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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朴對戰 解說集] WKBL 2023-24 시즌 정리.. 부산 BNK 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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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학생때는 '해설집'이라고 해서 교재나 문제집의 풀이를 설명해놓은 책이 따로 있었습니다. 아... 옛날 사람 인증하는 거 같네요... ㅠㅠ 농구팬들과 독자분들이 2023-24시즌 리뷰를 요청해주셨는데 일정 등의 사정으로 인해 시즌 종료 한 달이 넘은 5월 7일에 녹화를 하고 8일부터 10일 사이에 업로드를 했습니다. 정말 밀린 방학숙제를 벼락치기 하는 느낌이었는데, 혹시라도 설명이 부족했거나, 미흡한 부분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시간이 없어 영상을 끝까지 시청 못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정리해봅니다. 뭐... 말이 해설집이지... 그냥 특별히 붙일 제목이 없어서 <손박대전 해설집>이라고 했습니다.

 


 

 

 

 

 

 

BNK는 박정은 감독 부임 후 승승장구했다. 2020-21시즌을 5승 25패 최하위로 마친 팀을 인계받은 박정은 감독은 KDB생명 시절부터 10년 넘게 누적된 패배의식을 걷어내기 위해 전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를 위해 FA와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김한별과 강아정을 영입했고, 분위기를 쇄신했다.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부임 첫 해였던 2021-22시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2위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생명을 완파했고, 비록 우승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일부 언론에서 언급한 '신흥 명문'이라는 수식어를 달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지만, 어쨌든 만년 하위권이었던 과거와는 다른 길을 가는 듯했다.

 

2023-24시즌을 앞두고 중심 전력의 변화는 없었다. 다만 정규리그 30경기에서 평균 21분 29초를 뛰며 준주전급 활약을 펼쳤던 김시온을 트레이드로 내보냈다. 신인 김정은을 뽑기 위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하나원큐는 이전부터 김시온에 대한 니즈가 확실했고, 꾸준히 BNK에 이적을 제안했지만 BNK가 응하지 않았다. 결국 2023-24시즌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선수가 아닌 신인 1라운드 우선 지명권 두 장(23-24시즌, 25-26시즌)과 함께 김시온을 떠나보냈다. 이때만 해도 김시온의 부재가 BNK에게 뼈아프게 작용할 거라 예상하지는 못했다. 

 

새 시즌에 대한 예상은 나쁘지 않았다. 양강인 KB-우리은행에 견줄 정도는 아니지만 삼성생명과 더불어 정규리그 3위 싸움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안혜지-이소희-진안으로 구성된 팀의 코어가 확실했고, 이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여전히 코트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김한별이 매우 만족스러운 비시즌을 보냈다. 김시온의 이적과 이사빈의 은퇴로 약점이었던 벤치 뎁스가 더욱 얇아졌지만, 신인 김정은에 대해 '즉시 전력감'이라며 기대를 나타냈고, 이전 시즌 선발한 신인 박성진과 김민아 모두 높은 가능성을 보이고 있었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이지는 않았다.

 

 

 

 

개막전에서 우리은행에게 아쉽게 패했다. 연장 접전 끝에 70-74로 분패했다. 종료 1분 전, 고아라에게 예상치 못했던 3점슛을 내주며 무너졌다. 하지만 이후 신한은행과 하나원큐를 잡으며 정상궤도로 올라섰다. 삼성생명과 KB에게 패하며 1라운드를 4위로 마쳤지만 크게 나쁠 것은 없었다. 이겨야 할 팀에게 이겼고, 최소한 플레이오프 진출은 안정적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김한별의 부상 공백이 문제였다.

