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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연봉과 수당, 구단이 쓸 수 있는 급여 총액은 얼마일까?

2023년 WKBL 연봉1위 김단비(우리은행, 3억원+1억 5000만원=총액 4억 5000만원)

 

5라운드에 진입한 2023-24시즌이 이제 팀당 10경기도 남겨놓지 않고 있다. 정규리그를 마친 후, 예년보다 조금 길어진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나면 다시 FA의 계절이 오고, 그 한 달을 지나면 연봉협상이 본격적으로 이어진다. 올해 FA 시장은 작년보다 준척급 선수들이 많다. 또한 내년에 박지수(KB)가 2차 FA자격을 획득하는만큼, 각 팀들은 이번 시즌에 전력보강을 하는 것과 더불어, 다음 시즌 박지수에 대비해 셀러리캡 운영을 어떻게 할 지도 고민해야 한다.

 

WKBL이 연봉과 수당을 공개하면서 1억원 이상의 수령하는 선수들의 조건이 더 투명해졌다. 선수 1인당 받을 수 있는 연봉은 3억원이 최대다. 팀 전체 셀러리캡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 명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을 두는 이중 제한이 대체 왜 존재하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이 제도에 대해 절대 다수의 구단들이 찬성하고 있어, 확실한 변수가 없는 한 앞으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구단이 쓸 수 있는 선수단 급여 총액은 연봉 셀러리캡(14억원)과 수당(셀러리캡의 20% : 총 2억 8000만원)을 합쳐 총 16억 8000만원이다.

 

디펜딩챔피언인 우리은행의 2023년 연봉 발표를 보면 김단비(3억원+1억 5000만원), 박혜진(2억원+5000만원), 유승희(1억 6000만원+4000만원)  최이샘(1억 5000만원+3000만원), 박지현(1억 7000만원+1000만원)에게 지급된 수당이 2억 8천만원이다. 이들 외 다른 선수들에게는 각종 인센티브나 수당이 전혀 지급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승을 했기에 융통 가능한 부분이 있다. 바로 상금이다.

 

셀러리캡과 수당을 합한 16억 8000만원은 모든 구단에게 똑같은 조건이지만 우승, 준우승 팀에게는 상금으로 인해 금액을 더 쓸 수 있는 근거가 존재한다. 상금의 400%를 선수단에게 추가로 지급하는 것이 가능하다. 통합우승을 차지하면 정규리그 5000만원, 챔피언결정전 6000만원 등 총 1억 1000만원을 상금으로 받게 된다. (준우승은 정규리그 3000만원, 챔프전 3000만원) 그러면 이 금액에 400%인 4억 4000만원을 더해 총 5억 5000만원을 선수단에게 더 지급할 수 있다. 만약 박신자컵까지 우승하면 우승 상금 3000만원과 그 400%인 1억 2000만원을 더해 1억 5000만원이 지급 가능하니, 한 구단이 통합우승에 박신자컵까지 우승하면 7억원을 더 선수단에게 지급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모두 이렇게 지급해야만 하는 건 아니다. 샐러리캡 연봉(14억원)과 수당(2억 8000만원)을 다 채우지 않아도 되는 것 처럼, 상금의 400%라는 규정은 상한선이다. 상금을 받았을 때, 포상금까지 포함해 쓸 수 있는 금액의 최대치가 이렇다는 것으로, 이 이내에서 구단 재량에 따라 쓸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전력이 강한 팀이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으니 전력 부익부 빈익빈을 가중시킨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다. 프로 스포츠에서 성적과 관련된 포상금은 당연하다. 이는 성과급이다. 다른 종목에서도 챔피언이 결정되면 해당 구단에서 얼마나 성대하게 우승 보너스를 지급할지에 관심이 쏠리기도 한다. WKBL에서 상금과 관련된 규정은 이 포상금을 규제하고 있는 부분이다. '모든 대회를 우승할 경우 타 구단보다 연봉을 7억원이나 더 쓸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대로 모든 대회를 다 우승했음에도 선수단 전체가 받는 상금이 7억원 이내라면 그 자체로 많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상금 역시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결국 FA시장이나 연봉협상에서 구단이 쓸 수 있는 카드는 결국 셀러리캡과 수당을 더한 16억 8000만원이다. 우승 상금으로 인한 부분을 약속할 수도 있겠지만, 선수 개인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팀 우승이라는 궁극의 목적을 달성해야만 발동할 수 있는 조건은 보장 금액이 될 수 없기에(실제로 수당은 대부분 충분히 달성 가능한 조건으로 보장해주는 경우가 많다) 선수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

 

이번 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KB 역시 시즌을 앞둔 연봉 협상에서 "우승하면 우승 보너스에서 얼마를 주겠다"라고 약속하기는 어렵다. 우승 가능성은 높지만 보장금액이라 할 만큼 결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통합 6연패 시절 이후로는 우승 레이스에서 절대 강자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더욱 이런 조건을 제시하기가 힘들어졌다. 과거에는 "선수가 우승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없냐"며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전혀 먹히지 않는 이야기다. 

 

물론, 퓨처스리그(우승:200만원)나 3X3 트리플잼(우승:1000만원, 준우승:500만원)의 상금도 똑같이 400%를 추가로 지급할 수 있다. 하지만 퓨처스리그의 경우 금액 자체가 소액이라 대부분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안다. 3X3 트리플잼의 경우 단일대회로 치러진 첫 해였던 2023년 대회에서 WKBL 팀들이 결승에 오르지 못해, 어떻게 했는지는 확인할 근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