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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금융리더, 여자농구에 다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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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겨울 구기 스포츠를 대표하는 종목이 농구와 배구지만 여자농구는 여전히 비인기 종목이다. 일부에서는 '그들만의 리그'라고 일축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자농구단을 운영하는 구단들의 면면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현재 여자농구는 대한민국 금융계의 거목들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4대 금융지주인 우리금융, KB금융, 하나금융, 신한금융(총 자산순)의 핵심이라 할수 있는 은행사들은 모두 여자농구팀을 갖고 있다.

나머지 2개팀도 국내 생명보험업계에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삼성생명과 KDB금융그룹의 KDB생명이다. 때문에 여자농구 경기는 대한민국 금융계의 자존심 싸움이다.

이러한 여자농구판에서 가장 오랫동안 흐뭇한 표정을 지어온 것은 단연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7년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통합우승 이후 2011-2012 시즌까지 6년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6년 연속 우승은 대한민국 프로 스포츠 역사에 전무후무한 기록. 현재 신한은행은 7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반면 올 시즌 가장 신바람을 내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지난해 여자농구 최하위에 머물며, 40경기에서 단 7승밖에 거두지 못했던 우리은행은 올 시즌 새로운 모습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금융지주 총 자산순위 1위다운 자존심 회복에 나서고 있다.

 

 

 


특별한 선수 영입이나 전력 보강은 없었지만, 오랫동안 여자농구 최강을 지켜온 신한은행의 위성우 전 코치를 감독으로 영입했다. 여기에 신한은행으로부터 전주원 코치는 물론 장내 아나운서까지 받아들였다. 시즌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했음은 물론이다.

최강을 달리던 우승팀의 DNA를 이식한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내내 기록했던 7승을 올 시즌 단 9경기 만에 달성했다.

반면 KB스타즈(KB국민은행)는 전통의 강호이기는 하지만, 올 시즌 초반이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다. 오랫동안의 침묵을 깨고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까지 올랐던 KB스타즈는 시즌을 2연승으로 시작했지만 내리 4연패를 당하는 기복을 보이며 현재 4승 5패를 기록 중이다.

그나마 지난시즌 챔피언 전에서 자신들을 3연승으로 완파했던 신한은행에게 올 시즌 첫 패의 충격을 안겼다는 것으로 자존심은 세운 상황.

역사와 전통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삼성생명도 어려운 시즌 초반을 보냈다. 주축선수의 줄부상으로 명가의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던 삼성생명은 주전 가드 이미선의 복귀로 시즌 첫 연승을 기록하며 서서히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탄탄한 전력으로 신한은행에 맞설 0순위로 주목을 받았던 KDB생명 역시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한편 새롭게 올 시즌 팀을 인수하고 여자농구에 뛰어든 하나금융지주의 하나외환 여자농구단은 지난 11일 대대적인 홈 개막전을 통해 여자농구에 새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들로부터도 "이런 관심을 받아도 되는건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올만큼 그룹차원에서 각별한 애정과 관심으로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가 이어지고 있는 하나외환 농구단은 외환은행을 인수한 이후 서로간의 차이를 줄여나가고자 하는 하나금융그룹에게 새로운 상징이 되고 있다.

하나외환의 홈 개막전이 펼쳐진 지난 11일에는 부천실내체육관에 김정태 회장을 비롯하여 김종준 하나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이 모두 참석하여 농구단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는 비단 하나외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올 시즌 여자농구의 메인스폰서를 맡고 있는 KDB금융그룹의 강만수 회장 역시 개막전에 이어 지난 12일에도 구리실내체육관을 방문해 KDB생명 선수들을 직접 격려했다. KDB생명의 이옥자 감독은 경기가 끝나면 강만수 회장이 항상 문자를 통해 수고했다는 메시지를 직접 전할만큼 팀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승이 익숙해진 신한은행도 홈 개막전에 서진원 은행장이 직접 참석한데 이어, 경영 기획 그룹의 이원호 부행장이 거의 모든 홈 경기를 관전하며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최근 신바람을 내고 있는 우리은행 역시 홈 개막전에 이순우 은행장이 참석하여 개회선언을 하고 소개되는 선수 한명 한명과 직접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관심 속에 선수들 역시 코트에서 양보없는 승부로 팽팽한 재미를 더하고 있다. 6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지만 경기 마다 쉬운 경기는 단 한 경기도 없었다고 말하는 신한은행의 주장 최윤아는 객관적으로 전력이 열세인 상대를 만난다 해도 같은 '은행권 라이벌'이라는 구도가 형성되어 있어 전력외의 부담이 항상 존재한다고 말핬다.

조동기 하나은행 감독은 시즌 개막 전 미디어 데이에서 "그룹 측에서 은행 라이벌인 신한은행은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노력을 많이해야 할 것 같다" 고 말하기도 했다.

 

비록 과거의 인기를 회복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선수들의 뜨거운 열기와 금융권의 치열한 라이벌 구도는 여자프로농구 WKBL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 여자농구는 세계 100대 금융 그룹으로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대한민국 굴지의 금융 그룹들이 직접 운영하며 투자하고 있는만큼, 착실한 기틀과 성장으로 대한민국 인기 스포츠로 다시 떠오를 날을 기다리고 있다.

 

문화저널21 / 2013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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