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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가 세울 수 있는 이번 시즌의 수상 기록

1. 역대 최초, 라운드 MVP 전관왕

박지수(KB)는 이번 시즌 1라운드부터 5라운드까지 라운드 MVP를 모두 휩쓸고 있다. WKBL 최초의 라운드 MVP 전관왕이 나올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팀당 1경기씩을 남긴 현재 박지수는 6라운드에서 3경기를 뛰며 16.0점 13.7리바운드 4.7어시스트 1.7블록슛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우리은행과의 경기를 결장해 라운드 1경기를 결장했다. 3경기에서 세운 기록 자체는 훌륭하지만, 박지현(우리은행)이 기록면에서 우위에 있다. 박지현은 6라운드 4경기에서 평균 26.8점 9.8리바운드 4.3어시스트 2.5스틸을 기록 중이다. 

 

물론 압도적인 차이라고 볼 수는 없다. 마지막 1경기에서 충분히 의미를 다르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다. 하지만 박지수보다는 박지현에게 유리한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후 KB는 박지수의 출전 시간을 안배할 예정이었지만, 플레이오프가 예년과 달리 정규리그 이후 약 1주일의 간격이 있는 것 등을 감안했고, 선수들의 경기력 유지를 위해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박지수는 정규리그 우승 확정 경기었던 BNK와의 6라운드 첫 경기에서 34분 51초 동안 13점 15리바운드 5어시스트 2블록슛을 기록했고, 이틀 만에 열린 하나원큐 전에서도 34분 55초를 뛰며 24점 18리바운드 3어시스트 3블록슛으로 위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다음 우리은행 전은 결장했다. 6라운드 4번째 경기였던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도 21분만 뛰었다. 초반부터 일찌감치 점수차를 벌리며 승부를 결정했다. 이날 박지수는 3쿼터까지 8분 이상 휴식을 가지며 11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63-34, 29점 차로 벌어지며 삼성생명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마음만 먹으면 박지수의 개인 통산 9번째 트리플더블이 가능했다. 정규리그만 놓고 봤을때는 정선민 전 국가대표 감독의 8회를 넘어 역대 최다 트리플더블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포함하면 정 전 감독의 기록은 13회다.)

 

하지만 박지수는 4쿼터에 출전하지 않았다. 라운드 MVP 전관왕을 노렸다면 4쿼터에 무리하지 않으면서 2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추가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고, 기록 달성과 함께 6라운드 MVP에도 더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11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라는 다소 검소한 기록(?)으로 자신의 라운드 스탯을 줄일 이유가 없었다. 마지막까지 경기를 봐야겠지만 박지수와 KB는 6라운드 MVP에 대해 아주 큰 의미를 두는 것 같지는 않다.

 

현재 KB와 우리은행은 6라운드에서 모두 3승 1패를 기록 중이다. 라운드 MVP에는 팀 성적도 영향을 미친다. 순위가 확정된 상황에서 양 팀의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컨디션 조절이 우선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BNK 원정에서 김단비를 출전시키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어린(?) 박지현에게는 출전 시간과 주도적으로 플레이 할 기회가 늘었다. 우리은행이 다른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안배한 신한은행-BNK와의 경기에서 박지현은 평균 34분 이상을 소화하며 29.5점 8.5리바운드 4.5어시스트 4.0스틸을 기록했다. 

 

KB는 신한은행과 원정경기를, 우리은행은 하나원큐와 홈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승패에 의미가 없는 상황. KB와 우리은행 모두 컨디션 조절과 안배를 이어갈 것이라고 본다면, 박지수보다는 박지현에게 활약할 수 있는 기회와 여유가 더 많을 것이다. 또한 시즌 마지막 경기인 신한은행이 안방에서 조금 더 동기부여를 가져갈 수 있지만, 플레이오프 준비에 들어간 상황에서 역시 주요선수들의 몸 상태 관리가 필요한 하나원큐는 신한은행보다 악착같이 경기를 치를 이유가 없다. 게다가 원정이다. 따라서 박지수보다는 박지현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다.

 

6라운드 MVP를 수상하지 못한다 해도 박지수는 이번 시즌 라운드 MVP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역대 WKBL에서 라운드 MVP를 연속으로 수상한 것은 2회가 최다 였다. 2007-08시즌 정선민 전 감독(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최윤아 전 코치(신한은행, 08-09시즌), 신정자(KDB생명), 변연하(KB), 박혜진(우리은행), 김단비(신한은행, 우리은행 시절 각 1회씩) 등 7명만 달성한 기록이다. 박지수도 2021-22시즌에 경험한 바 있다. 3회 연속도 없었던 라운드 MVP를 박지수는 이번 시즌, 이미 5회 연속 수상했다.

