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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중심의 차별화 된 전문화, 국제화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대학 페러다임을 제시 - 극동大 류기일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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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가장 힘든 직업은 고등학생이라는 말이 있다. 자식에 대한 교육열이라면 세상 그 어느 민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대학은 모든 학생들의 1차적인 목표이며 장차 나아갈 사회생활의 필수적인 디딤돌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 한때는 고졸과 대졸로 나뉜 학력차별의 벽이 우리 사회의 큰 문제 중의 하나로 부각되기도 했다.

대학이라는 명함이 그토록 강조된 이유에서일까? 언제부터 하나 둘 그 숫자가 늘어난 대학들이 우후죽순처럼 퍼져나갔고,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학생들의 경쟁만큼이나 학생들을 모시기 위한 대학들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그리고 재정 악화, 부실 경영등의 문제로 대학의 참 의미에서 벗어난 문제의 학원들이 사회 이슈가 되기도 했다. 획일화되고 특별할 것 없이 책상과 의자수만 늘어난 대한민국의 대학교는 어쩌면 이력서에 한 줄을 더 채워줄 수 있는 명함밖에 되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충북 음성에 위치하고 있는 극동대학교는 다른 대학들과 차별화되는 자신들의 특징으로 ‘재교육 없이 현장에 바로 투입되어 제 역할을 해 낼 수 있는 인재양성’을 모토로 내걸고 있다. 많은 대학의 교육이 취업 현장과 괴리가 심하고, 학사 이상의 자격을 취득한 인재들이 대학문만 나서면 무기력한 취업준비생이 되는 2012년의 불행한 자화상에 대한 대응이자, 대학이 지향해야 할 가장 현실적인 목표다. 그래서 극동대학교는 스스로를 국제화에 발맞춘 취업 명문대학이라고 표방한다.

과연 어떠한 것들이 극동대학교를 취업명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끌고 있는 것일까? 대학 스스로가 경쟁에 내몰린 이 시대에 새로운 대학 페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극동대학교의 젊은 총장, 류기일 총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획일화를 거부하고 특성화로 가치를 높이다.
“극동대학교는 개교 14년이 된 젊은 대학입니다. 역사와 전통을 갖췄다고 할 순 없지만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유수의 좋은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특성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비록 그 역사는 깊지 않지만 자신들의 특성화 방향을 설명하는 류기일 총장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극동대학교의 만화 에니메이션학과는 국내 처음으로 공영 방송사인 한국방송(KBS)과 MOU를 맺고 사극의 특수영상을 담당해왔다. 대왕세종, 바람의 나라, 천추태후를 비롯하여 광개토태왕에 이르기까지 이 전공의 학생들은 KBS 특수영상 팀원들과 공동으로 방송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최근에는 SBS 뿌리 깊은 나무의 특수 영상도 맡아 작업을 진행했다. 이러한 실적을 인정받아 일본에서 에니메이션학과로 가장 유명한 세이카대학과도 매년 작품교류전을 열고 있다.

“학교를 다니면서 현장의 기술을 습득하고, 국제적 작품교류를 꾸준히 진행하는 것은 학생들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현장중심 교육프로그램이 국제화를 통해 그 수준을 더욱 높이고 있는것이죠. 올해에는 스타워즈의 특수영상을 담당했던 세계적인 에니메이션 감독인 넬슨 신 감독이 우리 대학에 부임하시게 됨에 따라 국제적 수준의 많은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현장과 하나가 되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취업에서도 별도의 교육(OJT)없이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됩니다.”

극동대학교는 비행기 조종사를 육성하는 항공운항과도 자매대학인 미국의 유타주립대학에 학생들을 올 여름부터 파견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비행기 면장과 계기비행기 면장을 취득할 수 있으며 미국 대학생들과 같이 공부 하며 현장에서 사용하는 전문적인 영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류기일 총장은 기대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학생들은 미국 연방 항공국(FAA,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자격이 인정이 되고 성적에 따라 미국 항공기업에 인턴과정도 할 수 있게 된다. 류기일 총장은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감과 차별화, 그리고 최고의 실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류기일 총장은 후발대학이 기존에 존재하는 큰 대학들과 경쟁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나라가 디지털 분야를 선점해서 아날로그 시장의 강자였던 일본을 추월한 것처럼, 급변하는 시장 변화를 꿰뚫어보고 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지원 및 투자만 있다면 짧은 시간에도 훌륭히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자상거래학과를 최초로 개설했던 극동대학교가 태양광공학과·항공운항학과·중국통상법학과·특수영상전공 등 특화된 전공과목을 많이 특화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런 까닭에서다.