 

김한별은 11월 16일 삼성생명과의 용인 원정에서 왼쪽 발목과 무릎에 부상을 당했고, 이후 결장했다. 김한별의 유무는 BNK에게 상당했다. 팀의 무게 중심은 당연히 안혜지-이소희-진안에게 쏠려 있었지만 김한별의 코트에 있어야 이들의 위력도 시너지를 냈다. 2022-23시즌 BNK는 17승 13패로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다. 김한별이 뛴 경기에서는 16승 10패(선발 출전 경기 16승 9패)였고, 결장한 경기는 1승 3패였다. 김한별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2023-24시즌에도 김한별의 부재는 결과로 이어졌다. 시즌 초반, 김한별이 결장한 6경기에서 BNK는 1승 5패로 부진했고 내리막을 탔다. 김한별의 복귀 후에도 추락하기 시작한 분위기의 반등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여기에 이소희의 부진도 겹쳤다. 전체 기록만 놓고보면 커리어 하이였던 2022-23시즌에 못 미칠 뿐, 큰 차이는 없는 것 처럼 보인다.

 

▲ 이소희의 최근 3시즌 평균 기록
시즌 경기수 시간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턴오버 3점슛 3P%
23-24 29 35:00 14.0 4.9 2.6 1.2 1.8 1.66 27.4%
22-23 30 34:29 16.9 4.4 2.4 1.4 1.6 2.57 37.6%
21-22 30 30:50 14.4 4.1 1.7 1.0 1.5 2.57 39.9%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자면, 팀의 에이스 롤을 수행해야 함에도 기복이 심했고, 프로 통산 37%에 이르렀던 3점슛의 정확도가 10% 가까이 떨어졌다. 이소희는 외곽과 득점이 안되면 다른 부분에서라도 자기 역할을 하고자 했고, 이 때문에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는 프로 데뷔 후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하지만 팀이 이소희에게 필요로 한 부분은 당장 그런 것들이 아니었다. 이소희 특유의 속도감도 떨어졌고, 현장에서는 "이소희의 농구가 갑자기 이상해졌다"는 지적도 많았다.

 

 

 

 

김한별의 부재와 이소희의 3점슛 난조는 상대팀들이 BNK의 외곽에 대한 부담을 털어버리는 이유가 됐다. 각 팀의 주전급 선수 중, 외곽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버려지는 입장의 안혜지가 리딩 가드인 BNK는 지난 시즌 3점슛 최하위(경기당 4.6개)는 물론 성공률도 6개 구단 중 5위(26.1%)에 머물렀다.

 

온 볼 플레이어가 많은 BNK의 고민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엄지 역시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다. 한엄지는 30경기에 모두 나섰지만, 6.4점 5.2리바운드에 그쳤다. FA로 이적했던 2022-23시즌보다 시간과 득점, 리바운드 모두 줄었다. 신한은행 시절인 2020-21시즌을 기대했던 BNK에게는 아쉬운 결과였다.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주전 라인업에서 예상보다 큰 문제가 발생했지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벤치의 힘은 모자랐다. 김정은이 신인 치고는 무척 쏠쏠한 활약(30경기 16:12 3.7점 1.6리바운드)을 펼쳤지만, 핵심 식스맨이나 준주전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무리였다. 박성진과 김민아 역시 그러한 역할을 감당하기에는 아직 어린 선수들이었다. 1번부터 3번까지 역할을 채워줄 수 있고, 때로는 인사이드에서 버티는 수비도 할 수 있었던 김시온의 빈 자리가 생각보다 너무나 크게 드러났다. 

 

 

 

 

경기력 자체에서도 보완점이 절실했던 가운데 프론트에서 잡음이 발생하며 BNK의 추락은 걷잡을 수 없게 됐다. 구단 운영과 관련해 경험 많은 실무자와 신임 단장 사이의 마찰이 불거졌고, 내부 감사까지 진행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잘잘못의 기준은 구단이 판단했겠지만, '농구와 구단 운영' 자체로 놓고 보면, 잘 되고 있던 것마저 흔드는 상황이 됐고 이는 BNK의 분위기를 돌이킬 수 없게 만들었다. 

