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Antasize/gIbberish

골 때리는 그녀들

728x90
반응형

파일럿으로 처음 방송될 때는 별 감흥 없이 웃으면서 시간 때우기로 봤는데, 시즌 1부터는 정말 집중하면서 보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나이를 먹었는지, 팀들이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면 보다가 따라 울기도 한다. 여자 연예인들이 중심이 되는 스포츠 예능 중에서는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한다.

 

한때 조작 방송이라는 논란이 있었다. 결과를 바꾼 건 아니고, 편집 과정에서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득점 순서를 바꿨다는 게 밝혀지며 논란이 일었다.

 

처음에는 의아했다. 그게 왜 그렇게 큰 문제가 되는 걸까 싶었다.

 

궁극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예능이고, ‘리얼 버라이어티라고 하는 프로그램들도 최소한의 대본과 스토리 라인은 잡혀 있다. 편집 과정에서 더 큰 재미를 위해 순서를 바꾸는 것은 당연하다. 아마 제작진도 이런 생각이었을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예능이니까!

 

하지만, 문제가 된 것은, 이 프로그램이 예능이지만, 열광하는 시청자들은 스포츠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그러한 편집에 대해 진정성과 배신감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확실히 골 때리는 그녀들은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골때녀 유니버스가 존재한다. 유튜브를 보면 방송 하이라이트는 물론, 출연진들의 실력에 대한 분석, 경기력이나 감독 전술에 관한 평가, 새로 영입될 것 같은 연예인의 정보까지 뜬다. 하나의 종목이 되어버린 것 같다. 이제는 홈페이지에 경기 기록지도 올라온다...

 

출연진들의 순수함과 열정이 이런 효과를 더 극대화한 것 같다.

 

 

밤늦게 모니터 앞에 앉아 윤태진 아나운서가 우는 걸 보며 주책 맞게 따라 울었던 건, 무섭도록 성장한 그들의 실력과 잘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이 마음에 와 닿았서 였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날이 갈수록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입장이다보니, 더욱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젠장)

 

1.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예능이 아니라 그냥 골때녀 리그를 만들어서 대회를 중계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시쳥률이 어떨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나는 스포츠TV에서 이 리그를 중계하면 볼 것 같다. 관중 입장이 허용되면 가서 볼 지도 모른다. -_-;;;

 

물론, 제작진이 워낙 편집을 잘해서 그렇게 인기가 있는 것이지, 막상 전후반 20분의 풀타임을 쭈욱 지켜보면 루즈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경기를 쭉 관람할 사람들... 꽤 있지 않을까?

 

 

 

2. 시즌 1때는 정대세의 아내인 명서현 님을 응원했다. 뭔가 스포트라이트 안에 존재하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골문 앞에서의 슈팅 센스가 매력적이었다. 발이나 몸을 갖다 대서 득점을 올리는 장면들이 결코 쉬운 피니시는 아니었다. ‘골때녀 유니버스=실축 동급한정으로 본다면, 문전 센스만은 남편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이번 시즌 2에서는 모델 김진경 님을 응원했다. 솔직히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시선이 갔다. 이현이 님, 아이린 님, 차수민 님한테 포커스가 더 맞춰진 느낌이었는데, 화려하지는 않지만 뭔가 듬직하고 안정감이 있어 보였다.

 

3. 개인적으로는 경기장이 좀 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사오리 님, 송소희 님, 정혜인 님, 오나미 님 같은 분들의 치달을 좀 더 보고 싶은데, 사실 이 부분이 풋살의 매력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언젠가 이분들이 풋살이 아닌 축구를 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

 

4, 경기력 자체가 일반의 수준에 미치지 못할 때, 이런 것들을 커버해야 하는 드립과 진행자의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골때녀는 이제 그런 게 필요 없을 것 같다. 그냥 축구 해설진이 앉아서 진지하게 해설해도 더 몰입이 잘 될 것 같다. 처음에는 중계의 드립이 재밌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집중에 방해된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 박정은 BNK 감독도 이 프로그램의 섭외를 받았었다고 한다. 만약 WKBL 본부장 신분이었다면 출연했겠지만, 팀을 맡은 직후라서 정중히 고사했다고 한다. 박정은 감독의 남편인 배우 한상진 님은 골때녀의 인기를 보며 출연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그런데 박정은 감독이 농구만큼 축구도 잘할까? 한상진 님은 이렇게 말했다.

 

박정은... 개발입니다.”

 

2. 마녀체력 농구부도 골때리는 그녀들만큼 인기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사진 : SBS 공홈

반응형

'fAntasize > gIbberish'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래.. 나의 베스트 라인업은 이거다!  (15) 2022.05.06
설마.. 이게 끝은 아니지?  (1) 2022.04.14
싸이월드라는 헬게이트  (0) 2022.04.05
불안한 지표  (4) 2022.03.31
이상한 시절의 시상식과 미디어데이  (1) 2022.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