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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WKBL FA

이름 구단 FA 취득 자격 이번 시즌
공헌도
지난 시즌
공헌도
보호선수
(본인 포함)
보상금
(계약금 대비)
김단비 삼성생명 2차 48 25 5명 100%
김단아 하나원큐 1차 --- 57 6명 100%
김소니아 신한은행 2차 8 3 4명 300%
김시온 하나원큐 2차 28 31 6명 100%
김아름 신한은행 2차 99 37 6명 100%
김한별 BNK 2차 19 8 4명 200%
김한비 삼성생명 2차 70 58 6명 100%
나윤정 우리은행 1차 32 40 6명 100%
박지현 우리은행 1차 4 2 4명 300%
박혜미 삼성생명 2차 49 65 6명 100%
박혜진 우리은행 2차 30 10 5명 100%
신이슬 삼성생명 1차 15 28 4명 200%
심성영 KB 2차 50 27 5명 100%
안혜지 BNK 2차 6 5 4명 300%
양인영 하나원큐 2차 7 19 4명 300%
염윤아 KB 2차 24 36 6명 100%
이하은 신한은행 2차 90 61 6명 100%
이혜미 신한은행 1차 52 48 6명 100%
진안 BNK 2차 2 4 4명 300%
최이샘 우리은행 2차 14 24 4명 200%

 

 

0. WKBL FA

 

4월 4일 시상식을 끝으로 WKBL의 2023-2024 시즌 일정은 모두 종료되었습니다. 이제 FA의 시간입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좋은 선수들이 시장에 많이 나와 모든 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WKBL의 FA는 1차 FA와 2차 FA로 나뉩니다. 

1차 FA는 선수 등록(데뷔) 후 5년간 정규리그 총 경기에 대해 평균 10분 이상 출전했을 때 획득합니다. 한 팀이 한 시즌에 30경기를 치른다고 가정하면, 5년간 경기 수는 총 150경기. 곧, 5년간 총 1500분 이상을 뛰어야 한다는 계산입니다. 5년 안에 이 조건을 채우지 못한 선수는 6년 차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7년 차가 되면 출전 시간에 관계 없이 1차 FA 자격을 획득하게 됩니다.

2차 FA는 1차 FA 자격을 행사한 계약 기간이 끝나 다시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로, 2회 이상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을 모두 2차 FA로 구분합니다. 1차 FA를 행사하지 않고 연장 계약을 한 선수(2022년 박지수, 2024년 이소희 등)의 경우는 연장 계약 만료가 데뷔 8년차 이후일 경우 자동으로 1차 FA를 거치지 않고 2차 FA 자격을 획득합니다.

1차 FA는 원소속 구단과의 우선 협상 기간이 존재하고, 타 구단으로 이적하기 위해서는 원소속 구단의 제시액보다 높은 금액으로만 이적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WKBL의 선수 연봉 상한선인 3억원을 원소속구단으로부터 제의받은 1차 FA 선수는 타구단으로 이적이 불가능합니다. 반면 2차 FA 자격을 획득한 선수는 원소속 구단과의 우선협상이 없기 때문에(엄밀히 따지면 2차 FA 자격을 획득한 선수는 FA 기간 중 소속팀 없는 '무적 상태'입니다) 모든 구단과 조건 없이 협상이 가능합니다.

계약 기간도 1차와 2차로 나뉘는데, 1차 기간이 원소속 구단과의 협상 기간입니다. 타 구단과의 협상이 진행되는 2차 협상 기간은 15일부터 19일까지입니다. 2차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들은 1-2차 기간 동안 모든 팀과 협상이 가능합니다.

