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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2012년 또 한 번의 도약을 다짐한다. - K리그 박용철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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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최악의 스캔들이었다. 국민들의 성원을 한 몸에 받던 축구에서 승부조작이 대대적으로 벌어졌고, 팬들의 사랑을 받던 K리그의 스타플레이어들이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팬들은 충격과 배신감, 그리고 분노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소요에도 불구하고 K리그는 1983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300만 관중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승강제 도입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 2012년을 준비하고 있다.

야구와 더불어 한국 프로스포츠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프로축구 K리그의 2011년을 결산하고 2012년을 전망하는 자리에서 박용철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은 과거에 비해 순간 순간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진득하게 축구를 바라보는 충성도가 높은 팬들의 증가가 한 몫한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300만 관중을 기록한 2011년의 진단

1983년 당시 42만명의 관중으로 시작한 프로 축구는 8년만인 1991년, 148만 관중이 운집하며 100만 관중 시대를 열었고, 7년만인 1998년에 217만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으며 200만 관중을 돌파했다. 그리고 300만명을 넘어서기까지 13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과거 자료를 되짚으며 이 데이터를 말해 준 박용철 팀장은 관중 증가 추이가 점차 둔화되는 시기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사실 올해 16개 구단이 되면서 경기 수가 늘었잖아요. 그러다보니 관중도 늘어난거죠. 우리가 어떤 걸 특별히 잘해서 그랬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유명선수들의 해외진출과 승부조작이라는 흥행 요소의 악재속에서도 이런 사안들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경기장을 꾸준히 찾아주시는 팬들이 늘었다는 점은 확실한 거 같아요. 경기당 평균 관중수가 증가했다는 게 그 이유죠.”

아시안컵 이후 구자철, 지동원 등의 선수들이 여학생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모았고, 윤빛가람, 이승기, 고무열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부각되면서 경기장에 한층 젊은층의 여성팬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한 박용철 팀장은 아울러 경기 내용도 분명 과거에 비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부분도 강조했다.

“시간적으로 보자면 우선 집행부가 2011년에 교체가 됐습니다. 총재와 총장이 바뀌었고, 이사회도 개편이 됐죠. 이전에는 구단별로 한 명씩 이사회에 참석했는데 이제 구단은 5명으로 제한되고 사외이사가 3명 포함이 됩니다. K리그에 처음 생긴 변화죠. 이 후에 승부조작이 터졌고, 2012년 승강제 도입이 결정되었습니다. 큰 이슈들이 많았던 한 해 였던건 틀림 없네요.”

이렇게 2011년 한 시즌을 정리한 박용철 팀장은 경기적인 측면에서는 구자철과 지동원의 해외진출, 챔피언십에서 보여준 울산현대의 활약과 시민구단으로 새 출발을 한 광주, 상무가 상주로 이동하며 16개 구단으로 시즌을 치르게 됐던 점등을 거론했다. 그런 중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팀과 선수로는 역시 전북 현대와 이동국을 꼽았다.

“우승은 못했지만 아시아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고, K리그를 제패했죠. 성과도 좋았지만 ‘닥공(닥치고 공격)’ 이라는 닉네임을 얻을 만큼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쳤다는 것이 전북이 가장 눈에 띄었던 점입니다. 또 이동국 같은 경우에는 부침이 심했는데도 힘든 과정 속에서 잘 극복해낸 게 인상적이었죠. 사실 많은 선수들이 그런 위기에 좌절하고 꺾이는데, 이동국은 선수생활 내내 여러 차례의 위기를 맞아도 꾸준히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도 대표팀과 관련해서 많이 힘들었는데 역시 성숙한 선수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박용철 팀장은 신인왕을 차지한 광주FC의 이승기가 오랜만에 기술적인 면에서 완성도를 갖춘 신인으로 등장했다며 반색했고, 울산의 김신욱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러 포지션을 전전하다가 이제는 공격수로 자신의 자리를 확실히 잡은 것 같고, 축구선수 중에서는 드물게 쇼맨십과 말주변도 갖추고 있어 스타성이 주목된다고 했다.

최악의 비극이었던 승부조작사건

“굉장히 힘들었던 사건이었습니다. K리그 뿐 아니라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큰 일이 아니었나해요. 구단은 물론, 선수들, 협회, 연맹 할 거 없이 모든 축구인들이 다 어려웠습니다. 한국 축구 자체에 대한 이미지 문제였고, 스포츠가 지켜야하는 정정당당한 스포츠맨십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기에 더더욱 그랬죠. 팬들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린 사건이라 무척 곤혹스러웠습니다.”

