복이 심했다.

 

어중간했다. 도깨비 팀이었다. 가끔 리그 1위팀을 저격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하위권에게 잡히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리그가 계속되면 최상위권과 하위권 사이에 혼자 부유하는 경우가 많았다. 항상 그 시즌에 가장 경쟁이 없는 순위에 위치하며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밋밋한 상황이 반복됐다. 

 

캄 벨트. 삼성생명은 언제부턴가 그 구역의 주인이었다.

 

 

 

 

2023-24시즌도 마찬가지. 삼성생명은 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 없는 비시즌을 보냈다. 비슷한 포지션에 좋은 유망주가 많다보니, 기회를 주기 힘든 선수들은 본인 의사에 맞춰, 원하는 구단들이 있으면 아낌없이 내보냈다. FA 시장도 조용했다. 절실하게 원하는 카드가 시장에 풀려도 적극성이 떨어지는 구단인데, 특별히 쟁탈전을 펼쳐야 하는 선수도 없었다.

 

기본적인 전력은 어쨌든 안정적인 플레이오프 진출권. 변수는 2022-23시즌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윤예빈, 키아나 스미스, 이주연, 조수아 등과 고질적인 부상으로 비시즌에 꾸준히 재활을 하는 주장 배혜윤의 건강 문제였다. 따라서 삼성생명에게는 시즌 초반이 위기로 분석됐다. 시즌 막판이 되면 충분히 경쟁력을 회복하고, 플레이오프에서는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었다.

 

예상대로 개막전에 핵심 자원들이 복귀하지 못했다. 배혜윤, 윤예빈, 키아나 스미스가 빠졌다. 하지만 FA를 통해 대대적으로 선수 보강을 하고 반격을 꿈꾸던 하나원큐에게 막판 역전승을 거뒀다. 주전 1번 자리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신이슬이 훌륭하게 대체했고, 이해란이 확실한 성장을 보여줬다. 박혜미의 깜짝 활약 또한 삼성생명이 열세였던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한 이유였다.

 

 

 

 

고비가 될 것이라 예상했던 시즌 초반을 유연하게 돌파했다. 1라운드를 3승 2패로 마쳤다. KB와 우리은행에게 거의 20점 차 가까이 대패를 당했지만 어차피 정상 전력이라도 넘기 힘든 상대. 오히려 하위권 도전자들은 모두 돌려세웠다. 전력 누수가 있어도 관록이 있음을 보여줬고, 배혜윤이 시즌 세번째 경기에 복귀했다. 1라운드를 거치며 이해란과 신이슬의 성장을 확인했고, 이주연, 조수아도 부상을 털어냈음을 보여줬다. 2라운드에는 윤예빈과 키아나 스미스의 복귀가 예정되며, 삼성생명이 본격적으로 치고 올라올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여전히 도깨비 팀이었다. 2라운드에서 신한은행에게만 이겼을 뿐, 나머지 경기를 모두 내줬다. 선수들의 복귀와 더불어 시너지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었다. 짧게 복귀했던 윤예빈은 다시 부상자 명단에 들어갔고, 전력은 불안정했다. 하지만 신한은행과 BNK의 동반 부진으로 인해 3-4위 싸움을 펼칠 수 있었다. 일찌감치 우리은행과 KB가 또 앞서갔지만, 늘 그랬듯 정규리그에서 그들의 순위는 삼성생명에게 관심 밖이었다.

 

그런 와중에 다행이라면 하나원큐와의 맞대결에서 확실한 우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하나원큐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두 팀과는 분명 다른 기세와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자신들보다 하위였던 3팀에게 공평하게 일방적인 결과를 수확했다. 특히 12월 27일과 30일에 연이어 벌어진 하나원큐와의 3-4라운드 백투백 경기를 모두 잡으면서, 삼성생명은 순위 경쟁에서 사실상 하나원큐를 밀어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에 이미 캄 벨트에 들어섰다.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지난 시즌과 비교해 큰 변화도 없었고, 팀의 특색도 특별하지 않았다. 스틸(리그 1위)과 블록슛(리그 2위) 수치에서 알 수 있듯, 수비에 장점이 있었지만, 이를 통해 플레이의 강점이 연계되지 않았다. 스틸은 많지만 이를 통해 바로 속공으로 올라가는 모습은 많지 않았다. 백코트 자원에 좋은 선수들이 많았지만 외곽슛도 부진했다. 높이가 나쁜 팀이 아님에도 리바운드는 리그 꼴찌였다. 