 

이로 인해 한 시즌 최다 라운드 MVP 기록도 넘어섰다. 이전까지 최고 기록은 2011-12시즌의 신정자였다. 신정자는 당시 1라운드, 4라운드, 5라운드, 8라운드에 MVP를 수상했다. 팀당 40경기, 8라운드를 치르던 시절이었다. 신정자가 8번의 기회 중 그 절반을 차지한 반면, 박지수는 이미 6번의 기회 중 5번을 달성했다.

 

또한 역대 최다 라운드 MVP 기록도 써나가고 있다. 이번 시즌 5번을 추가하며 박지수는 라운드 MVP를 무려 18회나 수상했다. 공동 2위인 김단비와 신정자가 12회다. 

 

 

2. 역대 최초, 한 시즌 MVP 전관왕 (MVP 트리플크라운)

역대 WKBL에서 정규리그, 챔프전, 올스타전 MVP를 한 시즌에 모두 석권한 선수는 없다. 엄밀히 따지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2003겨울리그 당시 타미카 캐칭(우리은행)이 챔프전 MVP와 올스타전 MVP를 수상하면서, 외국인선수상도 수상했다. MVP가 아닌 외국인선수상이 별도 존재했기에 이를 사실상 MVP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캐칭은 2006겨울리그때 정규리그 MVP와 외국인선수상을 함께 수상한 바 있기에, 2003년의 예를 MVP 전관왕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2006겨울리그에서는 캐칭이 외국인선수상, 정규리그 MVP, 챔프전 MVP를 모두 수상했는데, 하필 이 해에 올스타전은 열리지 않았다.

 

이 후 2007-08시즌, 정선민 전 감독이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를 석권했지만, 엉뚱하게도 올스타전 MVP는 은퇴한 정은순 전 해설위원에게 돌아갔다. 당시 WKBL은 출범 10주년을 기념해 정은순, 조혜진 등 은퇴 선수들을 포함해 올스타전을 개최했고, 정 전 위원은 13분 43초 동안 12점 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MVP를 수상했다. 기록상으로 보면 강아정(KB, 21점 9리바운드), 김은혜(우리은행, 16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 신정자(금호생명, 13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 이은영(전 금호생명, 14점 3리바운드 4어시시트), 변연하(삼성생명, 19점), 김계령(삼성생명, 16점 3리바운드) 등에게 밀렸지만, 7년만에 경기를 뛰었다는 상징적인 면에서 정은순 위원에게 많은 표가 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정선민 전 감독은 4쿼터에 10점을 올리며 14점 4리바운드 8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2012-13시즌, 임영희(우리은행)가 다시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를 수상했지만 올스타전에서는 김정은(하나외환)이 MVP를 차지했다. 이어 박혜진(우리은행)이 2014-15시즌과 2016-17시즌에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를 받았지만 올스타전에서는 두 번 모두, 동주여중 선배인 강아정(KB)이 MVP를 가져갔다. 

 

박지수는 2018-19시즌과 2021-22시즌에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스타전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2018-19시즌에는 강이슬(KEB하나은행)이 올스타전 MVP를 수상했고, 2021-22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김단비(우리은행)가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에 올랐지만, 올스타전은 진안(BNK)이 MVP를 받았다.

 

이번 시즌은 박지수가 올스타전에서 이미 MVP를 수상했다. 박지수는 올스타전에서 17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상대팀이었던 진안(BNK)이 26점 10리바운드 4어시스트였기에 '왜 박지수가 받았나'라는 의문도 있었지만 이는 올스타전이라는 특성을 생각해야 한다.

 

올스타전 MVP 투표는 4쿼터 도중에 진행된다. 보통 종료 5분 정도가 남으면 기자들이 투표를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안은 26점 중 16점이 4쿼터에 나왔다. 기자들의 표를 받기에 시간이 적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규정상 MVP를 이긴 팀에서 나오게 결정하면 아무리 많은 표를 받아도 진 팀 선수는 MVP가 될 수 없다. 투표에 핑크스타와 블루스타 선수 각 1명 씩을 MVP로 적게 하고, 핑크스타와 블루스타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선수를 MVP 후보로 올린 뒤, 승리팀 선수가 MVP를 수상하는 방식이다. 이번 올스타전에서는 90-88로 핑크스타가 이겼으므로 진안에게는 MVP 자격 자체가 없었을 수도 있다. 아무튼 박지수는 올스타전 MVP를 확보했다. 2019-20시즌에 이어 두번째 올스타전 MVP 수상이다. 