 

"선수들이 프론트 내부의 갈등에 영향을 받는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는 원론적인 지적도 있었지만, 이러한 사태가 공론화된 이후 BNK의 분위기가 동기부여 없이 부유한 것도 사실이다. 무려 13연패의 늪에 빠지기도 했던 BNK는 마지막 6라운드에 2승을 수확하며 가까스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최악의 시즌 출발을 보였던 신한은행에도 추월을 당했고, 3년 만에 다시 꼴찌가 됐다.

 

 

 

 

프론트 내홍은 BNK에게 상당히 뼈아픈 결과로 이어졌다. 2024년의 비시즌은 BNK에게 무척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팀의 핵심인 안혜지-이소희-진안이 모두 FA 자격을 획득하는 시점이다. 일단 이 중 이소희를 연장 계약으로 잡았다. 이후 최우선 과제는 최대어 진안을 잔류시키는 것이었다. 

 

공헌도 2위에 오른 진안은 박지수(KB)를 제외하면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빅맨이다. 여전히 배혜윤(삼성생명)과의 맞대결에서 열세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나이와 건강 문제 등을 종합하면, WKBL 센터 중에서는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다. 4년 연속 두 자릿 수 득점, 2년 연속 평균 더블더블로 시즌을 마쳤다. 2020-21시즌 이후 4년간 120경기를 빠짐없이 소화했고, 평균 34분 52초를 뛰며 16.1점 10.1리바운드 2.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미 복수의 팀들이 'FA 진안 잡기'에 달려들 것은 자명했다. 시즌 도중에 이미 '다음 FA 시장에서 진안을 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팀들이 있었고, 플레이오프가 진행되는 와중에 특정팀이 진안 영입에 상당히 근접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사실, 진안 쟁탈전에서 가장 앞서 있는 팀은 당연히 원소속팀인 BNK였다. 금액 조건 싸움에서도 여유가 있었고, 다른 팀들이 FA 시장이 열리는 4월 1일까지 공식적인 접촉이 불가능한 것과 달리, BNK는 이전부터 계약을 조율할 수 있었다. 실제로 진안이 정규리그를 마친 후, 고향인 타이완으로 떠나 정규리그 시상식에도 참가하지 않자, 'BNK가 일찌감치 조건을 협의하고 타이완에 묶어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여자농구 FA는 생각보다 섬세하다. 금액 조건이 전부가 아니다. 이적을 고민할 때, 자신의 행보에 합당한 명분이 필요하다는 고민을 하는 선수들도 많다. 대어 잔류를 위해서는 수 년 동안 미리 공을 들여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적어도 BNK 프론트는 이런 면에서 지난 시즌까지는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그런데 하필 이 시즌에 내부의 문제가 터지면서 '진안 잔류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시즌을 마치고 타이완으로 떠난 진안에게 적극적인 협상은 물론 제대로 된 조건 제안도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못했다. 미리 사전 조율을 진행하지도 못했다. 결국 FA 시장이 열리고, 진안은 상당히 빠른 시점에 팀을 떠나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박정은 감독이 '감독+프론트'의 역할을 하며 진안을 뺏겼지만 다른 FA 영입전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박혜진과 김소니아를 데려왔다. 이들 모두 타 구단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과를 냈다. 다만, 보상선수 싸움에서는 희비가 다소 엇갈렸다.

 

갈등 당사자들이 모두 구단을 떠나는 것으로 일단락되며 프론트 내홍은 수습이 됐지만, BNK 프론트는 여자농구 경험이 전무한 인사들로 채워졌다. 김소니아를 내준 후, 신지현에 대한 니즈가 상당했던 신한은행은 일찌감치 BNK에게 진안의 보상선수로 신지현을 지명하고, 자신들과 트레이드를 하자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비쳤다. BNK도 큰 틀에서 동의했지만, 이후부터는 조금이라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머리 싸움이 펼쳐졌다.

 

BNK는 신한은행이 제시하는 트레이드 카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굳이 하나원큐로부터 신지현을 데려오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히려 하나원큐의 주력 유망주 중 한 명을 선택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많은 이들도 알다시피 박소희였다. 반면 신한은행은 신지현이 아니라면 BNK의 보상선수가 필요없다는 입장이었다. 보상금을 선택하겠다는 것. 