1-2차 협상 기간 중, 계약에 실패한 선수들은 3차 계약 기간에 원소속 구단하고만 협상이 가능합니다. 1차 FA 자격 선수의 경우에는 1-2차 협상 기간 중 원소속구단으로부터 제시받았던 금액의 30% 이내에서만 계약이 가능합니다. 곧 1억원을 제시받았던 선수는 3차에서 7천만원~1억 3천만원 범위에서만 계약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통 3차 협상까지 오게 되면 원소속구단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기존 제시액보다 낮은 조건으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30% 삭감된 금액에 계약합니다. 단, 2차 FA 자격 선수들에게는 원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이 없었던 관계로 30% 범위 이내에서 계약을 해야한다는 조건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만약 3차까지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이후, 일반 선수들의 등록기간까지 원소속구단을 제외한 타구단과 계약에 나설 수 있습니다.

 

▲ 2024년 FA 계약 기간

① 1차 협상기간 : 4월 5일~14일 17시 (1차 FA 선수들의 원소속 구단과의 우선 협상기간)
② 2차 협상기간 : 4월 15일~19일 17시 (원소속구단과 계약하지 않은 1차 FA 선수들의 타구단 협상기간)
③ 3차 협상기간 : 4월 20일~22일 17시 (1-2차 협상에서 계약에 실패한 1FA 선수들의 원소속 구단과의 재협상기간)
④ 외부 FA 영입구단의 보호 선수 제출 기한 : 4월 23일 17시 / 보상 선수 선택 : 4월 24일 17시

 

FA 선수를 영입하게 되면 보상 선수 혹은 보상금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각 선수의 공헌도에 따라 다릅니다. 보호선수의 숫자도 4명, 5명, 6명으로 다르고, 보상금 역시 100%, 200%, 300%로 상이합니다. 

이번에는 1차 5명, 2차 15명 등 총 20명의 선수들이 FA 대상자가 되었습니다. 매년 FA가 시작되면 적극적으로 나서는 팀들이 있는 반면, 외부 FA에 관심이 없다며 ‘집토끼 사수’를 언급하는 팀들도 있었는데, 올해에는 모든 팀들이 외부 FA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그만큼 치열한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6개 구단의 기조는 똑같습니다. ‘내부 FA를 사수하고, 외부 FA를 영입하겠다’ 입니다.

 


1-1. BNK (셀캡 96.43% 13.5억원)

이번 시즌 최하위로 다시 내려앉은 BNK에게 매우 중요한 FA입니다. BNK의 프랜차이즈 빅3 라고 할 수 있는 안혜지, 이소희, 진안이 모두 FA가 되는 해입니다. 연장 계약으로 이소희는 FA 시장에 나가지 않았지만, 안혜지와 진안이 2차 FA 자격을 획득했습니다. 또한 매년 계약을 갱신중인 김한별도 FA입니다. 팀의 핵심인 선수들이 대거 시장에 나왔습니다.

BNK는 최근 몇 년간 FA 시장에 매우 적극적인 팀이었습니다. 대어급 영입전에서 큰 성과를 보지는 못했지만 적극적으로 시장에 나섰고, 트레이드도 적극적입니다. 하지만 하필 이번 시즌, 여러 모로 전망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일단 FA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인력과 시스템이 다른 팀은 물론, 예년에 비해 많이 부족합니다. 프런트가 대거 교체됐습니다. 새로운 인력으로 모두 교체되며 농구단 관리 및 운영 경험이 있는 프런트가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의 팀 전력과 발전 가능성, 다른 팀의 전력 구성과 WKBL 전반의 선수 능력 등을 충분히 파악하고 FA 시장을 진두지휘 할 경험자가 없습니다. 양원준 전 WKBL 사무총장이 자문위원으로 있지만, 계약 실무를 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번 FA 시장은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FA 계약까지도 박정은 감독이 직접 나서야 할 상황이라는 평가입니다.

 

이번 시장에서 BNK가 내부 FA 단속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전부터 많았습니다. 오히려 시즌 중반에는 BNK가 외부 FA까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고, 특정 선수가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내부 FA가 전부 핵심 자원인 BNK로서는 한 명이라도 놓친다면 전력 보강이 필수입니다. 박정은 감독에게 상당한 부담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1-2. 신한은행 (셀캡 97.71% 13.68억원)

신한은행은 최근 FA 시장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가장 적극적이었던 팀 중 하나였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며 외부 FA 영입의 필요성이 더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현재 전력 자체로의 한계를 절감하는 분위기입니다.

