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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새누리당, '인천시장 탈환'이 준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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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실시된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여야의 대결은 표면적 무승부로 종료됐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백중세가 나온 가운데, 기초단체장에서는 예년과 달리 여당이 우위를 점했고, 교육감은 진보진영이 압도하는 결과가 나왔다. 누구도 승리라는 단어를 쓰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쪽은 새누리당이다특히 인천시장 선거에서 이겼다는 것은 정부와 새누리당에게 상당한 의미를 주고 있다.

선거 초반, 대부분 지역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던 새누리당은 세월호 사태이후 심하게 흔들렸다. 분위기는 역전됐고, 새누리당은 오히려 수도권 전패와 텃밭이었던 대구와 부산에서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는 궁지에 몰렸다. 다급해진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 달라고 호소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겠다도와주십시오라는 격문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사실 이는 잘못된 호소였다.
 
새누리당은 200712, 17대 대선에서 승리한 후, 꾸준히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쥐어 왔다.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수차례 잡고도 바꾸지 않았던 수권정당이 선거가 임박하자 그제서야 바꾸겠다, 도와달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표 구걸에 지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로 가슴에 대못 박힌 유가족들의 눈물도 닦아주지 못한 정부와 여당이 세월호 사태 대국민 담화로 인한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달라고 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우리가 남이가의 고유 정서로 텃밭을 지켰고, 여기에 인천시장 자리까지 찾아왔다. 특히 인천시장에 당선된 인물이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라는 데에 정부와 새누리당은 더욱 의미가 깊다.
 
유 당선자는 박 대통령이 부임 후 그토록 강조하며 부서명까지 변경했던 안행부의 초대 장관으로 지난 36일까지 장관직을 지켰다. ‘세월호 참사대처와 관련하여 강병규 장관이 도마 위에 오르고 국회에 출석해 호된 문책까지 당했지만, 강 장관은 참사가 발생하기 불과 두 주 전인 42일에 임명됐다.
 
사고 이후 장관으로서의 행동 등은 문제 삼을 수 있지만, 안행부가 재난과 사고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후속 대책을 세우는 해결 능력이 부족했다는 총체적인 문제를 따지자면 강 장관이 아닌 유 당선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게다가 안 당선자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전략 공천으로 선거에 나선 후보였다. 이러한 유 전 장관이 전임인 송영길 후보에게 승리를 거둔 것은 정부와 새누리당에게는 상당한 의미를 부여해주는 부분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유 당선자의 승리를 통해 국민이 세월호 사태를 용서했다는 명분과 더불어 세월호 심판보다는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주자는 것이 민심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되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국민이 정부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것이라고 이번 선거의 결과를 해석했다.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와 재보선을 앞두고 여전히 바쁜 일정을 해쳐가야 하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는 인천시장 선거 승리를 통해 큰 위기로 닥쳤던 세월호 참사에 대해 스스로를 합리화 할 수 있는 면죄부를 발부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국정운영 방향 역시 세월호 사태이전으로 돌려, 다시 한 번 원칙소신을 전면에 내걸고 마이 웨이를 외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장 선거에서의 승리가 준 자신감이다.

토요경제 / 2014년 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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