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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ize | 글/iNside sports

선수협의 '타당한' 요구, KBO 이사회는 여전히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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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개최되는 KBO 임시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며, 10구단 창단에 대한 이사회의 전향적 결정을 촉구했다.

이미 올스타전 보이콧을 선언하며, 10구단 창단에 대한 적극적인 필요성을 강조한 선수협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며 10구단 창단에 회의적인 입장과 결정을 보인 KBO 이사회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구단들은 여전히 별다른 입장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선수협의 단체행동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판단한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일부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선수협의 이번 단체 행동 결정이 10구단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노조 구성을 위한 행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는 구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선수협의 노조결성은 이미 KBO와 구단들이 협의하고 인정한 사항이다. 선수노조 구성에 나섰던 선수협에게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시기상조'라는 부분을 강조했던 각 구단들은 500만 관중이 넘어서면 선수 노조를 승인하겠다고, 그 이후에 이 사항을 논의하자며 당시의 급한불을 껐다.

이미 대한민국 프로야구는 정규리그 600만 관중을 너머 올 시즌에는 800만을 넘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구단들은 선수 노조라는 자체를 위험한 화두로 규정하고 이를 언급하는 것을 불순한 행위라고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여측이심도 이만하면 선거 전과 후가 다른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들 못지 않다.

게다가 선수협이 단체행동을 진행하지 못하고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끝내 분열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구단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한민국 최고 인기스포츠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들을 비하하는 부분이고, 이사회에서 한국 야구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고민해야 하는 중추적인 인사들이 선수들에 대해 기본적으로 어떤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비참한 증거라 할 수 있다.

이미 10구단 창단과 관련하여 선수협과 선수들이 단체행동을 결의했을 때, 10구단 창단이 현재 선수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일이 아닌데 선수들이 지나친 결정을 내렸다고 성토한 인사도 있었다. 10구단과 대한민국 야구 발전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이 얼마나 협소하고, 근시안 적인지를 보여주는 모습이다.

선수들은 구단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현역은 물론 미래의 꿈나무들에게도 커다란 동기부여가 된다는 부분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올스타전 불참으로 인한 징계도 불가피하다면 감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런 희생을 통해서라도 10구단 창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감한 것이다.

선수들 뿐 아니라 팬들은 물론, 일구회를 비롯한 야구인들과 각종 단체들도 이번에는 강력하게 선수협의 우군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심지어 동군 전원을 자신의 팀으로 배출해 낸 롯데 팬들은 현재 올스타전 보이콧으로 롯데 주전 전원이 10경기 출장을 못한다 하더라도 선수들을 이해하고 백업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겠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임에도 KBO 이사회에 참석하는 소위 '높으신 분'들은 징계와 파국은 결국 선수들의 손해라며 선수들이 양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어이없는 여유를 부리고 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진행됐던 선수협 사태와 초상권 논란, 그리고 경기조작 사건 등으로 2012년 프로야구는 흥행몰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현장의 노력과 끊임없는 팬 사랑 덕분에, 관중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야구장으로 이어지고 있고, 800만 관중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러다보니 오히려 배가 부른 구단 입장에서는 현장의 소리와 팬들의 바람, 그리고 위기에 대한 인식이 수준 이하로 떨어진 느낌이다. 어떻게 운영을 하던 경기장을 찾는 이들은 결국 찾는다는 안일한 인식에 사로잡힌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것이다.

이미 홀수 구단 체제 시절에 구단을 이끌었던 많은 지도자들이 9구단 체제의 불가함을 거듭강조하고 있다. 90년대 중후반 500만 관중을 넘어섰던 프로야구의 인기가 단 3년만에 관중수 반토막이 나던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은 지금이 구단 창단과 야구 인기를 더욱 끌고 가는 데에 적기임을 주장한다.

대승적인 판단으로 파이를 키우겠다는 노력보다는 기존의 기득권 지키기와 야구 시장 자체를 제로섬게임의 한계점으로만 파악하고 있는 구단들의 행태는 결과적으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사익을 위해 공익과 팬들, 그리고 전 야구인을 능멸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오랫동안 끊임없는 투자와 희생을 거듭하며 프로야구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구단의 모기업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준다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10구단 수원유치를 위한 시민연대는 이미 10구단 창단에 적극적인 반대를 펼쳤던 롯데에 대한 불매 운동을 선언한 바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프로야구 팬들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번진다면 그때도 구단들은 '피해는 결국 선수들의 몫'이라며 수수방관 할 수 있을지 묻고 싶다.

경기장을 찾는 수백만의 야구팬들은 팀 이름을 연호하며 응원하는 팀의 모기업 이름을 하루에도 수십, 수백번씩 외치지만, 결국 그 함성을 있게 만드는 것은 경기장을 누비는 선수들의 땀과 눈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문화저널21 / 2012년 7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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