 

많은 팀들이 이번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일 팀으로 신한은행을 꼽고 있습니다. FA 계약 기간이 너무 길어서 구단들이 힘들다는 이야기가 이전부터 많았고, 이번에 기간이 축소되었는데, 신한은행은 이번 FA 기간 축소가 오히려 반갑지 않은 팀입니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시장에 나서서 많은 선수들과 만나보겠다는 입장입니다.

 

팀의 에이스였던 김소니아는 반드시 지켜야 하고, 외부 FA도 여러 선수를 범위 안에 두고 있습니다. 힘든 시즌을 보낸 만큼, 김소니아 역시 함께 팀을 이끌 수 있는 선수의 영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합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김소니아가 특정 선수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선수는 아니다. 다만 함께 팀을 이끌 수 있는 선수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고, 프런트 역시 선수를 특정하거나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준척급 이상의 선수를 복수로 영입할 수 있도록 시장에 나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신한은행은 에이스급 포함 여러 선수를 영입 범위에 두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협상 테이블에서 선수들에게 매력을 주지 못하는 팀으로 지적됐지만, 프런트가 바뀐 후 이런 이미지를 바꾸는 데에도 성공했습니다. 다만, 외부 영입과 더불어 반드시 김소니아를 지키겠다는 입장이지만, 김소니아에 대한 외부 수요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상당한 분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1-3. 하나원큐 (셀캡 90.36% 12.65억원)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하나원큐도 FA가 중요합니다. 현재 전력 자체만 놓고 보자면 하나원큐가 꾸준히 플레이오프 이상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선수들을 이끌었던 김정은이 이런 활약을 계속 해줄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는 점도 고려해야합니다. 또한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성과를 내기는 했지만, 냉정히 볼 때 10승 20패는 플레이오프에 어울리는 성적은 아닙니다. 만약 전력보강에 실패한다면, 지난 시즌의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외부 FA 영입은 필수입니다. 다만 하나원큐는 내부 FA 단속이 먼저라는 입장입니다. 목표했던 결과를 달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내부 FA를 먼저 잡고, 외부 FA 영입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집토끼에 올인하고, 그 후에 외부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원큐가 기대 이상의 순위 싸움을 할 때부터, 다음 시즌을 위한 선수 보강 이야기는 현장에서 자주 들렸던 부분입니다. 공공연하게 하나원큐가 어떤 선수들을 노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거론됐고, 뜬소문은 아니었습니다.

 

하나원큐 역시 협상 테이블에서 선수들의 외면을 받는 대표적인 팀이었습니다. 하지만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프런트가 바뀐 이후, 이 부분에 대한 평가와 이미지가 쇄신되고 있습니다. 현재 프런트는 선수들의 가치와 팀 전력에 대한 판단 및 평가가 이전보다 훨씬 객관적이고 현실적입니다. 하나원큐는 기본적으로 대어급 선수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설 준비를 마친 상황입니다.

 


1-4. 삼성생명 (셀캡 96.71% 13.54억원)

외부 FA 영입과 관련해 가장 소극적이었던 팀이 삼성생명입니다. 삼성생명은 2014년 박하나 영입 이후, 10년간 단 한 차례도 외부 FA를 영입한 적이 없습니다.(보상 선수 제외) 꾸준히 내부 FA를 지키면서, 기존 전력을 육성시키는 기조를 가져갔습니다. 2025년 박지수(KB)가 FA 시장에 나올 때까지 삼성생명은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장은 조금 입장이 다릅니다. "좋은 선수들이 시장에 많이 나왔고, 전력 보강을 위해 관심이 가는 선수들도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하지만 관심과는 달리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여전히 삼성생명은 선수들의 계약은 물론 준척급 선수들의 영입에도 '오버페이'로 판단될 수 있는 오퍼는 어렵습니다. '합리적인 조건'이 우선입니다. 또한 주요 핵심 자원의 경쟁력 자체가 리그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준주전급까지의 뎁스는 매우 좋은 편이라 보상선수에 대한 딜레마도 상당합니다.