 

그리고 정규리그. 정규리그 MVP는 박지수로 결정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번 시즌의 압도적인 지배력은 박지수가 최고라는 점을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우리나라는 개인상인 MVP를 수여함에 있어서도 팀 성적을 매우 중요한 요소로 따진다. 최고의 기량을 선보여도 팀이 우승을 못하면 치명적인 감점 요소가 된다. WKBL은 이런 예가 특히 심했다.

 

2016-17시즌, 김단비(신한은행)는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35경기 전경기 출전에 평균 35분 5초 소화. 평균 14.7점 6.5리바운드 4.2어시스트 2.0스틸, 1.4블록슛. 외국인선수가 뛰던 시절에 이 정도의 기록을 올렸다. 득점, 리바운드, 스틸, 블록슛에서 1위에 올랐고, 어시스트와 공헌도 2위였다. 하지만 통계부문 4관왕에도 불구하고, 3득점-어시스트-공헌도에서 1위를 차지한 박혜진(우리은행)에게 밀렸다. 박혜진은 99표 중 96표를 득표하며 압도적인 MVP가 됐다.

 

우리은행이 33승 2패로 역대 최고 기록을 쓴 해였다. 박혜진의 활약이 뛰어났지만 독보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시즌의 우리은행은 백업 용병이 모니크 커리였을 정도로 외국인선수마저 압도적이었다. 1옵션인 존쿠엘 존스의 위력은 어마어마했고, 임영희 역시 박혜진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이 시즌의 진정한 MVP는 '팀 우리은행' 그 자체였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은행의 성적을 기준으로 하자면 표의 분산이 가능했고, 개인 기록만 놓고 보면 김단비의 약진도 기대되는 투표였다. 그런데도 박혜진의 96.97% 득표로 끝났다. 김단비의 시즌 활약이 이렇게 폄훼될 상황은 아니었다.

 

김단비는 이날 시상식을 마치고 "언제는 개인 성적이 중요하다고 하더니, 이제는 팀 성적이 우선이라고 하네요. 제 인생에 MVP는 없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며, 아마 선수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개인상 불발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신한은행은 14승 21패로 4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팀 성적이 MVP 결정에 큰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WKBL 역사에서 우승팀이 MVP를 배출하지 못한 것은 단 두 번 뿐이다. 2011-12시즌의 신정자(KDB생명)와 2020-21시즌의 박지수가 그 주인공이다. 박지수는 2020-21시즌 MVP에 올랐지만, 108표 중 76표를 얻어 득표율은 70.4%에 그쳤다. 대부분의 MVP 수상자들이 80%, 혹은 90% 이상의 득표율을 올린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다지 높은 수치가 아니다. 특히 이 시즌 박지수는 득점, 리바운드, 2점야투, 블록, 공헌도 등 무려 5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WKBL 최초로 정규리그 7관왕에 올랐다. 이정도 경기력과 기록이면 KB가 플레이오프에 떨어졌어도 박지수에게 MVP가 주어져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규리그 우승이 아니라 2위였기에 득표율이 떨어진 것이다. 박지수는 정규리그 MVP를 총 3회 수상했는데,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MVP를 차지했던 시즌에는 100% 득표율을 기록했다. 단일리그 이후 WKBL에서 만장일치로 정규리그 MVP에 올랐던 선수는 정선민 전 감독(2회)과 박지수(2회) 밖에 없다. 특히 정 전 감독과 박지수는 각각 2007-08시즌, 2018-19시즌에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를 모두 만장일치로 수상하기도 했다. 박지수는 투표인단이 늘어나 MVP 투표 사상 최초로 100표 이상을 얻었고, 2021-22시즌에는 110표로 역대 최다투표를 기록하기도 했다.

 

박지수는 이번 시즌, 압도적인 개인 성적과 함께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견인했다. 박지수의 MVP 수상 여부보다, 다시 한 번 만장일치 수상을 할 지가 더 관심이다.

 

따라서 박지수는 정규리그 MVP와 올스타전 MVP는 이미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남아있는 것은 챔프전 MVP다. 이는 KB가 우승할 경우 자연스럽게 따라올 결과로 보인다. KB에는 강이슬이라는 리그 최고의 슈터가 있고, 허예은이 올 시즌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우승과 승리의 절대적인 지분이 박지수에게 있다. 어떤 내용의 경기가 진행되든, KB가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 핵심적인 역할은 박지수에게 주어질 수밖에 없다. 곧 정규리그 1위의 KB가 통합우승을 차지한다면 박지수가 최초의 MVP 전관왕을 수상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성 높은 현실이 될 수 있다.

