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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농구에서 승리하는 데에 43점이면 충분했다...

 

무언가 좋은 이슈로 글을 쓰면 참 좋겠는데, 안타깝게도 역대급 슬픈 기록이다.

 

지난 14일, 아산에서 열린 우리은행과 KB의 경기에서 두 팀은 또 하나의 역대급 기록을 만들었다. 이미 11월 27일 2라운드 맞대결에서 득점과 야투율 관련해 아쉬운 결과('우리은행 역대 최소 득점? 한 쿼터 2점?' https://contract75.tistory.com/377 참고)를 만들었던 8할대 승률의 두 팀이 이번에는 자유투와 관련해 놀랍도록 저조한 경기를 펼쳤다. 이 경기에서 KB는 우리은행을 60-55로 이겼다. 분전하던 박지현의 이른 5반칙 퇴장이 컸다. 하지만 KB가 자유투만 정상적으로 성공했어도 일찌감치 결과를 결정지을 수 있었다. KB는 이날 무려 12개의 자유투를 놓쳤다. 22개 중 10개를 넣은 KB는 초반 자유투(45.5%)만 정상적이었어도 전반에 확실한 여유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런데, 12개나 실패한 KB만 보다보니 놓친 게 있다. 우리은행의 자유투다. 우리은행은 이날 6개의 자유투 중 2개만 성공했다. 성공률이 33.3%다. 실패 개수가 KB의 1/3밖에 안 되서 표본이 적을 뿐 성공률은 더 처참했다. 이날 양 팀은 합계 28개의 자유투를 얻었고 12개를 성공했다. 42.9%다. WKBL 역대 한 경기 양팀 합계 최저 자유투율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참고로 1998년 출범한 WKBL에서 양팀의 자유투 합계 기록이 50%를 넘지 않았던 경기는 총 22차례가 있었다.

 

▲ WBKL 역대 한 경기 양 팀 합계 자유투 최저 성공률 경기

1. 2023.2.22 아산, 우리은행(2/4) BNK(4/12) : 합계 37.5%(6/16)

2. 2007.11.29 부천, 신세계(3/12) 금호생명(7/13) : 합계 40.0%(10/25)

2. 2019.10.19 부천, 하나은행(3/6) BNK(3/9) : 합계 40.0%(6/15)

4. 2024. 1.14 아산, 우리은행(2/6) KB(10/22) : 합계 42.86%(12/28)

5. 2015.1.30 부천, 하나외환(8/14) 신한은행(6/18) : 합계 43.75%(14/32)

 

KB의 허예은은 1월 14일 벌어진 KB와 우리은행의 시즌 4라운드 맞대결에서 자유투 성공률 50%를 넘긴 유일한 선수(4/5)였다.

 

그런데 1위를 다투는 두 팀의 저조한 기록이 속상했는지, 하루만에 이를 완전히 덮어버릴만한 기록이 나왔다. 한 경기 양 팀 합계 최저득점 기록이 나오고야 말았다. 1월 15일 용인에서 열린 경기에서 신한은행이 삼성생명을 43-35로 이겼다. 양 팀 합계 78점.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은 이번 시즌 첫 맞대결에서 89-84의 난타전을 벌인 바 있다. 물론 연장까지 간 경기이기는 했지만 80점 넘게 득점 쟁탈전을 벌이던 두 팀이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가진 첫 경기에서는 둘이 합쳐 80점도 넘기지 못했다.

 

WKBL에서 두 팀이 합계 80점을 넘기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까지 최소 득점 기록은 84점으로 2018-19시즌 청주(KB 50-34 신한은행)와 2020-21시즌 부산(우리은행 55-29 BNK)에서 작성된 바 있다.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은 이날 35개의 3점슛을 실패하는 상황 속에 처절한 골가뭄이 이어졌지만, 그래도 3점슛 14개를 모두 놓친 신한은행이 2점슛을 차곡차곡 챙겨 신승을 거뒀다. 패배한 삼성생명의 야투 성공률은 24.07%(13/54)였다.

 

그리고 고작(?) 43점만 넣고도 시즌 3승째를 챙긴 신한은행은 'WKBL 역대 최소 득점 승리팀'이라는 기록을 갖게 됐다.

 

WKBL에서 한 팀이 50점 미만의 득점으로 경기를 마친 사례는 역대 총 147번 있었다. 부끄러운 저득점이지만, 아주 보기 힘든 기록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승리를 챙긴 경우는 지난 시즌까지 단 4번 밖에 없었다. 50점 미만의 득점을 할 수는 있지만, 그런 경기에서 승리를 바라는 건 욕심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어려운 걸 신한은행이 해냈다...

 

신한은행은 이날 승리로 WKBL 역대 5번째로 50점 미만 득점 승리 기록을 갖게 됐고, 아울러 역대 최저 득점으로 승리를 챙긴 팀이 됐다. 신한은행은 2010-11시즌에도 50점 미만 득점으로 삼성생명에게 승리(49-46)를 거둔 적이 있다. 따라서, 이날 승리로 신한은행은 WKBL에서 50점 미만 득점으로 두 번 이상 승리를 경험한 유일한 팀이 됐다. 그 어려운 걸 혼자 두 번 했다...

 

그리고 27년동안 단 5번 밖에 일어나지 않았던 이 일은 무려 3번이나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일어났다.

 

▲ WKBL 역대 한 경기 최저득점 승리팀

1. 신한은행 43-35 삼성생명 (2024.1.15 용인)

2. 삼성생명 48-46 신한은행 (2015.2.13 용인)

2. KB 48-46 우리은행 (2018.12.29 아산)

4. 우리은행 49-45 국민은행 (2005.8.12 장충)

4. 신한은행 49-46 삼성생명 (2010.12.2 용인) 

 

 

사진은 이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