 

무엇보다 감독 재계약 여부가 달린 상황이라 2020년의 FA 시장이 재현될 수도 있습니다. 2015년 이후 외부 FA 영입 자체는 없었지만, 2020년에는 박혜진(우리은행) 영입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당시 임근배 감독 재계약 건이 빠르게 결정되지 않으면서, 본격적인 움직임을 진행하지 못하고 시장을 마친 바 있습니다. FA 시장이 열렸던 당일, 박혜진이 우리은행 대신 배혜윤과 먼저 만나면서 삼성생명 이적 가능성이 처음 대두됐지만, 어디까지나 친분에 의한 약속이었다고 밝혀졌습니다. (2020년 FA는 2차 FA제도가 적용되며 연봉상한선에 묶이지 않고 선수들의 이동이 가능해진 첫 해였습니다. FA시작일이었던 4월 1일에 WKBL은 각 구단 대표선수가 참석한 가운데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코로나19 위기극복 성금전달식을 진행했고, 박혜진은 우리은행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우리은행 사무국은 행사에 참여해 박혜진과의 미팅 일정을 잡고자했지만 박혜진은 선약이 있다며 우리은행 미팅을 미뤘는데, 그때 약속이 배혜윤과의 약속이었습니다) 박혜진의 선택이 우리은행 잔류와 KB 이적으로 굳어져가던 때에도 삼성생명은 감독 재계약이 확정되지 않아 본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도 삼성생명은 임근배 감독 재계약 여부가 결정되어야 FA 시장에 나설 수 있습니다. 

 

 

1-5. KB스타즈 (셀캡 100% 14억원)

‘박지수가 있으므로 영원한 우승 후보’, ‘KB에 좋은 선수가 가면 리그 불균형’ 등의 이유로 KB의 FA 영입은 항상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하지만 KB 입장에서는 억울한 이야기인데, KB는 실제로 독보적으로 리그를 압도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과거의 '신한 왕조', '우리 왕조'와 비교했을 때, 통합 2연패도 해본 적 없는 상황이기에 전력 불균형과 독주를 강조하며 KB의 선수 영입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불편한 입장입니다. 적법한 셀러리캡 내에서의 선수 영입을 비난하는 것은 정상적인 시장논리에 위배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쨌든 KB는 구성할 수 있는 조건에서 최고의 스쿼드를 만들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지켜오고 있습니다. 안덕수 KBSN 해설위원은 KB를 맡고 있던 2020년 드래프트에서 허예은을 선발한 뒤, "다음은 이해란(삼성생명)"이라고 할만큼 좋은 선수 영입에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만큼 KB의 전력 구성에 대한 의지는 진심입니다.

 

게다가 KB는 내년 이후 한동안 외부 FA 시장에 나서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KB는 지난해 1순위로 선발한 신인 고현지에 대한 기대가 상당합니다. 현재의 핵심 전력은 물론, 고현지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선수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당장 내년에는 박지수를 지켜야하는 것도 큰 싸움입니다. 따라서 신인인 고현지가 자동으로 보호선수가 되는 올해가 기회이고, 향후 몇 년간은 외부 FA 영입에 나서기 힘들다는 판단입니다.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을 때도 외부 FA에 대해 상당히 열린 입장이었던 KB입니다. 게다가 이번 시즌 통합 우승에 실패한만큼 더 적극적으로 시장에 나설 명분도 있습니다. KB는 최대어급은 물론 가성비를 따지는 선수까지 다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몇몇 선수에 대해서는 링크되어있다는 소문부터 영입에 가장 가깝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셀캡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도 있지만, 대어를 영입하게 된다면 셀캡 배분과 정리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많습니다. 특히 KB는 WKBL FA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는 쪽이었습니다. 목표로 했던 선수를 놓쳤던 적이 별로 없습니다. 지난 2020년 KB의 도전으로부터 박혜진을 지켜냈던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단한 팀이다. 박혜진을 이 정도로 흔들 수 있다는 건, 이 리그의 모든 선수를 데려갈 수 있다는 거다"라고 높은 평가를 하기도 했습니다.