 

 

3. 역대 최초, 정규리그 8관왕

박지수는 정규리그 6관왕과 7관왕을 달성한 바 있다. 박지수만이 갖고 있는 기록이다.

 

2006겨울리그에서 타미카 캐칭(우리은행)이 MVP, 최우수 외국인선수상, 베스트5, 스틸상, 블록슛상을 수상하며 5관왕이 됐고, 2016-17시즌에는 박혜진(우리은행)이 MVP, 베스트5, 3득점상, 어시스트상, 윤덕주상을, 김단비(당시 신한은행)가 베스트5, 득점상, 리바운드상, 스틸상, 블록슛상을 수상하며 동반 5관왕이 됐다.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김단비는 지난 시즌에도 MVP, 베스트5, 블록상, 윤덕주상, 우수수비선수상을 수상하며 5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누구도 정규리그 6관왕 이상의 자리에 오르지는 못했다. 2015-16시즌, 첼시 리가 신인상, 베스트5, 득점상, 2점야투상, 리바운드상, 윤덕주상을 휩쓸며 6관왕이 됐지만, 국적 사기 사실이 들통나며 기록 삭제와 함께 왕관도 박탈됐다.

 

이런 가운데 박지수는 2018-19시즌 만 20세 3개월의 나이로 WKBL 역대 최연소 MVP의 주인공이 되며 MVP, 베스트5, 득점상, 리바운드상, 블록상, 윤덕주상, 우수수비선수상을 수상, WKBL 역대 최초의 6관왕이 됐다. 그리고 2020-21시즌에는 이 기록마저 넘어섰다. 박지수는 소속팀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는 데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MVP를 수상한 것을 비롯, 베스트5, 득점상, 리바운드상, 2점야투상, 블록상, 윤덕주상을 수상해, 역대 최초의 7관왕이 됐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역대 최초 8관왕에 도전한다. 현재 득점, 2점 야투, 리바운드, 블록, 공헌도에서 1위다. 이 5개 부문에서 순위 역전이 가능할까?

 

우선 득점을 보면 박지수는 20.64점으로 2위 김단비(우리은행, 18.57점)를 크게 앞서 있다. 마지막 경기에 두 선수가 모두 나선다고 가정하면 김단비 박지수보다 59점을 더 넣어야 순위가 바뀐다. 쉽지 않다. 박지수가 마지막 신한은행 전에 출전할 경우, 2점만 넣으면 시즌 평균득점 20점 이상을 확정하게 된다. 평균 득점 20점 이상으로 득점 1위를 차지한 것은 2009-10시즌 김계령(삼성생명, 21.53점) 이후 박지수만 갖고 있는 기록이다. 박지수는 2020-21시즌 22.23점, 2021-22시즌 21.19점을 기록하며 득점 1위에 오른 바 있다.

 

2점 야투율도 뒤집히기는 어렵다. 현재 박지수의 성공률은 60.38%. 2위는 팀 동료인 김민정으로 56.64%다. 박지수가 마지막 경기에서도 자신의 평균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김민정이 순위를 뒤집기 위해서는 11개의 2점슛을 100%의 확률로 성공해야 한다. 1개도 실패하면 안된다. 이번 시즌 21경기에 출전한 김민정은 2점슛 113개를 시도했다. 경기당 5.4개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일단 11개의 2점슛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리바운드는 압도적이다. 현재 15.54개로 2위인 진안(BNK, 10.31개)을 크게 앞서 있다. 진안보다 1경기를 덜 뛰었음에도 총 리바운드 개수에서 136개나 앞서 있다. 뒤집힐 가능성이 아예 없다.

 

윤덕주상을 수여하는 공헌도는 더 압도적이다. 현재 박지수는 1257.15점. 2위 진안(BNK, 934.95점)과 3위 김단비(우리은행, 922.10점), 4위 박지현(우리은행, 922.80점)을 크게 앞서고 있다. 박지수의 경기당 평균 공헌도는 무려 44.90점이다. 다른 선수들보다 최소 10점 이상 차이가 난다. 진안, 김단비, 박지현 모두 경기당 평균 공헌도가 35점을 넘지 않는다. 윤덕주상은 평균 공헌도가 아닌 총 공헌도를 기준으로 한다. 박지수가 마지막 경기를 결장하더라도 2위 진안이 마지막 경기에서 무려 322.2점 이상의 공헌도를 기록해야 한다. 50-50을 기록해도 불가능하다.

