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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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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층의 도덕불감증과 타락, 그리고 불신의 사회장벽. 부끄럽기 그지없는 이 수치스러운 단어들이 언제쯤이면 대한민국에서 사라질 수 있을까?

대한민국 공무원의 부패도가 세계 4위라는 결과가 나왔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선진 21개국과 우리나라 공무원의 반부패지수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보다 부패도가 심한 나라는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뿐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유럽에서도 공무원 부정부패로 바람 잘 날 없는 대표적인 국가들이다.

지난해 국제 투명성기구가 발표한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고작 56점을 얻는 데 그쳤다. 비리의 온상이라 지탄하는 남미나 아프리카보다도 못한 수치다.

한편, 지난 9일에는 정부 고위공무원 등 공직자 15명의 아들 16명이 국적을 포기하는 형태로 병역 의무를 면제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아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교육을 위해 우리나라 국적을 포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직자의 아들이 병역을 회피했으며, 국적까지 포기한 사실을 ‘학업을 위한 특단의 선택’이라고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미국인, 혹은 캐나다인의 아버지가 대한민국의 청와대에서 국정기획을 논하고, 국무총리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는 현실을 정상적으로 바라보기는 쉽지 않다.

최근 우리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은 동양그룹 사태도 마찬가지다. 현재현 회장은 경영권 유지에는 미련이 없으며 투자자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데에만 주력하고 있다며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당부했다.

그러나 회사가 위기에 빠져있던 당시에도 동양그룹은 동양증권을 통해 부실한 회사채와 기업어음의 판매를 독려했다. 불과 한 달 만에 투자자와 직원들을 모두 피해자로 만든 회장이 “피해 최소화”를 입에 담는 현실에 소중한 자산을 맡겼던 이들은 피눈물을 쏟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사태가 벌어지기 전 미리 자기 자산을 챙기기 위한 손을 썼다는 의혹부터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량 기업에 대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등장하며, 인간 ‘현재현’에 대한 최소한의 도덕성조차도 의심의 심판대에 올라가게 됐다.

이른 바 ‘포스코 에너지 라면 상무 사건’을 비롯해 ‘프라임 베이커리 강수태 회장 사건’, ‘블랙야크 강태선 대표 사건’ 등 재계의 ‘높으신 어른들’의 ‘도덕적 해이’가 국민을 분노케 한 사건은 올해에만도 수차례였다.

지난 이명박 정권 시절에는 전국 대학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민귀군경(民貴君輕)’이 선택되기도 했다. ‘백성이 존귀하고 사직은 그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는 <맹자>의 ‘진심’편에 나오는 구절에서 인용된 이 구절은 ‘시대의 지성’으로 불리는 대학 교수들이 바라 본 대한민국의 현실이 어떠한 지경이었는지를 대변한다.

국가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의 신뢰를 등지는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으며, 민의를 배반한 위정자는 역사의 가혹한 심판을 피할 수 없다. 재계의 기업인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의 화려하고 값진 성공의 역사에는 수많은 노력의 발자취를 함께한 위대한 국민이 함께 있었다.

특권의식과 사리사욕에 취해 대의를 망각하는 일부 추악한 지도층에게 이제라도 그릇된 길을 접고 주어진 권한만큼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수신(修身)의 길로 돌아올 것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엄중하게 경고한다.

 

 

문화저널21 / 2013년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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