 

협상 능력과 구단 노하우가 있고, 현역 선수들에게 존재하는 외부적인 좋은 이미지, '여자농구 특별시'라고 불리는 청주 홈팬들의 지지, 그리고 리그 최고 선수인 박지수와 함께 뛴다는 점 등은 분명 KB의 강력한 메리트입니다. 비슷한 조건에서 고민하고 있을 때, 박지수의 "내 동료가 돼라"라는 한 마디는 상당한 효과를 주는 게 사실입니다. 

 


1-6. 우리은행 (셀캡 100% 14억원)

우리은행은 FA 시장에서 숨은 강자입니다. 선수들의 자율권이 강화된 후, FA 시장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우리은행이 FA 시장에서 실패한 예는 없습니다. 김정은, 김단비같은 외부 FA를 잡았고, 박혜진, 최이샘 등 내부 FA의 유출도 막았습니다. 지난 해 김정은을 하나원큐로 떠나보냈지만, 치열한 시장 싸움에서 패했다기보다 아름다운 이별에 가까웠던만큼, 우리은행의 FA 성적은 완벽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은행의 외부 FA 시장은 번잡하지 않습니다. 사실 거의 없습니다. 늘 내부 FA 단속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외부 영입에 나설 때는 확실한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시즌은 우리은행이 외부 영입에 뛰어든다는 말이 많았습니다. 좋은 전력을 갖추고 있지만 핵심 전력의 연령대가 높은만큼, 세대교체에 더 힘을 실을 수 있는 젊은 핵심 자원 영입이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시즌 중에도 우리은행이 특정 선수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매우 설득력 있게 돌았습니다. 거의 근접했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내부 FA가 우선이라는 입장입니다. 만약 우리은행이 대어급 선수를 영입하게 된다면 박혜진, 최이샘 중 한 명을 내줘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게다가 우리은행은 셀러리캡 조정이 상당히 힘든 입장입니다. 정규리그 준우승, 챔프전 우승으로 4억 5천만원의 여유가 더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이 금액이 오롯이 미래 전력에게 할당될 수는 없고, 또 내부적으로도 연봉 상승 요소의 선수들이 많습니다. 저연봉 선수들을 상대로 짜낼 수 있는 금액도 많지 않습니다. 또한 내부 FA 선수들을 잡으려면 당연히 금액의 부담은 발생합니다. 게다가 우리은행 FA 선수들에 대해 이적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는 만큼, 상당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우리은행이 외부 FA 영입에서 완전히 발을 뺄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내부 FA를 우선으로 진행하다가 혹시 변수가 발생한다면, 목표로 했던 외부 FA쪽으로 빠른 전환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 전체적인 변수

 

일단 KB, 우리은행과 같은 팀들은 셀캡의 여유가 없는 입장이라 금액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주축 선수들의 연봉 조절이 쉽지 않고, 대어급 선수들의 규모는 수당 포함해서 4억원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에 금액 경쟁에서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옵니다. 하지만 셀캡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팀들은 ‘금액이 전부가 아니’라고 합니다. 선수들이 조건만 보고 옮기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금액 외의 다른 이유로 강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 팀이 선수들에게 인기가 없어서, 그런 부분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도 하고, 실제로 몇몇 구단은 최근 몇 년간 FA 영입 수확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러한 이미지 쇄신 면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선수 간의 친분, 그리고 핵심 선수의 존재 여부도 영향을 미칩니다.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가 함께 뛰자는 제안을 던지면 마음이 흔들리는 건 당연하니까요.