 

FA를 뺏긴 팀이 선수가 아닌 보상금을 선택하면 상당한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실제로 하나원큐가 강이슬을 FA로 내준 후 보상금을 선택하자 팬들의 반발이 대단했다. 강이슬 영입과 관련해 보상금 9억원에 강이슬 연봉까지 거의 13억원 정도를 지출하게 되면서 KB가 상당한 부담을 안을 것이라는 관측이 하나원큐 내부에서 있었지만, KB는 이미 강이슬 영입 계획을 수립할 당시 '하나원큐가 선수 대신 보상금을 선택할 가능성도 상당하고, 그럴 경우 13억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을 보고해서 승인까지 받은 상황이라 내상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BNK는 상대의 보상금 선택 압박이 부담이 됐다. 지난 시즌 내홍을 겪으며 구단 운영비와 관련된 부분들이 이전보다 부담이 됐고, 다른 구단이 보상금을 가져가게 되면 고스란히 운영비 감소로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신한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자신들이 원하는 선수가 아니면 보상금을 선택하겠다는 입장으로 압박했다. 여자농구단 운영이 처음인 BNK 프론트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싸움이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보상선수 지명 부분을 놓고 BNK의 약점을 제대로 공략한 것 같다.

 

BNK는 신한은행과의 싸움에서는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신지현을 보내며 1대1로 진행될 듯했던 판이 커졌는데, 김소니아의 보상선수로 보냈던 박성진을 다시 데려오며 변소정까지 품에 안았다. 신인 1라운드 우선 지명권을 내주며 1순위를 포기하게 됐지만, 2순위 확정이라 큰 손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은행에는 한엄지를 내주게 됐다. 당초 보호선수에 묶을 예정이었지만, 구단 간 파워 싸움에서 BNK가 밀렸다고 해석해야 할 것 같다. 박정은 감독은 한엄지를 내주고 싶지 않았다. 타 구단 관계자 역시 "당연히 한엄지를 묶었어야 한다"며 "BNK가 한엄지를 풀어준 건, 한엄지가 우리은행에서 성과를 낼지 여부를 떠나 현명하지 못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프론트가 조금만 경험이 있었어도 우리은행 쪽 보호선수 명단에 한엄지를 푸는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 같다.

 

박혜진과 김소니아를 영입하면서 BNK는 전력면에서 더욱 안정감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안혜지를 4년 3억 1천만원에 잡은 것은 다소 과했다는 평가가 있는데,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반박이 쉽지 않다. 박정은 감독은 안혜지에 대해 현재 WKBL 1번 중에 가장 경쟁력이 높은 선수중 한 명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야투의 약점 등 몇 가지 이유로 인해 과소평가되는 선수 중 한 명이며, 가드로서의 장점이 확실하고, 이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결국 안혜지의 가치는 선수 본인과 박정은 감독이 증명해야 할 숙제가 됐다. 다만, 시너지 효과에서 교통정리가 쉽지 않던 안혜지-이소희 조합의 고민을 새롭게 합류한 베테랑 박혜진으로 인해 답을 찾을 수 있을지는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BNK의 다음 시즌 로스터에서의 가장 큰 고민은 빅맨이다. 진안이 떠났고, 김한별이 은퇴했다. 팀의 인사이드를 책임졌던 1-2옵션이 모두 사라졌다. 새로 영입한 선수들 중 김소니아와 변소정은 인사이드 역할이 가능하지만 빅맨으로 활약할 수 있는 자원은 아니다. 프로 3년차가 되는 박성진, 그리고 출혈 없이 영입한 이하은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아시아쿼터에서는 가드보다는 포워드와 빅맨 쪽을 볼 것 같다. 박혜진-안혜지-이소희가 있는 상황에서 가드 자원을 데려오는 것은 효율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외곽 능력이 있는 포워드나 빅맨 쪽이 BNK에게 더 어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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