 

블록슛은 근소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박지수는 현재 1.79개로 1위. 2위인 양인영(하나원큐, 1.55개)이 역전을 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경기에 박지수가 출전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9개의 블록슛을 기록해야 한다. 박지수가 마지막 경기에 출전해 블록슛을 기록하지 못한다면, 양인영은 7개의 블록슛을 추가해야 한다. 양인영의 한 경기 최다 블록슛 기록은 2022년 1월 21일 신한은행 전에서 기록한 6개다. 

 

결국 박지수는 정규리그에서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득점, 2점야투율, 리바운드, 블록슛, 공헌도 부문에서 수상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MVP와 베스트5도 이미 따 논 당상이다. 통계부문 5관왕과 투표부문 2관왕으로 7관왕은 거의 확보했다. 

 

박지수의 8관왕을 결정지을 마지막 변수는 우수수비선수상이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사실 WKBL 최고의 수비수가 박지수라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기록에서 수비 지표를 정량화 할 수 있는 부분은 수비 리바운드-블록슛-스틸이 대표적이다. 굿디펜스라는 부분도 존재하지만 이를 두고 수비 능력을 평가하기는 힘들다. 실제로 굿디펜스 순위를 살펴보면, 수비가 약점이라고 지적받는 선수들도 상위에 종종 나타난다.

 

박지수는 수비 리바운드와 블록슛에서 리그를 압도하고 있다. 수비 리바운드가 평균 10개가 넘는 유일한 선수다. 2위 박지현 보다 평균 4.05개 앞서있다. 블록슛은 이미 위에서 설명했다. 해당 수치에서 상위권에 있는 선수들을 비교하면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

 

선수 소속 수비 리바운드 블록슛 스틸
박지수 KB 10.68 1.79 0.71
김단비 우리은행 6.29 1.25 1.68
박지현 우리은행 6.63 0.52 1.93
이해란 삼성생명 4.52 0.67 1.74
진안 BNK 6.48 0.34 0.62
양인영 하나원큐 5.48 1.55 0.97

 

기록 면에서 박지수가 가장 앞선다. 굳이 기록까지 대입할 필요가 없는 것이 박지수의 수비 능력이다. 많은 지도자들이 박지수의 위력을 평가할 때, 공격보다 수비에 더 높은 점수를 준다. WNBA에서도 박지수의 신장과 수비력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WKBL에서 한 선수의 존재로 인해 팀의 공격 전략을 통으로 수정하게 하는 것은 박지수가 유일하다. 박지수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수비에서의 차이는 KB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가대표에서도 발생하는 문제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가 박지수라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실제로 박지수는 우수수비선수상을 이미 4차례나 수상했다. 

 

다만 변수가 있다. 우수수비선수상은 6개 구단 감독에 의해 선정된다는 것이다. 감독 투표는 기자 투표보다 결과 외적인 부분의 변수가 많이 등장한다.

 

'A가 잘했지만, 힘든 상황에서 B도 열심히 했으니까...', 'C가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은퇴하는 데, 이런 상이라도 받고 마칠 수 있게 해줘야...', 'D는 이거 말고도 상을 많이 받았으니까...', 'E는 다음에도 이 상을 받을 수 있지만, F는 올해 아니면 안 될 거 같으니까...' 등의 이유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박지수는 2020-21시즌, 우수수비선수상을 놓쳤다. 역대 최초의 7관왕이라는 타이틀에 가려졌지만 뜻밖의 결과였다.

 

박지수는 2019-20시즌, 수비리바운드 7.43개, 블록슛 2.23개, 스틸 1.13개로 우수수비선수상을 수상했다. 6표 중 5표를 얻었다. 그런데 2020-21시즌 수비리바운드 9.87개, 블록슛 2.5개, 스틸 0.73개로 더 좋은 기록을 보였지만 수상에 실패했다. 2020-21시즌 우수수비선수상은 3표를 얻은 김단비(신한은행)가 차지했다. 김단비는 2020-21시즌 수비리바운드 5.03개, 블록슛 1.3개, 스틸 1.3개를 기록했다. 훌륭한 기록이지만 박지수에 미치지는 못한다. 당시 한 감독은 "(김)단비도 하나는 받아야죠. 고생했잖아요"고 답하기도 했다. 2020-21시즌, 김단비는 우수수비선수상 외에 다른 수상은 없었다. 

 

이러한 변수는 여전히 살아있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가 누구냐고 6개 구단 감독에게 물으면 그 답은 당연히 박지수로 모아지겠지만, 우수수비선수상의 수상자가 누구냐고 물으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박지수의 WKBL 역대 최초 8관왕 등극의 가장 큰 변수는 우수수비선수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