일부에서는 승부조작 사건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의 음지에서 어려운 가운데 공을 차는 선수들이 돈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서 일어난 일이 아니겠냐는 의견도 제시했다. 하지만 박용철 팀장의 생각은 달랐다. 물론 그런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사건이 진행되면서 거론된 선수들의 면면은 그런 부분과 거리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오히려 4강제도 등으로 인해 이미 상급 학교로 진학이 확정된 선수들이 뛰는 팀이 경기 담합을 하거나 하는 풍토에서 자라난 선수들이 승부조작의 위험성과 위법성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을 거라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한 중국쪽에서 단속이 심해지자 우리나라로 유입된 불법도박 브로커들의 움직임, 그리고 IT 강국인 우리나라의 특성을 이용한 불법 토토가 성행한 부분들이 더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확실한 대책이 강구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사실 이런 말씀 드리기는 여러모로 조심스럽지만, 승부조작사건에 대처한 저희의 대응에 대해 FIFA(국제축구연맹)나 AFC(아시아축구연맹)에서는 무척 평가가 좋은 편입니다. 쉬쉬하거나 묻어두려고 하지 않고 차라리 드러내놓고 발본색원의 의지를 보인 것이 사태를 면밀히 분석하고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는 데 도음이 됐다고 보는 거죠. 또, 재발방지를 위해서 협회와 함께 비리근절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상시 감시체제에 들어갔구요, 토토같은 경우는 얼리 워닝 시스템으로 배팅액등에 이상조짐이 감지되면 서로 연락하는 공조태세를 갖췄습니다. 평시에는 구단과 연맹이 지속적인 연계를 통해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밖에도 선수들의 처우문제에도 신경을 써서 최저연봉을 12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올렸고, 2012년부터 선수들의 연금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마축구쪽에서도 어린 선수들에게 잘못된 부분에 대한 교육과 경계를 강화한 것으로 안다는 말을 덧붙였다. 박용철 팀장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지만, 잘 수습하고 반전의 계기로 삼아 축구가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리해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2012년 다시 한번 도약하는 K리그

내년부터 프로축구는 2부리그로 떨어지는 팀이 생긴다. 승강제가 도입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축구사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이 제도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박용철 팀장은 우승과 순위결정 외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과 강등팀의 발생같은 문제로 시즌 막판까지 박진감 넘치는 흥미로운 진행이 기대된다고 했다. 또 살아남기 위한 경쟁으로 각 팀들이 선수 보강과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도 기대했다.

“90년대 초반부터 축구는 지역연고에 상당히 신경을 써오고 있습니다. 시민구단도 많이 생겨났지만, 지역을 기반으로 한 팀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 있다보니 지역민들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승강제로 경쟁이 치열해지면 위기감과 절박함속에 지역의 관심과 투자가 병행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자연스럽게 이런 부분이 지역정서로 이어지면 지역민들의 팀에 대한 애착도 강해지고, 지역 연고의 정착도 더욱 공고해지리라 생각합니다.”

항상 지적되는 축구외교에 대한 부분에서는 현재 실질적인 실무를 담당하는 AFC집행위원회에 한국인이 없기에 벌어지는 현실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현재 AFC에서 직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외교력 강화로 이어지기는 힘들지만 조만간 그들의 맨파워가 발휘될 거라는 기대를 아끼지 않았다.

또 박용철 팀장은 K리그가 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의 리그임을 분명히 했다. 포괄적인 인프라와 시스템, 그리고 자본 규모 등은 일본에 다소 못 미치지만, 리그의 경기적인 수준이 아시아 최고임은 아시아 무대에서의 결과로도 입증됐고, 매년 보고되는 AFC의 자료에서도 증명되고 있다고 한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리그 수준에 대한 이론에 대해서 아쉬움을 나타낸 박용철 팀장은 2012년 시즌에서의 변화와 연맹의 노력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팬들에게 어떻게 해달라는 말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하는 거에 따라서 팬들도 늘어나고, 지지해주고 하지 않겠습니까? 산업적으로 프로야구만큼의 여건을 갖추지 못한 것은 확실하지만 승강제 자체가 변화의 계기로 큰 반향을 일으키리라 기대합니다. 단지 K리그만의 일이 아니라 협회와 우리 연맹, 그리고 내셔널리그 등 한국 축구 전반이 다 나서야 하는 부분이거든요. 경기력과 관련된 부분은 물론 고질적인 심판 문제등 여러 가지 부분들에서 발전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구단들도 지역연고의 특성을 살려서 지역과 밀착된 프로모션이라던가 마케팅을 잘 진행해야겠죠. 2012년에는 분명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겁니다.”

항상 팬들의 불만으로 지적됐던 방송 중계 문제에 대해 박용철 팀장은 ‘2012년에 직접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런던 올림픽과 월드컵 지역 예선이 국민들의 관심속에 진행될 2012년에 승부조작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한국 축구의 근간 K리그가 처음 시행하는 승강제와 함께 어떤 모습을 보여줄이지 사뭇 기대가 된다.

이코노미컬처 / 2012.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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