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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이끄는 컨텐츠를 제공하다 - KBO 이진형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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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중흥기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야구는 이제 매 시즌이 새로운 전성기이고 새로운 기록을 향해 가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680만 관중, 포스트시즌까지 한 시즌 700만 관중 돌파, 출범 30년 누적관중 1억명 달성. 2011년 한국 프로야구가 세운 흥행 기록은 국내 프로야구의 인기와 열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의 이진형 홍보팀장은 지난 시즌 폭발적으로 경기장을 찾아 준 팬들의 열기는 야구가 사회적인 역할에 순기능으로 기여를 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2011년 한국 야구의 의의

“선진국을 가늠하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여가 활용이 얼마나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돈 잘 벌고, 국민 1인당 소득이 높다고 그냥 선진국이라고 부르지는 않잖아요. 프로야구는 국민에게 건전한 여가선용의 기회를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팬들이 야구장에 올 때 혼자 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가족과 연인, 혹은 친구들과 함께 오죠. 저녁때 음주가무로 정신과 건강이 피폐해지는 게 아니라 야구장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사회적인 활동을 양성적으로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야구는 이렇듯 건전한 여가 선용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국민들에게 제공했고, 그렇게 경기장을 찾아주신 분들이 700만이 넘는 거죠.”

정확히는 700만을 넘는 수치다. 프로야구는 거의 전경기가 모두 공중파와 케이블 채널을 통해 중계가 되었고, 매 경기 1%이상, 곧 하루 4%이상의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했다. 여가선용의 방법으로 야구를 선택한 인구는 700만명에 플러스 알파가 붙는 것이다. 가족이 함께 야구를 보고 대화를 나누며 가정의 회복에도 충분한 기여를 했다는 것이 이진형 팀장의 생각이다. 결국 야구는 사회를 건전하게 만들고 우리 사회를 선진국으로 끌어올리는 데도 기여를 했으며, 산업적인 순기능의 컨텐츠를 제공했다고 자평했다.

“2011년 프로야구는 변화와 역전에 민감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호에 맞아 들어갔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이 우승하리라고 시즌 전에 예측한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거든요. 꾸준히 잘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반전의 스토리도 관중들에게 큰 재미를 줬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야구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말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합니다. 왜 꼭 드라마가 먼저여야 합니까? 야구처럼 생동감 넘치는 드라마라고 할 수도 있잖아요. 저는 후자가 더 좋습니다.”

지난 시즌의 야구를 이렇게 정리한 이진형 팀장은 한국 프로야구가 최근 비약적인 인기몰이를 성공한 원인에 대해 우선적으로는 국제대회에서의 성적을 꼽았다. 아시아예선을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던 WBC에서 4강에 올랐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전승 우승, 2009년 WBC에서의 준우승, 그리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어진 대표팀의 선전이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젊은 스타 선수들이 발굴되며 여성팬들을 야구장으로 끌어 모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동력은 구단들의 끊임없는 투자가 바탕이 된 겁니다. 각 구단들이 2군 시스템과 클럽 하우스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많은 선수들을 발굴해냈고,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면서 구단 간의 전력평준화가 이루어졌죠. 시설, 인프라 등도 중요한 요소지만 야구에서는 구단 간의 전력평준화가 무척 중요합니다. 1위와 최하위의 승률차이가 2할 이내라면 무척 평준화가 잘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최근의 야구가 바로 그렇습니다. 각 구단들이 시설과 시스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그런 속에서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줬고, 이것이 다시 국내리그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야구, 어렵지 않아요


잘 다져진 시스템으로 많은 관중 몰이에 성공한 프로야구는 이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는 자신감도 엿보였다. 올림픽이 열리는 2012년에도 야구의 인기는 계속 되리라는 믿음도 보였다. 사실 야구는 그동안 홀수해에 흥행하고 짝수해에 고전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왔다. 짝수해에 올림픽, 아시안게임, 축구 월드컵 등이 개최되는 관계로 스포츠팬들의 관심이 분산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진형 팀장은 단호했다.

“우선 야구가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됐다는 게 아쉽습니다. 국제 스포츠계에서 힘의 균형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데, 다시 올림픽 종목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을 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올림픽 참여 여부와 별개로 올림픽은 국제적인 체육 제전으로서의 역할이 있고, 국내 야구는 또 나름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8년 월드컵이 열리던 때에도 저는 같은 말을 했어요. 야구에서 팬을 뺐어가는 건 다른 종목이나 대회가 아니라 날씨라구요. 저는 여전히 날씨가 더 걱정이에요.”

