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글을 쓴다. 뭔가 열심히 써 보겠다고 하다가, 말다가를 하도 반복하다보니 완벽하게 피노키오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여자농구와 관련된 이야기를 원하는 분들이 많았고, 충분히 그런 이야기를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을 전달하는 나의 주체성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글과 영상을 보는 분들이 원하는 것의 기반은 정확하고 빠른 정보다. 하지만 기자가 아닌 입장에서 내가 그러한 바탕을 갖출 수 있을까? 기자일 때는 관계자들에게 예민한 부분을 물을 수는 있지만, 지금은 그러한 것을 확인할 나의 주체가 분명치 않다. 사이버렉카와 다를 바 없지 않는가? 그렇다고 나만의 뇌피셜로 떠드는 것은 보는 이들에게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그러한 부분은 일반 팬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영역이며, 실제로 그런 활동을 하는 분들도 계실텐데...
이런 고민은 게으른 나에게 충분한 방치의 핑계가 된다. 그리고 절묘하게 그 기간 동안 '또' 아팠다. 정말 지긋지긋하고 다양하게도 아프다. 오래 아프면 왜 지치는 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재활을 오래 하는 선수가 왜 그리 '나약하게(?)' 포기하는 지 너무나 이해가 된다. 영화 퍼펙트 게임의 두 주인공인 선동열과 최동원 중 최고의 투수는 선동열이라 생각했지만 어깨 수술을 하고 보니 '무조건 최동원'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나는 나약하고 게으르다. 그리고 습관적 피노키오가 됐고, 그게 맞는 것도 같다.
특별한 재주가 많지 않은 내게, 그나마 가장 쉬운 일 중 하나는 글을 쓰는 것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점점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매일 운행하는 자동차가 살뜰히 아껴 타는 차보다 훨씬 더 오래 운행할 수 있다는 것이 인간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부분임을 깨닫는다.
하루 하루, 장점이 증발해가고 있는 초라함에서 최대한 발버둥치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글 쓰는 습관을 지키고 유지할 필요가 느껴진다.
자... 이제 다음에는 어떤 이유로 장기간 블로그를 비워두려나...?
'fAntasize > gIbberish'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무래도 옛날 사람이다 보니... (0) | 2025.04.24 |
---|---|
시대적 합리라는 모순 (0) | 2025.04.15 |
하아.. FA컵 우승이라니... (0) | 2024.05.27 |
WNBA 판타지 게임 (0) | 2024.05.17 |
조악하다... (0) | 2024.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