“항공운항서비스과는 작년에 처음으로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거의 모든 학생들이 대한항공, 아시아나, 에어아시아, 케세이 퍼시픽, 동방항공, 카타르 항공 등으로 취업을 하게 되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덩치가 크면서 학생 교육이 방만해진 학부를 과감하게 20-30명 규모의 소수 정예 학과제도로 재편하고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경험이 풍부한 분들을 모셔서 실습위주로 프로그램을 바꾸어 나가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올해에도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미국 AXA, 아산병원, MBC, SBS 등, 현장에서 20년 이상 근무해 오신 분들께서 교수로 새로 부임하셨기 때문에 학과 특성화를 해 나가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교문을 나서는 순간, 이미 현장의 전문가로...
류기일 총장은 극동대학교의 설립자인 류택희 이사장의 장남이다. 대를 이어 교육계에 투신하고 있는 류기일 총장은 아버지인 류택희 이사장에 대해 ‘열정적인 교육자’라고 묘사했다. 고향에 대학을 설립하는 것이 평생 소원이었던 류택희 이사장은 결국 자신의 고향인 음성에 두 개의 대학 (극동대학교, 강동대학교)을 세웠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자란 류기일 총장에게는 교육자로서의 길이 처음부터 숙명이었는지도 모른다.

“설립자인 아버지께서는 추진력이 대단하신 분입니다. 목표를 정하고 반드시 이루시겠다고 하시면 꼭 이루어 내시죠. 그러면서도 가슴은 정이 많고 따뜻하십니다. 교육은 사랑이 많이 있어야 할 분야인 것 같아요. 가르치기보다는 안아줄 수 있는 마음이 사람을 변화시키거든요. 사랑 없이 기술만 가지고는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어요. 그런 점에서 아버지는 큰 장점을 가지고 계시죠. 아버지는 제게 한 번도 어떤 일을 강요하신 적이 없으셨습니다. 제가 현실을 부딪치면서 직접 배우길 바라신거죠. 발로 뛰어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이런 경험이 짧은 시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설립 이래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온 극동대학교는 2006년 류기일 총장의 부임이후 학생 및 교원의 수가 두배로 늘었고, 학교재정은 세배로 증가했다. 경쟁률도 매년 높아져서 2006년 평균적으로 2대1이 채 안되던 수시경쟁률이 현재는 14대1이 넘고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진행하는 아시아 학생 컨퍼런스 중 가장 큰 HPAIR((Harvard Project for Asian and International Relations)의 7번째 공식 파트너 대학이며, 작년부터는 스탠포드 대학의 ALC (American Language and Culture)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국내에서 스탠포드 대학의 ALC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은 서울대학교와 극동대학교 뿐이다.