국내 스포츠 중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야구지만 처음 접하는 팬들에게는 다른 종목보다 어렵다는 말을 듣기도 하는 게 야구다. 이진형 팀장도 야구가 다른 종목보다 처음 접하는 팬들에게 복잡하고 어렵다는 부분을 인정했다.

“언젠가 ‘야구보는 법’을 주제로 여대에서 특강을 한 번 한 적이 있습니다. 시험기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250명 이상, 거의 300명 정도의 학생들이 모였어요. 그들이 특강을 들으러 온 이유의 대부분은 야구를 모르면 일행들 사이에서 대화가 되지 않아서라고 하더군요. 어렵고 복잡한 룰이 많지만 알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처음에 다른 종목보다 이해하기 어렵다는 건 분명 사실이겠지만 그런 분들께 저는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냥 야구장에 와 보시라구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야구장에서 경기 보면서 소리도 지르고, 일행을 따라서 응원도 해보고, 맥주도 한잔 마시면서 관람문화를 즐기시라구요. 그냥 그러면 야구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야구의 매력에 빠지시게 될 거라고 봅니다.”

실제로 별 기대 없이 친구 손에 끌려서 야구장에 왔다가 열혈팬이 되어버린 야구팬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이 야구 역시 현장에서 열광하는 관중들 속에 동화되어서 즐겨야 그 재미가 더해지는 종목인가보다.

지자체, 그리고 팬들과 함께하는 프로야구

 

NC다이노스가 창원에 창단을 선언하며 올해부터 2군리그에 참여한다. 2013년부터는 1군 무대에 뛰어들어 9개 구단으로 운영을 하게 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스포츠팀을 운영한다는 것은 기업의 지원이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기업 역시 수입을 기대하기보다 홍보효과로서 만족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의 프로구단처럼 그 자체로 수익 모델이 될 수는 없을까?

“당장은 힘들지만 이제는 가시권에 들어온 게 아닌가 합니다. 앞으로 야구장은 좀 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급화 전략을 시행하게 될 겁니다. 광주, 대구 등에 신축 야구장이 들어서고 10개구단 시스템을 갖추게 되면 구단마다 100만 관중을 돌파하는 한 시즌 1000만 관중 시대가 곧 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객단가의 상승으로 관중수입이 늘어날 것이고 여기에 중계권료와 관련 상품까지 3박자가 맞아 들어간다면 이익 있는 산업으로서 야구의 가치가 발현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지금까지는 기존 구단들이 엄청난 적자를 감수하며 투자를 했지만 이제는 충분히 수익창출이 되는 이익으로서의 스포츠 산업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진형 팀장은 지역자치단체들의 협조가 조금 더 적극적이었으면 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야구의 꾸준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경기장 시설과 제반 조건등과 관련한 지역자치단체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사실 야구 열기가 뜨거운 지방의 몇몇 도시는 조금 더 많은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에 대한 아쉬움은 물론, 현재 사용 중인 경기장의 안전 문제가 여러 차례 제기된 바도 있다. 야구장 하나를 짓는데 소요되는 금액과 부지 자체가 상당한 까닭에 후원 기업은 물론 지역을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의 판단과 결정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프로야구 경기당 평균 관중수가 11000명 선입니다. 하루 만명씩 이용하는 시설이 우리나라에 흔한 건 아니잖아요? 이정도의 지역민이 꾸준히 이용하는 시설이라면 각 지자체에서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할 명분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는 야구장을 볼파크(Ball Park)라고 하잖아요. 야구를 보며 즐기는 가족 공원으로도 충분히 조성할 수가 있거든요. 수익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지자체에서는 좀 더 공익적인 면에서 접근을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또한 팬들에게도 고마움과 더불어 조심스러운 당부를 부탁했다. 최근 특정 구단의 팬들이 피켓 시위를 하는 등 다소 염려스러운 부분이 발생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진형 팀장은 이 부분에 대해 구단과 KBO가 수용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그러한 부분도 팬들의 열정과 사랑이 표현된 부분이며, 가능하다면 다 받아들이고, 그게 아니라면 설득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모두 야구를 사랑하기에 가능한 일이기에 생기는 일이라고 했다.

또 팬들도 가급적이면 조금 더 구단과 선수들을 믿어주고 지지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진형 팀장은 2011년 가장 인상적이고 칭찬해 주고 싶은 선수로 한화의 이대수를 꼽았다. 오랫동안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묵묵히 싸워내서 기어이는 골든글러브의 영광을 차지하고 대기만성의 기량을 보여준 이대수의 2011년은 박수 받아서 마땅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선수들이 더 많이 만개할 수 있도록 팬들이 비난보다는 격려와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기를 기대했다.

 

이코노미컬처 / 2012.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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