 

특유의 캄 벨트 진입 또한 특별한 색깔이 드러나지 않은 이유가 됐다. 순위 경쟁의 부담을 덜고 실험적으로 자신들이 추구하는 색깔을 보여줄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긴장감 떨어지는 순위 싸움을, 시즌을 건너 반복적으로 진행하자 경기력이 나이브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경우가 많았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취임 초기부터 "농구는 리듬"이라고 강조했지만, 삼성생명의 농구는 한 경기에서는 물론, 이어지는 일정에서도 리듬과 흐름을 종잡을 수 없었다.

 

그런 가운데, KB와 우리은행에게 한 번씩 승리를 챙겼다. KB와의 3라운드 홈 경기때는 승부처에서 박지수가 5반칙으로 퇴장 당하는 뜻밖의 호재가 발생했다. 박지수의 지난 시즌 유일한 5반칙 퇴장 경기였다. 심지어 박지수는 그 경기에서 퇴장 이전까지 21점 24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경기를 지배하고 있었다. 5경기 연속 20+ 득점과 함께 더블더블을 기록하던 박지수가 종료 3분 37초를 남기고 퇴장 당하자, 삼성생명은 55-57로 끌려가던 경기를 67-59로 뒤집었다. 박지수가 있을 때는 40초당 1점씩 올라갔던 삼성생명의 득점은 박지수가 없자 18초에 1점씩 올라갔다. 박지수의 퇴장은 삼성생명에게 천운이었다.

 

반면 2월 5일 우리은행과의 경기는 삼성생명이 정말 좋은 집중력을 자랑한 경기였다. 4쿼터에 역전을 당했지만 키아나의 분전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키아나의 활약은 연장에도 이어졌다. 키아나와 신이슬의 3점슛이 연달아 터지며 우리은행을 침몰시켰다.

 

2023년을 5할 승률로 마친 삼성생명은 이후 4위 하나원큐가 3위 경쟁보다는 10승 달성과 4위 수성에 집중하면서 더욱 어려움 없이 정규리그를 마쳤다.

 

 

 

 

일찌감치 정규리그 순위를 확정했기에, 플레이오프에서 또 한 번의 이변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렸다. 2위 우리은행 역시 정규리그 1위가 요원해지면서 삼성생명에게 초점을 맞출 수 있었지만, 시간적 여유는 삼성생명이 훨씬 많았다. 게다가 삼성생명은 플레이오프에서 우리은행을 두 번이나 쓰러뜨린 경험이 있었다.  

 

이러한 기대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현실이 됐다. 삼성생명이 우리은행에게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우리은행이 가장 잘하는 '저득점 경기', '5점차 이내 접전 승부'였지만 삼성생명이 이겼다. 그것도 4쿼터 뒷심 싸움에서 이겼다. 리바운드에서 10개나 밀렸지만, 4쿼터에는 대등했다. 우리은행의 외곽이 빗나가는 사이 강유림의 3점슛이 성공했고, 우리은행은 박지현이 5반칙으로 퇴장당하며 흐름이 삼성생명에게 넘어왔다. 박지현의 속죄 투혼과 김단비의 폭발을 앞세운 우리은행에게 2차전을 내줬지만, 키아나가 3점슛 5개 포함 27점을 터뜨리며 안방인 용인에서 벌어지는 3-4차전에서 승부를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자신들이 상대적 우위라고 보였던 부분의 장점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며 3차전에서 최악의 경기를 펼치고 만다. 38득점. 두 자릿수 득점자 0명. 체력이 완벽하게 고갈되면서 몸을 가누기도 힘든 모습으로 3차전 후반을 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교체는 거의 없었다. 김단비(삼성생명)가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하며 가용 인원의 부침이 있기는 했지만, 우리은행보다 벤치 뎁스에서 우위였고, 이전의 플레이오프에서도 다양한 선수 기용으로 성과를 거뒀음을 볼 때 당혹스러운 운영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주전만 갖고 맞붙었을 때는 KB보다도 우위일 것'이라는 평가를 받던 우리은행을 상대로 한 무모한 승부수였다. 체력은 물론 영혼까지 증발한 듯한 삼성생명은 후반들어 급격히 무너지며 3차전을 내줬고, 4차전 또한 1쿼터에 4-27로 수세에 놓이며 시즌을 정리했다.