조건 외에 또 하나의 변수는 감독 거취입니다. 6개 구단 중 2개 구단은 감독의 계약이 만료됩니다. 아직 재계약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FA는 감독과 프런트가 함께 움직이는 게임입니다. 감독이 확정되지 않으면 FA 영입에서는 당연히 행보가 더디거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3. 최대어

 

1차 FA 자격인 선수들은 원소속 구단 우선협상 기간이라 템퍼링이 될 수 있어 제외하겠습니다. 사실 1차 선수들을 포함한다 해도 이번 시즌 최대어는 진안(BNK)입니다. 적극성 여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원소속팀인 BNK를 포함해 5팀 정도가 진안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BNK는 당연히 진안 수성을 강조하고 있고, 몇몇 팀들은 공식적으로 진안이 1순위라고 합니다.

 

'특정팀과 이미 합의가 됐을 것이다', '어떤 팀은 절대 가지 않겠다는 게 진안의 입장이다' 등 소문도 상당합니다. 일단 진안은 대만에서 입국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FA 기간에 빨리 입국해서 많은 팀들과 만나야 하는 상황인데, 오히려 대만에 머물고 있어 속이 타는 구단들도 있습니다. 원소속 구단인 BNK도 진안과의 협상 테이블을 강조하고 있고, 다른 구단 중에서는 'BNK가 미리 협상을 마쳐놓고, 진안을 대만에 머물게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번 FA는 결과적으로 진안 FA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진안과 더불어 김소니아(신한은행)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진안 쟁탈전, 혹은 진안과 김소니아의 투톱으로 정리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김소니아도 3-4개 구단 정도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이샘(우리은행)도 거취 여부가 관심인 가운데, 박혜진(우리은행) 역시 보호선수가 4명이 아닌 5명인 상황이라 상당한 변수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호선수가 많은 선수들 중에서도 팀에 따라 관심을 갖는 선수들이 있어, 뜻밖의 이동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4. 정리

 

이제 FA 첫날인만큼 아직은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변수가 많은 FA가 될 것 같습니다. 다만 WKBL 선수들은 FA 선택과 관련해서 묘한 조건을 항상 말합니다. 바로 ‘명분’입니다.

 

그런데, FA 선수가 팀을 결정하는데 명분이 필요할까요? FA는 정치가 아닙니다. FA 자격을 획득한 선수는 철저히 자신의 상황에 맞춰 결정하고 계약하면 됩니다. '내 마음은 그게 아닌데, 이적 혹은 잔류에 대한 명분이 없어서 다른 결정을 내린다'면 어리석은 선택입니다. 또한 결정 사유를 공식적으로 명분이라고 말한다면, 이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FA의 가장 큰 조건에 명분이라는 굴레를 씌우게 됩니다. FA 계약에서 가장 큰 명분은 본인의 마음과 의지입니다. 부질없는 명분에 대한 고민은 떼어놓고, 지극히 주관적으로 판단해야 후회가 없을 것입니다.

많은 변화가 있지만 WKBL FA는 여전히 보수적인 경향이 많습니다. 선수들의 이적이 많지 않다는 점을 항상 아쉬움으로 제시하는데, 많지 않은 팀과 적은 선수층에서는 당연히 이동이 쉽지 않습니다. 유명무실했던 FA 제도가 이 정도까지 오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각 구단이 출혈이 크다고 느끼지 않을 수 있는 부분에서 선수 이동의 폭을 더 넓혀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KBL처럼 35세 이상인 FA 선수들은 보상 선수 없이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봅니다. 또한 2년 연속 공헌도 40위 밖의 선수도 보상 선수 없이 이동할 수 있게 하면, 각 팀의 출혈을 최소화하면서 선수들의 이동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