또한 학교 내의 거의 모든 학과들이 학술제와 작품전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고, 2012년에는 중국의 4대 사범대학 가운데 하나인 천진사대에 극동대학교 교육문화원을 설치하여 학생들의 언어 학습과 현지 적응을 도울 예정이다. 발전의 속도가 가히 비약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학생들이기에 재교육 없이 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인재양성의 모토가 실현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취업에 중점을 두는 만큼 극동대학교는 지역 내 기업들과의 관계도 공고히 하고 있다. 대학 인근의 많은 기업들은 극동대학교의 실습과 현장수업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결국 이 기업들은 후에 학생들의 진출 무대가 된다. 극동대학교의 학생들은 현재 지역 내 기업에서도 인기가 많고, 기업들 역시 극동대학교에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물론 처음부터 기업들이 먼저 손을 내밀지는 않았습니다. 신설학과의 경우는 시장에 맞게 새로 만들면 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월했지만 기존의 경쟁력이 약한 학과를 강력하게 재탄생시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요즘은 대부분이 대학을 다니는 시대이기 때문에 전문대학의 경우는 테크니션으로 특화하면 되고, 좋은 대학은 기업 부설 연구원으로 특화하면 되지요. 저희 같은 경우가 애매한데 저희는 테크니션을 관리하는 매니저를 목표로 하기로 했고 경제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장비 분야를 특화하면 시장수요도 커지고 있을뿐더러 하이닉스에서 130억원에 달하는 주문형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전(全)공정 장비를 기부 받아 충분한 능력있는 학생들을 배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업들이 가장 꺼리는 것은 유효 인력의 유출이다. 직원들을 교육하여 현장에 적응을 시키면 이직을 하는 현상은 기업들에게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극동대학교의 안정화된 프로그램과 시스템은 기업들이 장학금을 제공하여 인재를 선점하고자 하는 원인이 되었고 경쟁적으로 관계를 맺기에 이르렀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태양광시장이 구조조정 중에 있으나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업과 대학, 그리고 학생에게 서로 윈-윈하는 상생관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내년에는 이런 강점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태양광공학과 외에도 반도체장비학과도 신설하기로 하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
현장위주의 교육을 강조하는 류기일 총장은 교과서 안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너무 교과서 안에만 머물러 있어서 사람으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발생하는 사회문제, 이혼문제, 경제문제, 취업문제 등 사회의 많은 부분을 살펴보면 사람을 중심에 두고 꼭 필요한 교육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류기일 총장은 대표적인 대안으로 미국 최우수 학부교육과정에 있는 시티즌십교육을 제안했다.

“인간의 모든 문제는 역사를 통해 반복되고 있습니다. 사람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아울러 나보다 사람, 사회, 공동체 의식의 기회가 더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대학에서는 봉사활동은 물론이고 응급처치나 인간관계에 초점을 둔 역할극 등 다양한 교과가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대학은 작년에 리더십 교과를 만들어 교과과정을 대폭 뜯어 고쳐 취업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보람 있게 살 수 있도록 기본 프로그램에 더 충실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반도 최초의 국가였던 고조선의 건국이념이며 교육이념인 ‘홍익인간’이 극동대학교의 설립정신이다. 극동대학교는 홍익인간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실천과제로 외국어, 인턴십, 봉사를 통한 리더십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류기일 총장은 극동대학교의 중심에는 늘 학생이 있다고 말했다. 너무나 당연하고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현실적으로 이 땅의 대학들이 얼마나 그 부분을 지키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학생이 중심이 되고 서로간의 소통이 원활이 이루어지는 사람 중심의 교육이 자리를 잡는다면 사회적으로 많은 병리현상이 발생하는 현대 사회의 문제도 나아가 더불어 치유될 수 있지 않을까?

류기일 총장은 인터뷰의 말미에 2012년 새롭게 극동대학교에 입학할 새내기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류기일 총장의 이 메시지는 한 대학의 총장이 학생들에게 남기는 조언을 넘어,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대학을 준비하는 모든 수험생들이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담아두어야 할 사항일지도 모른다.

“저는 총장으로 있으면서 봉사의 교육적 성과를 직접 확인함에 따라 신입생 전원을 해외봉사활동에 파견할 것입니다. 모든 학생들이 초중고에서 입시와 비교에 찌들어 살아오면서 느꼈던 작아진 자신을 툴툴 털어버리고 사람답게 사는 법,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을 나누는 법을 이해하여 자신의 부족한 부분과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정리해 볼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교육을 받는 이유는 먹고 살기 위함이 아니라 인간답게 모든 이들과 더불어 소통하며 살아가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따뜻한 마음을 통해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얼마나 많은 분들이 노력해 왔는지, 그리고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이 나라의 어려움이 우리에게 있다면 무엇을 해야할 지 등을 고민해 보면서 대학이라는 무대에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학생 여러분이 세상의 편견을 깨고 당당하게 인생을 즐기며 더 커진 나를 만들어가는 길에 몰입하는 즐거움을 공유하기를 바랍니다.”

 

 

문화저널21 / 2012.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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