 

 

 

 

삼성생명의 이번 FA 시장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2014년 박하나 영입 이후, 10년째 외부 FA 영입이 없는 구단이 됐다. 조금의 차이라면, 아예 관심이 없는 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번 시장에서 팀을 옮긴 대어급 선수 중 삼성생명이 관심을 가진 선수가 있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기에는 임근배 감독의 재계약 여부가 선행되어야 했다. 제도 변경 첫 해, 박혜진에게 관심을 가졌지만 그때도 임근배 감독 재계약 결정이 빨리 이루어지지 않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삼성생명은 똑같은 시장을 반복했다.

 

물론 다른 점도 있다. 그래도 내부 FA는 최대한 잡았던 것과 달리 4명의 FA 중 김단비 한 명만 잔류했다. 김한비는 은퇴했고, 신이슬과 박혜미는 다른 팀을 선택했다. 심지어 박혜미가 향한 우리은행으로부터는 보상 선수도 아닌 보상금을 선택했다. 그리고 임근배 감독과의 동행 대신 하상윤 코치를 새로운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2015년부터 이어진 9년간의 임근배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다. 임근배 감독은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2012~, 12년)에 이어 WKBL에서 두 번째로 오랫동안 한 팀을 이끈 지도자다.

 

사령탑이 바뀐 만큼 삼성생명의 다음 시즌은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가늠이 쉽지 않다. 일단은 지켜봐야 한다. 삼성생명은 신이슬의 보상선수로 김아름을 택했다. 원래는 이다연(우리은행)이었다. 심사숙고 끝에, 마지막에 선택을 바꿨다. 하상윤 감독이 김아름을 원했다고 한다. 근성있는 파이터가 없는 삼성생명의 로스터를 볼때, 김아름같은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변화가 많았던 이번 FA 시장이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FA 시장에서도 캄 벨트에 있었다. 그런데 양강의 전력 누수로 인해 경쟁력이 오히려 높아졌다. 포지션 밸런스는 가장 좋은 팀이다. 여전히 좋은 가드가 많다. 김단비가 잔류했고, 기존의 이해란, 강유림에 김아름도 들어와 포워드도 괜찮다. 센터 품귀의 WKBL에서 배혜윤이라는 확실한 센터가 있는 것은 강점이다. 특히 배혜윤에게 가장 지옥과도 같았던 박지수가 WKBL을 떠났다. 

 

윤예빈의 몸 상태는 걱정이다. 윤예빈이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삼성생명은 다음 시즌은 물론 그 이후로도 지속적인 경쟁력을 우승권에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의 확답이 어렵다. 

 

지난 시즌 삼성생명은 비시즌 때 윤예빈의 복귀를 자신했다. 개막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고, 다시 조정이 들어간 후에도 초반 복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실제로 윤예빈은 11월 26일 2라운드 신한은행 전에 복귀했다. 이후 BNK, 하나원큐, KB 전에 나섰지만 거기까지였다. 단 4경기로 시즌을 마감했다. 삼성생명과 달리 다른 팀들은 윤예빈의 시즌 복귀가 빨리 이루어지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릎 수술을 여러차례 한 상황이라 조심스럽고, 이전의 기량을 찾으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복귀 시점은 삼성생명의 기대대로였지만, 결과는 다른 팀들의 우려가 맞았다.

 

삼성생명 로스터 중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1번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윤예빈의 재활과 복귀 여부는 삼성생명 농구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는 아시아 쿼터에서 삼성생명이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윤예빈의 복귀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해도, 삼성생명은 장기적으로 키아나와 이해란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무게 중심을 이동할 시기가 됐다. 새로운 감독과 새로운 중심의 시대가 삼성생명의 캄 벨트 시대에도 변화를 줄 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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